지구본 연구소 - 8 불과 물의 나라 '니카라과'

갑과을 작성일 20.08.30 21:37:30
댓글 13조회 4,665추천 24

다소 뻔뻔한 복귀였지만

뜻밖에도 따뜻한 댓글이 돌아와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댓글중에는 “너무 기니까 분량좀 어떻게....”라는 것도 있더라구요.

 

정말 제 글이 길긴 길죠. ㅠㅠ 피드백 대로, 글을 커트하는 한이 있더라도 글의 내용을 줄여야 여러분들이 접근하기 쉽지 싶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접근하기 쉬운 글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삼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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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난 돌은 총을 맞는 나라 니카라과를 들어보셨나요?

 

저는 니카라과라는 나라 이름을 “키드갱”이라는 만화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키드갱이 만들어낸 수많은 주옥같은 명대사들 중에서 니카라과와 관련된 명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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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갱 희대의 드립 신당동 떡볶이와 니카라과의 혁명

 

바로 이것이 있었지요.

이거 찾으려고 현질까지 했습니다 ㅠㅠ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니카라과는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비해 살인율이 눈에 띄게 낮은 나라입니다.

 

사법체계가 잘 작동을 하지 않으니

살인을 해도 즉결처형

강간을 해도 즉결처형

사기를 쳐도 즉결처형

사람을 쳐도 즉결처형

물건 훔쳐도 즉결처형

말다툼 해도 즉결처형

이렇게 사회의 모난 돌들이 죄다 총 맞아 죽다보니

얌전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설’을 패러디하면

‘사회선택설’로 이 나라의 국민성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드갱에서는 장난스럽게 표현한 내전이지만

그 나라 내부에선 국민성을 바꿔놓을 정도로 큰 사건인 셈이었던 거지요.

 

최준영 박사도 니카라과를 방문했을 때, “여기도 중남미인데 치안이 위험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대사님이 “ㄴㄴ 여긴 괜찮아요. 밤에도 아주 으슥한 곳만 안 가면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는군요.

대사님 피셜로 안전한 곳인 것으로.

 

 

 

2) 물과 불의 나라

 

니카라과라는 이름에는 무슨 뜻이 있느냐.....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는 여러 설이 있지만,

이 지역을 지배하던 부족장의 이름이 “니카라과”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군주의 이름을 따서 지명을 삼았다는 점에서요.

휴전선 너머 북쪽에는 유사한 사례가 더 많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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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의 김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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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강도의 김형직, 김정숙, 김형권군

 

함경북도에는 김책이란 사람의 이름을 딴 “김책시”

량강도에는 “김형직 군” / “김정숙 군” / “김형권 군” 등이 있다고 해요.

 

여담으로 따로 알아보니, 김형직, 김정숙 김형권은 김일성 - 김정일의 친인척들인데,

김책의 경우는 김일성의 친인척이 아닌 빨치산 동지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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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의 최측근이던 김책

우리나라에 충의 상징으로 이순신이 있다면 북한에는 그 포지션을 김책이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종 북한 뉴스에서 “김책 공업대학에서....”뭐 이런 말이 들리곤 하는데, 그런 식으로 김책의 이름을 딴 것이 꽤 많다고 합니다.

통일이 되면 저 이름을 어떻게 할지가 또 다른 문제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이 나라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물과 불의 나라”라고 합니다.

왜 그런지 하면, 이 나라의 지도가 필요한데요.....

제시된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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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의 두 호수 '니카라과 호'와 '마나과 호'

 

이 나라의 서쪽, 태평양 인근에 커다란 호수 두개가 떡 버티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상대적으로 큰 호수가 “니카라과 호수”, 상대적으로 작은 호수는 “마나가”호수에요.

 

니카라과 호수야 나라이름을 딴 거 같고,

마나가 호수는 뭐임? 하실 텐데요.

이 호수 옆에 “마나가”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이 마나가라는 도시가 니카라과의 수도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우리나라에 큰 호수가 두개 있고,

큰 호수는 “대한민국 호”, 작은 호수는 “서울 호”라는 이름이 명명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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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호수의 화산섬

 

이 니카라과 호수를 자세히 보시면 섬이 하나 있는데요,

이 섬의 이름은 ‘콘셉시온 산’, Volcan Concepcion이라는 말을 보시면 알겠지만

화산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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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시온 화산의 모습

 

나라에 화산섬을 품고 있는 큰 호수라니..... 대체 얼마나 크길래 호수가 화산을 품고 있을 정도냐....

우리나라의 “충청도”정도 사이즈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바다급이라고 해야 할 지경입니다.

이러니 물과 불의 나라라고 할 만 하겠죠?

 

 

 

3) 이면이 바다인 나라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된 반도 국가인 반면,

이 나라는 동쪽에는 태평양,

서쪽에는 카리브해-대서양으로 이면이 바다로 된 나라에요.

 

어떻게 보면 해군의 입장에선 골치가 제법 아플 거에요.

우리나라야, 서해안-남해안-동해안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동해안에 뭔 일이 났을 때, 서해안-남해안이 주둔하는 해군들이 “야 뭔 일이냐?”하고 빠르게 다가갈 수 있지만

 

니카라과의 경우엔..... 

“님님 카리브해쪽에 우리 함선이 공격당했음! 빨리 오세요!”

“아 그래요? 한 삼 개월만 기다리세요”

“?!?!”

“남미 쪽이든 든 북미 쪽이든 일단 한 바퀴 돌아야 갈 거 아뇨!”

“하.......”

 

이런 고민은 비단 니카라과만의 것이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라의 지형적 환경 상, 태평양 함대와 대서양 함대를 따로 둘 수 밖에 없는데.....

만약 외국의 함대와 한판 떠야 할 경우, 양쪽 함대가 힘을 집중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야 이 양키새기들아 더는 못 참겠다 한 판 뜨자!”해도

미국 입장에선 “한쪽 팔을 묶고 싸워야 하는”그런 상황인 거지요.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어요. 미국이 쿠바를 둘러싸고 스페인과 전쟁을 벌일때,

 

“스페인과 한판 떠야 하니, 해군 전 함선들은 플로리다로 총원 집합 하쇼.”

“대서양 함대 곧 갑니다.”

“태평양 함대..... 어 음.....”

“태평양 함대 무슨 일인가?”

“어떻게 빨리 가죠?”

 

태평양 함대입장으로선 진짜 갑갑했던 게,

당시엔 파나마 운하라는게 없어서 샌프란시스코에 주둔하던 태평양 함대가 플로리다로 가려면

북극이든 남극이든 어디든 거쳐서 미 대륙을 돌아서 가야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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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선택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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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선택지 2

문제는..... 북극해, 남극해 모두 험난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빡센 바다였습니다.

(특히 남극해에는 악명 높은 드레이크 해협이 떡 버티고 있습니다.)

어쨋든 까라면 까는게 군대니..... “빠르게 그러나 안전하게”라는 운전병의 신조대로

나름 열심히 빨빨거리며 남극해를 지나 거의 10,000km를 갔지만.....

 

“태평양 함대 도착완료!”

“고생했다. 이제 원대 복귀 하도록.”

“잘 못 들었슴다?”

“전쟁 이미 끝남 ㅇㅇ”

“하 씨......”

“군대가 다 그런데 아님?”

 

이런 웃기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버리니, 미국 정가에선

“못 참겠다. 운하파자”라는 이야기가 대두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전에도 그런 논의는 있었지만, 해당 사건이 정책의 트리거(방아쇠)가 된 셈이었지요.

 

 

 

4) 미국 놈들은 생각보다 무식합니다

 

운하를 파자는 것엔 이견이 없어졌으니, 이제 미국에게 남은 문제는 “어디를 팔 것인가?”였지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글로벌 임장을 다녀 본 결과 최종적으로 3개의 후보로 좁혀졌다고 해요. 최종 후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멕시코 아래쪽 잘록한 지역

(2) 지금의 파나마 지역(당시엔 콜롬비아 땅)

(3) 니카라과 지역

 

사실 이 세 개의 후보 중에서 중간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곳은 니카라과였다고 합니다.

대체 왜 그런 것이냐.....

 

우리는 잘 모르고 있지만, 대서양과 태평양은 수위차가 있다고 해요.

저도 이에 대해서 따로 찾아보니,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표고차가 있다고 하는 쪽에서는 “대서양과 태평양의 수위차가 26m나 된다”라고 하고요,

표고차가 없다고 주장하는 쪽에선 “표고차는 무슨, 그냥 파나마 운하 최고 수위지역과 바다의 표고차가 26m인거지 대서양과 태평양은 둘 다 해발 0m거든?”이라도 한다는 군요.

지질학 관련 계통에 종사하시는 짱공인의 피드백을 받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후엔 표고차가 있다는 쪽의 주장에 맞춰서 진행하겠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표고차를 극복하려면, 땅에서 일정량의 물을 퍼 와서 수위를 맞춰줘야 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땅위의 물, 즉 호수가 있는 곳이 유리하겠지요.

 

그런 점에선, 니카라과엔 두개의 큰 호수가 있고, 그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강도 있으니, 매력적인 후보지로 보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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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후보지 니카라과와 파나마

 

거기에, 파나마 쪽은..... 이미 프랑스가 사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물론...... 프랑스가 하는 게 늘 그렇지만(수에즈 운하 때도 그러했듯이) 별다른 조사 없이 삽 들고 돌진하다보니,

시간과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파산 직전에 몰려있었습니다.

 

파나마를 주장하는 쪽에선

“바게트 놈들 거의 넉다운 직전인데, 저거 싸게 사서 우리가 남은 구간에 숟가락만 얹으면 ㅇㅋ임”이라고 주장했다고 해요.

 

 

여담으로..... “누구나 들어봤지만, 아무도 읽지 않았다”고 전해지는 세계의 명작 “달과 6펜스”라는 소설은,

파나마 운하 건설 노동 현장에서 일을 하던 예술가와, 동료 예술가의 부인이 불륜을 저지른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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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알고있지만 정작 읽은 적은 없다는 바로 그 소설

 

이때 불륜의 상대역이었던 예술가의 모티브가..... “폴 고갱”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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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형이 여긴 왜나와?

 

고갱 이 양반 일대기 중에는 “파나마에 건설 노동자로 갔다가 운하 사업이 망해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지만 이내 아이티로 떠나서 작품 활동을 했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뭐..... 그 사이의 기간 동안 “불륜을 저질렀다”라는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으니,

이건 그냥 소설적인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전 고갱이 불륜을 저질렀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판사님)

 

 

어쨋거나 3개 후보지중 1위 였던 니카라과에 운하를 파는 것으로 결정되나 했는데.....

20세기 초반에 대형 사건이 하나 터져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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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 펠레 화산의 분화

 

니카라과엔 약 50개의 화산이 있고, 이중에 7~8개는 아직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그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몽 펠레 화산(도미니카 연방에 속한 화산섬)이 1902년에 분화를 해버린 겁니다.

그게 뭐? 아무 상관 없잖아.....? 하겠지만, 미국 우체국(우정국)이 여기에 숟가락을 하나 잘못 얹어버렸습니다.

 

당시 미국 우정국에선 “세계 여러나라의 모습을 담은 우표를 만드는 사업을 할게요.”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영국은? 어 그래 이런 소식이 있으니 이걸 담고”

“호주는? 어 그래? 캥거루라는 신기한 동물이 있다지? 그래 그걸 담아보자.”

“니카라과는? 거기에 운하 팔지도 모른다며? 거기에 뭐 까리한 소식 없냐?”

“아, 니카라과로 간 내 친구가 이야기 하나 들려줬는데요.”

“ㅇㅇ 말해봐.”

“최근에 화산이 터져서 30,000명이 죽었다던데요?”

“아 그래? 그것도 담자.”

라며...... 잘못된 에피소드를 담았고.... 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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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만들어진 바로 그 우표

 

바로 이렇게, 호수와 화산이 같이 그려진 우표가 나오게 된 겁니다. 앞서 말했던 “물과 불의 나라”라는 별명은 바로 이 우표 한 장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그리고 이 우표가 만들어지자마자,

파나마파의 의원들이 득달같이 청문회장에 해당 우표를 챙겨들고 나타났습니다.

 

“님, 이 우표 보임?”

“ㅇㅇ”

“어느 나라 인거 같음?”

“글쎄요?”

“여기 위에 글자 보이죠? 읽어보세요.”

“니카.....라과?”

“ㅇㅇ 니카라과임”

“엥? 실화임?”

“이거 보쇼. 산에 불이 나고 있지 않음? 이런 위험한 데에다가 운하를 파자고? 님 우리 배를 제너럴 셔먼호 마냥 통구이로 만들 일 있음?(제너럴 셔먼호는 1866년에 평양에서 무력시위를 하다가, 평양 시민들에 의해 통구이가 된 일이 있었음.)”

“아니 이게 무슨, 그 화산은 이름이 뭔데요?”

“몽 펠레 화산임”

“아니 그 화산은 니카라과 근처에 있지도 않은데....”

“아 몰랑, 우리 배 통구이 만들고 싶지 않으면 파나마로 결정하셈ㅇㅇ”

 

 

그런 프로파간다에 의해..... 니카라과 운하 프로젝트는 취소돼 버리고, 파나마 운하로 선회하게 되었다고 해요. 웃긴건, 굳이 직선거리로 따지면 파나마가 몽펠레 화산에 더 가까이 있다는 겁니다. “미국놈들이 생각보다 무식하다”고 하신 올리버 쌤이 이렇게 또 1승을 추가하게 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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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 펠레 화산과 두 국가 사이의 거리 비교

 

 

 

5) 어..... 그냥 한식구로 살래?

 

이 나라의 면적은 13만 제곱킬로미터 (우리나라는 10만)에, 인구는 600만명 정도래요.

우리나라보다 약간 더 큰 정도의 국토에 인구는 10분의 1 수준이니

“아따 널찍널찍하게 살고 있겠네.....” 하겠지만,

나름 빽빽하게 살고 있다고 해요.

인구 전체의 5/6이 태평양 연안에, 나머지 1/6이 대서양(카리브해)에 몰려 살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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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바닷가에 모여 사느냐......

니카라과의 국토 중앙부는 높은 산지에, 그 산지마저도 화산과 밀림 투성이다 보니, 사람이 살기에는 불편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외부와 교류하기 편하면서, 평지가 있는 바닷가에 몰려 살 수 밖에요.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이

이 나라는 처음부터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 하에 독립을 했다기 보다는

아무런 연관성 없이 서로 소 닭 보듯 하던

카리브해 지역과, 태평양지역이. “어? 어? 어??” 하는 사이에 하나로 합쳐졌다고 해요.

 

태평양 지역은 알다피 스페인‘의 세력권이었다면

카리브해 지역은 ‘영국’의 세력권이었대요.

그때의 카리브해 지역의 명칭은 ‘모스키토 해안’ 한국말로 ‘모기해안’이었다고 합니다.

이때 영국은 이 지역을 ‘여긴 인도급으로 중요한 곳이야’ 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뭐 이곳에 식민지가 아예 없긴 그러니까.....’ 라는 컨셉으로 보호령 정도로 묶어두고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대요.

 

여담으로 중남미에서 니카라과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 가진 영국 보호령/식민지가 몇몇 있는데요. 그중 하나인 섬이...... 나중에 아르헨티나를 다루게 된다면 한 번은 다루고 넘어갈

‘포클랜드’였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지금의 니카라과는 스페인의 영향권이던 태평양 권역과,

영국 영향권의 대서양 권역(모스키토 해안)이 병존하고 있었는데

1824년에 독립을 하면서

“저기 옆 동네가 독립하는데 우리도 뭐..... 그냥 같이 묻어나 갈까?”

하며 함께 가기로 한 것이 지금의 니카라과였던 겁니다.

아무래도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하나로 합쳐지다 보니,

뭔가 불협화음이 생길 수 밖에 없겠죠?

이들의 불협화음은 다음 게시글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7) 바나나 리퍼블릭?

 

앞서 언급했지만, 태평양 권역과, 대서양 권역 사이의 국토 중앙부에 큰 산지가 있다고 했는데요. 이곳이 그냥 산지가 아니라 화산들이 진을 치고 있어요.

전국에 50개의 화산이 있다고 하는데, 이게 중앙에 딱 자리잡고 있는게 아니라, 그중 40개가 태평양권역에 치우쳐져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화산이 많다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대기도 뜨겁고, 물도 뜨뜻해요.

물 온도가..... 약 30도 정도라고 합니다. 엔간한 목욕탕 온탕 수준이죠?

그러다보니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들은 뭔가 축 쳐져있고...... 살도 퍼석퍼석하고

강태공들 입장에선 ‘이건 뭐 잡아봐야 별로 재미도 없고.....’할 품종들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화산이 만들어주는 비옥한 화산토 + 연중 30도 정도의 따뜻한 기후 + 적도 부근에서 내리는 스콜로 인해 농사 하나는 끝내주게 잘 되는 나라래요.

그러다보니 이 나라의 주요산업이 농업인 농업국가입니다.

하지만 GDP는 참 낮은 편이죠..... GDP는 $2,200 PPP로 따지면 $5,600 정도라고 합니다.

이 나라가 뭘 잘못해서 특별히 못 산다기 보다는 농업위주의 국가들이 평균적으로 그렇대요.

 

미국이나 아르헨티나처럼 농작물을 해외로 수출을 한다면, GDP가 발생을 하겠지만

자급자족을 위해서 농업을 한다면..... 딱히 GDP가 발생할 건덕지가 없다고 한다는군요.

GDP가 전체적으로 낮다보니 전체 국민의 40%가 절대 빈곤선 아래(하루 소득 $2↓)에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농업으로 자급자족을 하는데 지장은 없으니

절대 빈곤선은 아래라도 딱히 굶어죽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군요.

 

 

농산물로 뭐가 유명하나면......커피, 담배, 바나나가 유명한데

여기에서 유래되는 기묘한..... 용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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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씁쓸한 브랜드 네임 '바나나 리퍼블릭'

 

혹시 ‘바나나 리퍼블릭’이라는 옷 브랜드를 기억하시나 모르겠는데요.

이 단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미국 애들이 중남미의 나라들을 묶어서 ‘바나나 공화국’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시작된 거에요.

 

이게 좋은 표현이 아닌 것이..... 이런 인식이 깔려있다고 합니다.

‘얘네야 뭐 말이 공화국이지 바나나 농사나 짓는 것들이..... 니들이 공화국이냐? 바나나 공화국이지 ㅋ’라는 거에요.

일본 애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아냥거리는 표현으로 쓰는 ‘조센징’같은 느낌의 단어인 겁니다.

 

구글로 검색해봐도 제법 많이 이미지를 긁을 수 있는데....

‘바나나 리퍼블릭’이라고 써 있고 옷이 걸려있는걸 우리나라로 치면

‘조센징’이라는 제목 하에 옷이 걸려있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겁니다.

 

 

 

8) 마치며

 

어째 쿨타임에 비해서 상당히 내용이 부실했습니다...... 아무래도 남미에서 제일 다루고 싶은 나라가 아닌지라 공연히 미적미적하게 되더라구요 ㅠㅠ

얼른 이 나라에 대한 언급을 끝내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다루고 싶은 나라들로 얼른 점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다리신 시간에 비해 부실한 내용으로 돌아와서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ㅠㅠ

 

마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삼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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