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연구소 - 10. 300년째 유망주의 나라 니카라과

갑과을 작성일 20.10.19 18: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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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일과 개인사정이 복합되니 참 글을 쓰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ㅠㅠ 어쨌거나 이번 편을 통해서 니카라과를 끝내고, 다음 나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저번시간에 이어서, 니카라과하면 떠오르는 두가지 화두 ‘내전’과 ‘운하’중에서 두번째, 운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시글은 “삼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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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하 더 비긴즈

 

우리나라가 운하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감옥에 가셔야 할 그분께서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기 때문에 그제서야 “운하가 뭐임? 그걸 우리나라에 깐다고?” 하게 된 거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운하에 대해 무관심 한 것과는 별개로, 운하는 오랜시간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일단 중국의 대운하도 그렇구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도 그렇고, 네덜란드같은 경우는 특히, 겨울철에 전국토의 모든 운하가 얼어붙으면 그 위에서 스케이트 경주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는군요.

 

사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보았을 때, 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면 운하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나게 마련이라는군요. 그 이유는 운하라는 개념이 “멀리 돌아서 가야 하는 길을 곧바로 뚫고 간다.”라는 일종의 고속도로인 것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잉? 운하가 왜 고속도로임? 잘 이해가 안되네 하실텐데요. 이건 우리나라가 매~~~~~~우 특수한 국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나라와 달리, “강박증”이 있다 싶을정도로 도로를 까는데 열중을 한 대요. 전 국토의 90% 가까이 되는 곳에 도로가 깔려있고, (맹지가 거의 없다는 뜻) 그런 도로의 한 90% 가까이가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있지요.

이런 것이 당연시 되는 입장에선 ‘도로로 물건을 나른다’라는 개념이 어색하지 않겠지만, 이건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케이스라고 해요.

 

그럼, 다른나라의 도로 사정은 대체 어떻게 되어먹었느냐...... 러시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농담 중에는 “러시아의 3대 불량품은 도로, 날씨, 러시아 남자”라는 이야기가 있다는군요. 대체 어느정도길래...... 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 다음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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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인 러시아의 도로

 

이건 라스푸티차라는 현상으로인해 도로가 난리가 난 상황을 찍은 건데요. 라스푸티차는 겨우내 얼어 붙어있던 땅이 봄과 함께 따뜻해지면서 땅이 녹아서 진창이 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학창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우실텐데요. 겨울에 운동장에 가보면, 아침에는 얼어붙어 있던 운동장이, 점심시간 때 축구하러 나가보면 녹아서 뻘밭이 되어있곤 했죠? 이런 현상이 학교 운동장을 넘어, 러시아 전역에서 발생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담으로 라스푸티차라는 단어를 보면 “라스푸틴”이라는 이름이 떠오르실 텐데, 러시아말로 “라스푸ㅌ”는 엉망진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즉, 라스푸틴은 행실이 엉망진창인 사람, 라스푸티차는 엉망진창인 땅이라는 뜻이죠.

 

우리나라를 제외한 전 세계의 도로 상황이 이렇다면...... 교통수단 중에서 제일 저렴한 건 아무래도 배일 겁니다. 경제지리를 선택하신 분들은 기억하시죠? 운송료의 가격은 항공 < 도로 < 해운이라고 주구장창 외우지 않았습니까? 왜 그런고 하면......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알아서 잘 흘러가잖아요. 그래서 강이 일종의 고속도로 역할을 하게 되었고, 강의 흐름이 약해져 배가 정박할 수 있을 만한 곳에 항구와 도시가 생겨나기 시작한 겁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도로로 물건을 싣어나른다.”라는건, “이야 진짜 달리 대안이 없구나......”라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나 선택하는 옵션이라는 거겠지요.

뭐 사실, 우리나라도 도로 정비를 했으니 그렇지, 도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조선시대 이전만 생각해 봐도...... 보부상들이 물건 나르다가 호랑이한테 물려가고, 산적들한테 삥뜯기고 하지 않았겠어요? 그러니 물류가 비쌀 수 밖에요.

 

어쨌거나, 역사의 여명시기에 무작정 강의 흐름에 맡겨 살아왔던 인류가 문명을 어느 정도 가꿔나갔고, 자신이 살고 있는 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아마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을 겁니다.

 

“야 그동안 별 생각 없이 강 따라 갔지만..... 이거 좀 답답한데?”

“ㅇㅇ 그러게 얘가 좀만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으면 저쪽까지 좀 더 이동하기가 쉬울 거 같은데 말이지.”

“그럼...... 팔까?”

“삽들어?”

“ㅇㅇ”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수에즈 운하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죠.

수에즈 운하를 파지 않았다면...... 유럽에서 인도로 가려면 아프리카 대륙을 머~얼리 돌아가야 합니다. 처음에야 “내가 뭐 아는 게 있냐. 그냥 땅 생긴 대로 돌아서 가는 거지 뭐.”라고 했겠지만 (실제로 그 항로를 개척한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에 그걸로 돈을 왕창 벌었었죠.)

계~속 돌다보니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번에 몇 척 가라앉음?”

“한..... 다섯 척?”

“에휴..... 아니 생각할수록 빡치네? 언제까지 희망봉을 돌고만 있을거야?”

“그러게 거긴 말이 희망봉이지 바다도 엄청 험한데.”(희망봉의 원래 이름은 폭풍의 곶으로 불릴 정도로 바다가 험했다고 합니다.)

“그니까. 차라리 저기 시나이반도 쪽을 쫌 만 더 파면 금방 가는데 말이지.”

“.........ㅇ?”

“?!?”

“삽들어볼래?”

 

사실 이런 시도는 피라미드를 짓던 고대 이집트 시대 때부터 있어왔다고 해요.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 거긴 이집트 영토니까, 저 구간 조금만 뚫으면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할 수 있다는 건 지구상에서 이집트 현지인들이 제일 잘 알고 있었겠죠?

그래서 이집트는 고대 시절 때부터, 파라오가 힘이 좀 세다 싶으면 피라미드만 맹근 것이 아니라 운하를 파는 사업도 해왔다고 합니다. 실제로 운하를 완성하기도 했다는군요. 하긴 뭐 웬만한 도시 몇 블록 사이즈의 피라미드도 짓는 마당에 꼴랑 모래바닥 200km 파는거야 일도 아니었겠죠. 하지만 이집트의 역사에 부침이 많다 보니 나라가 혼란에 빠지면 운하 준설 등 관리가 안되서 기껏 뚫어놓은 운하가 다시 막혀버리기도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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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수에즈 운하

 

고대 이집트가 멸망하고, 그 지역을 로마 -> 아랍 -> 오스만 투르크 등이 지배하면서

“우리도 다시 한 번”을 외치며 여러 번 삽을 들었지만, “피라미드도 못 만드는 것들이 어디서 삽을 드냐?”라며 자연 앞에서 무참히 실패로 돌아갔다고 해요.

 

그러다가 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피라미드는 안 만들 거다. 하지만 운하는 만들고 말겠다.”라고 나선 이들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었죠. ‘레셉스’라는 프랑스의 건축가 겸 외교관이 공사의 책임자를 맡고, 여러 해 동안 삽질을 한 끝에 드디어 수에즈 운하를 완성하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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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엔지니어 레셉스

 

그 일로 세계에는 두가지 일이 벌어졌습니다.

(1) 수에즈운하의 실질적 책임자였던 레셉스는 국제적인 ‘운하 아이돌’이 되었다.

(2)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어디 운하 팔 만한 곳 없나?”라며 먼지 뒤집어 쓰던 지도를 꺼내보기 시작했다.

 

특히 (2)의 일로 인해 중남미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그때 운하의 후보지로 3군데가 대두되었습니다. 니카라과 1편에서 언급했던 파나마 / 니카라과 / 멕시코 중남부

멕시코 중남부는 진작에 나가떨어졌지만, 니카라과와 파나마는 비슷한 스펙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최후의 2인으로 선정되어 각축을 벌였습니다.

 

 

 

2. 전국 스펙자랑~

 

지도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야 솔직히 최후의 2인이라지만...... 니카라과가 불리한거 아냐? 땅이 더 넓잖아??”라고 하실텐데요. 실제로 운하를 파야 한다면, 니카라과가 길이 측면에서 불리한게 사실입니다.

파나마에서 공사를 해야 한다면 200km를 파야 하고

니카라과에서 파야 한다면, 280km를 파야하거든요.

 

하지만 니카라과는 파나마가 갖추지 못한 두 개의 특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최후의 2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1) 우리는 그래도 날로 먹는 구간이 길어~

 

니카라과와 파나마 지도를 잘 보시면 아까 제가 드린 말씀에서 물음표가 뜰 겁니다.

“엥? 니카라과가 딱 봐도 파나마보다 몇 배 더 두꺼운데, 왜 꼴랑 80km만 더 파면 되는거야?”

그 이유는 니카라과의 지도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지도를 확대해 보시면,

(가) 니카라과호수에서 흘러나오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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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먹는 구간 

 

(나)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 카리브해로 흘러가는 강

(다) 니카라과 호수 외에 존재하는 수 많은 호수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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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야 하는 구간

 

이렇게 자연이 세팅해준 좋은 재료들이 있었습니다. 즉, (가)와(나)와(다) 이 사이만 어떻게 잘~ 연결하면 되는, 이른바 ‘날로 먹는’구간이 생기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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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점에서 니카라과가 파나마보다 국토 면적이 훨씬 더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80km차이로 패널티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2) 갑문식 운하는 물탱크가 필요하다지?

 

팩트체크가 필요하지만, 제가 원전으로 삼고있는 팟캐스트의 내용에 따르자면, 대서양과 태평양에는 수면의 고저 차이가 있다는군요.

수에즈 운하의 경우에는 지중해와 홍해 사이에 고저 차가 없기때문에 땅만 잘 파면 그냥 배가 다닐 수 있었지만

중남미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고 합니다. 만약 중남미에 갑문없이 운하를 파게 된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겠죠.

 

(가) 해발이 낮은 쪽을 기준으로 그냥 무작정 파나마 땅을 무한정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한다.

(나) 해발이 높은 쪽을 기준으로 파고 들어간 다음, 낮은쪽으로 들어가는 배를 다이빙시킨다.

 

어느 쪽이든 무식 깽깽이 같은 방법이기 때문에, 이런 지형적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바로 갑문이었어요.

갑문에 배를 파킹하고, 물을 쭉 채워 넣은 다음에, 다음 층 갑문으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에스컬레이터 방식으로 배를 이동시키는 거지요.

 

이러다보니........ 이런 운하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물을 채워줄 수 있는 “물탱크”가 필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그걸 인공적으로 만들기보단, 자연이 기본옵션으로 만들어둔 ‘호수’가 있다면 훨씬 더 수월하겠죠?

물론 파나마에도 호수가 있긴 했지만....... 호수의 개수는 니카라과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특히 니카라과 호수하나만 놓고봐도 그 크기가 충청도 만하기 때문에....... 사실상 바다나 다름이 없었죠. 

 

이런 점에서 니카라과도 파나마에 비해 꿀릴 것이 없었을 뿐 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 입장에선

㉠ 미국 ↔ 파나마 보다

㉡ 미국 ↔ 니카라과

의 거리가 훨씬 더 짧기 때문에, 니카라과가 어떤 점에선 더 유리해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3) 하지만 결과는 아시다시피......

 

앞서 니카라과 1편에서도 언급했던 화산 폭발로 인해, 어떻게 보면 니카라과는 억울한 패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직선 거리로 보면 몽 펠레 화산은 니카라과보다 파나마쪽이 더 가까웠으니, 프로파간다에 의해 패배한 셈이니 더욱 억울했겠죠.

 

그렇다면 이야기를 넘겨서, 파나마로 결정이 난 뒤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이야기를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3. 근데 파나마는 이미......?

 

미국에서 “그래 결심했어! 운하는 파나마로 결정한다!”라고 하긴 했지만......

실은 파나마에선 이미 운하 건설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아까 언급했던 ‘레셉스’가 콜롬비아(당시 파나마는 콜롬비아의 일부였습니다.)와 계약을 하고 운하를 열~심히 파고 있었거든요.

 

수에즈 운하 건설의 1등 공신이라는 스펙도 있겠다. 그에 맞는 현장 경험도 풍부하겠다.

레셉스는 “이번만큼은 다 된 밥을 영국놈에게 뺏기지 않겠다.”라며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삽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수에즈 운하는, 프랑스가 열~심히 파긴 했지만, 그 대업적을 프랑스에게 양보할 수 없다라고 생각한 영국의 온갖 재정-정치적 압박에 실권을 영국에게 주고, 레셉스가 하수인처럼 일해야 하는 모양새로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레셉스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자 잘들 잤죠? 점호 시작합니다.”

“1조 총원 10, 열외 9 번호 하나 번호 끝!”

“잉? 나머지 아홉명은요?”

“병원가긴 했는데. 곧 죽을걸요?”

“??!?!?”

 

파나마를 비롯한 중남미에서는 “황열병”이라는 무서운 질병이 돌고 있었습니다.

아르보 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병인데요. 원래는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지만, 300여년 가까이 이어진 노예무역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끌고가는 과정에서 함께 배를 탄 모기가 중남미에 정착을 하면서 토착화된 질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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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질병 황열병

 

이 병이 얼마나 무섭냐면......

(1) 병에 걸린다.

(2) 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열이 치솟는다.

(3) 머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팔 다리도 아프다

(4) 검은색 피를 토하기 시작한다.

(5) 죽는다.

이 모든 일 들이 5~10일 사이에 일어나고, 치사율은 15 ~ 80%에 달합니다.

그냥 뭐....... 근대판 흑사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이 병은 지금까지도 치료제가 없는 병이라고 해요. 나중에 중남미로 여행을 갈 일이 있는 짱공인이라면, 반드시 꼭 예방주사를 맞고 가셔야 합니다. 아니면 뭐....... 요단강 건너가 다시 만나서야겠죠?

 

 

수에즈 운하야 이집트 사막을 파헤치는 것이니

(1) 기지개 켜면서 하품하다가 입에 모래가 한 움큼 들어가고

92) 밥을 먹다가 모래가 씹혀서 “허허 오늘도 꽝이구나”하고 웃어넘기고

(3) 삽으로 분명 펐는데 뒤 돌아보니 모래 구덩이가 다시 메워져 있고

요정도 시행착오만 겪으면 됐지만.......

 

파나마 운하는 걸리면 피를 토하다 5일만에 죽는 병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사막이라 모기도 안 살아서 저런 질병도 없었으니 차라리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레셉스는 “바게트 정신으로 약진 약진 앞으로!”를 외쳤고

그의 지휘를 따라 프랑스의 인부들은 개미떼마냥 파나마에 달려들었으며

황열병에 픽픽 쓰러져 죽어나갔습니다.

이때 레셉스를 따라 약진을 했던 프랑스인 중 하나가 1편에서 언급했던 “폴 고갱”이었고요.

 

프랑스가 아무리 유럽짱ㄴㅇㄹㄴㅁㅇ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고, 그 별명에 걸맞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곤 하지만.......1년에 몇 만 명씩 죽어 나가는데 배겨나갈 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있었으니

 

 

3-1. 병사의 주적은 누구다?

 

물론 레셉스도 볼 수 있는 눈도 있고, 생각할 뇌가 있었으니 “이거 죽어도 너무 죽어 나가는데?” 싶었습니다.

 

“이거 안되겠음. 황열병을 잡아야 할 거 같음.”

“ㅇㅇ 그 이야기를 석 달 전에만 했어도 몇 만명은 덜 죽었을 듯.”

“일단 황열병에 걸리면 죽는 건 아니까. 원인을 잡아야 할 거 같은데. 님들 원인이 뭔거 같음?”

“내가 저번에 보니까, 춘복이가 개미한테 물렸는데, 그러고 나서 황열병에 걸려 죽던데요?”

“아......그래? 원인은 개미인가?”

 

회의 결과 “원인은 개미다.”라고 생각했던 레셉스와 그 친구들은 공사 인부들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황열병이 창궐하는 이 시기에 프랑스의 영광을 위하여 공사에 매진하시느라 고생이 많.......”

“됐고 치료제 좀 줘봐 나도 걸림.”

“뭐......  가는 사람은 어쩔 수 없고요. 우리가 회의 결과, 황열병의 원인이 ‘개미’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

“이제부터 여러분들의 침상에 개미가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겠습니다.”

 

레셉스가 꺼내든 회심의 아이템은...... 물그릇이었습니다.

침대 다리 밑에 그릇을 놓고, 거기에 물을 채워넣는 것입니다. 개미들이야 날개가 달려있지 않으니, 사람에게 접근하려면 기어가야 할 것이고, 잠을 잘 때 인간이 제일 취약할 것이니...... 잠을 자는 동안 개미가 접근하지 못하게, 땅과 침대의 접점인 침대 다리에 물그릇을 둔다면? 개미들이 올라가려다가 “어푸어푸”하고 빠져 죽겠죠?

 

이것만 놓고 본다면, 개미를 막는 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해결된 상황이지만......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원인은 개미가 아니라 모기였죠.

그리고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는....... 고인물에서 삽니다.

 

개미를 막겠다고 침대 다리 밑에 놔둔 물그릇은, 훌륭한 장구벌레 서식지가 되었고, 물그릇에서 무럭무럭 자란 장구벌레는 모기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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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장파티

 

 

“님......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요? 개미를 막아도 계속 죽어나감”

“그러게..... 개미가 아닌가벼.”

“그럼 어쩌죠? 뭘 막아야 애들이 황열병에 안걸릴까요?”

“사실 그걸 고민할 때가 아닙니다.”

“네? 그럼 뭘 고민해야됨?”

“공사비가 다 떨어졌습니다.”

“그러면?”

“우린 파산임.”

 

결국...... “이번에는 수에즈와 다르다.” 하던 레셉스는 눈물을 머금고 파나마 운하 팔아요~ 하며 지하철 앵벌이처럼 세계를 떠돌게 되었고 그 소식이 위쪽 미국 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뭐 운하를 통째로 팔 수가 있나? 거긴 콜롬비아 땅이잖아? 하실텐데요.

운하를 통째로 판다기 보단....... 권리금 받고 운하를 공사할 권리, 그로인해 얻을 수익에 대한 권리를 넘긴다는 것으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3-2. 파트너를 바꿔라.

 

레셉스가 GG쳤다는 소식을 들은 미국은

 

“님 그거 떨이로 판다면서요.”

“ㅇㅇ 권리금만 받고 넘길게요 ㅠㅠ.”

“근데 잠깐 도장찍기전에 해야 할 일이 있음.”

“?!?!?”

 

레셉스와 도장을 찍기 전에 콜롬비아로 향했습니다.

 

“헬로.”

“부에노스 디아스 아미고. 무슨일?”

“님들하고 계약한 레셉스가 GG쳤다는 이야기 들음?”

“씨씨. 그래서 님들이 대타로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ㅇㅇ 맞긴한데, 게약서 보니까, 레셉스가 너무 님들한테 조건을 좋게 해줬던데. 어떻게 네고 됨?”

“네고? ㅇㅇ제시점.”

“우리가 운하 완성하면, 그곳을 99년간 우리가 맘대로 하고, 그 근처의 땅 1km를 우리땅으로 하는거 어떰? 딜?”

“????? 님 양아치에요?”

 

콜롬비아는 “우리가 왜? 라며 배짱을 부렸고. 미국은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오 그냥 니카라과로 파자니까?“

”ㄴㄴ 지금 200km 파는데도 픽픽 죽어나가는데 280km를 어케팜? 그냥 레셉스가 거의 파놓은거 홀라당 먹는게 이득임.“

”근데 콜롬비아 커피놈들이 저렇게 나오는데 어떻게 하냐?“

”방법이 있지.“

 

당시 파나마지역은 콜롬비아의 일부였지만....... 

(1) 중미 끝~ 남미 시작 부분에 입지하고 있어서 남미에 대부분 적을 두고 있는 콜롬비아에게 변방 취급을 받고 있었고

(2) 본토가 한다는 짓이 떡하나 더 주지는 못할망정 줄창 뜯어가기만 하고

(3) 파나마 지역과 콜롬비아 본토 사이에는 엄청난 밀도의 정글이 있어서 사실상 월경이 불가능했다

는 점에서 계속해서 분리독립 운동이 있었지만, 콜롬비아는 그와중에도 배끌고 와서 대포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미국이 파나마에게 SSG 다가왔습니다.

 

”아이고, 민족주의에 입각해 독립운동하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님네 본국 피쉬앤 칩스처럼 이간질 시작하려고 하는거 같은데.“

”ㅇㅇ맞습니다. 이간질 하려고 왔죠 하지만.“

”하지만?“

”님 입장에서 거부하지 못할 제안을 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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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파나마에게 ”니들 독립하는거 도와 줄테니까 내가 시키는 대로 할래?“ 라고 했고

파나마로선 일단 독립이 우선이니, 덮어놓고 계약서에 도장을 꽝 찍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오등은 자에, 아 파나마의 독립국임과 파나마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 님 미쳤어? 다시 한 번 포탄밥 먹어봐야 정신 차리지?“

”뭐래? 쳐볼테면 쳐보던지. 내 등뒤에 뭔가 어른거리는거 보임?“

”잉? 하얗고.....빨갛고.....퍼런게 보이는데? 그리고 별......“

”ㅇㅇ 그게바로 나다.“

 

미국을 등에 업은 파나마는 독립을 선언했고, 협상 파트너를 콜롬비아 → 파나마로 바꾼 미국은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3-3. 도장은 찍었지만

 

어떻게 어떻게 도장은 찍었지만 미국인이라고....... 황열병 앞에 장사가 있겠습니까? 공사를 시작한 미군들도 모기의 침앞에선 너도 한방 나도 한방 너도 1토 나도 1토 하며 죽어나간 것은 매한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파나마로 할까요~ 니카라과로 할까요~ 차라리 멕시코로 할까요~“라는 도중에도 프랑스의 시행착오를 곁눈질 하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바게트 놈들이 침대에다가 물그릇 놓고 해봤지만 그것도 실패를 했단 말이지.“

”ㅇㅇ 그렇죠.“

”그렇다면 원인은 다른놈이다.....라는게 내 결론이다.“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미군의 장성이었던 ”고르거스 장군“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미 육군 공병대의 지휘관으로 파나마에서 운하작업 총 책임자로 왔는데, 이 사람은 황열병의 원인이 모기라는데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르거스 장군의 사진은 아무리 찾아도 안나오네요 ㅠㅠ]

 

 

 

 

”내가 볼 때 황열병의 원인은 모기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해결이 될까요?“

”이제부터 우리는 물과의 전투를 벌인다.“

”잉? 왜요?“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는 물에서 사니까.“

 

그래서 분명 물웅덩이를 파러(운하)온 미 공병대는......

 

(1) 운하 팔 곳 외의 웅덩이는 눈에 보이는대로 다 메운다.

(2) 메우지 못할 사이즈의 웅덩이에는 살균제를 부어버린다.

(3) 살균제로도 감당이 안되는 사이즈의 웅덩이에는 석유를 부어버리고 표면을 태운다.

 

어느 정도로 물웅덩이에 미쳐 있었냐면.......

”아니 님! 지금 뭐하는거에요?“

”고.....인물.....없......앤다.“

”그건 미사 볼 때 쓰는 성수라고요!“

”그것도.....고......였다.“

요즘 시대라면 종교탄압이라고 할 만한 행동도 고인물을 없애야 한다는 일념으로 해버린 겁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미쳤네 미쳤어.“하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본다면

”고인물 없애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겠는데?“ 하는 생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공사가 잘 되는가 하며 미국 상원의원들이 파나마를 방문했을 때, 고인물 빌런 고르거스 장군의 기행을 보면서 상원 의원들은 혀를 찼다고 해요. ”이건 그냥 미친거 아님?“ 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고 합니다.

 

”아니 장군.“

”고.....인.....무.....ㄹ“

”고인물 없애는건 잘 알겠는데. 지금 모기 한 마리 잡는데 뭔 돈을 이렇게 많이 씁니까? 계산은 해봤어요? 모기 한 마리 잡는데 $10씩 들어요!(우리나라돈으로 만원정도)“

”님......그거 암?“

”뭐요?“

”그 $10 짜리 모......기가 님을 물면......님......ㅅㅏ망함.....“

”.......“

 

영어로 하면, ‘It’s price of your life“겠죠. 만원으로 목숨 건진다는데 상원의원이어도 더는 테클을 걸지 못했을 테고, 고르거스 장군은 그대로 고인물을 퍼내고 조지고 태워버리면서...... 파나마 운하를 완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렇게 고르거스 장군이 난리 부르스를 추며 고인물을 잡고 조져댔지만...... 자연앞에선 어쩔 수 없었는지 미군 측도 파나마 운하를 짓기까지 6,000명의 사망자를 냈다고 합니다.

 

그렇게 1903년에 파나마 운하는 완성을 할 수 있었고, 미국이 파나마에 반환하는 1999년까지, 파나마 운하는 미국의 제일가는 전략적 자산으로서 활용되었다고 해요.

2차세게대전 ~ 태평양 전쟁 시기에도 태평양에 있던 항모를 대서양으로, 대서양에 있던 항모를 태평양으로 옮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거죠.

 

 

그렇게 미국이 잘 써먹긴 했지만....... 파나마 운하는 96년 + a 동안 그 독보적인 자리에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4. 이대로 둘겨?

 

파나마 운하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어요.

(1) 갑문식으로 운하가 운영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옮기려면 욕조에 물을 빨리 채워야 한다.

(2) 욕조에 물을 빨리 채우려면 물을 세게 틀어야 한다.

(3) 물을 세게 트는데 한계가 있다면....... 욕조를 작게 만들어야 한다.

 

 

바로 이 3가지 조건 때문에....... 파나마 운하는 수에즈 운하와 달리, 폭이 꽤 좁다고 해요.

그래서 파나마 운하에 딱 맞춰서 갈 수 있는 사이즈의 배, 즉 파나마MAX 크기의 배는...... MAX라는 이름과는 달리 ”얘게? 이게 다야?“할 정도로 작고......슬림하고...... 아담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파나마 운하를 주로 이용하는게 미군의 배다보니, (특히 미 군함) 배중에서 통상적으로 ”얘가 제일 크겠지.“하는 항공모함조차도

파나마 운하의 사이즈에 맞춰야 하니 다른나라의 항모에 비해 작고 슬림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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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맥스의 선박 크기

 

 

뭐 요즘에는 이런 경우가 잘 없다고 하지만, 배의 크기는 함대함 전투에서 큰 영향을 미친대요. 아무래도 배가 커야 더 큰 대포가 싣릴 것이고, 장갑도 더 빵빵할테니.......

저는 해군을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큰 배와 작은 배가 맞다이를 떠야 할 상황이라면, 작은 배 쪽에서 ”ㅈㅅ합니다. ㅌㅌ할게요~“해도 크게 흠이 잡히지 않는다고 해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 배는 파나마 운하에 맞춰야 하니....... 이건 뭐 체급싸움에서에서 한수 접고 들어가야 할 수 밖에 없겠죠?

 

거기에, 파나마 운하가 워낙 좁다보니....... 사실 모든 배들이 파나마 운하를 통해 대서양 ~ 태평양으로 이동을 하지 못합니다. 덩치카 어지간이 큰 유조선들은 아직도 파나마 운하를 통해 가지 못하고, 남극쪽 케이프 혼을 돌아~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미국에서도 ”야 언제까지 파나마 운하만 바라보고 있을거야? 운하를 넓히든지, 아니면 새로 파든지 하자 좀!“이라는 여론이 스멀스멀 나왔고

그때마다 니카라과 운하설이 SSG 대두되곤 하지만.......

 

”뭘 또 새로 팝니까? 파나마 운하 사이즈를 좀 더 키우면 되죠 뭐.“

”키워서 뭐? 병아리 눈꼽만큼 키우게?“

”꼬우면 니가 직접 파시던가요.“

”아 그건 좀.......“

 

해버리니 니카라과는 그때마다 ”니카라과 코인 가즈아~~~~“하다가도 이내, ”카리브해 가즈아~~~~~ ㅠㅠㅠㅠㅠ.“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4-1. 선생님......운하를...... 파고싶어요.

 

19세기부터 약 300년째 ”운하 유망주“의 딱지가 붙었지만, 제대로 삽 한 번도 제대로 파지도 못하고 ”이젠 꿈도 희망도 없어“하던 니카라과의 앞에

2012년에 난데없이 ”홍콩-니카라과 운하개발 그룹“이라는 중국계 회사가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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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니카라과운하 개발그룹 회장

 

”ㅎㅇㅎㅇ 그동안 님 이야기 많이 들었음.“

”......님은 또 뭐임?“

”어떻게 유망주 생활을 10년도 아니고, 3세기 걸쳐서 함? 그냥 이쯤 되면 포기할 법도 한데 그죠오?“

”님 혹시 우리 염장 지르러 옴?“

”ㄴㄴㄴㄴㄴ 염장이라뇨. 기회를 드리려고 온거죠.“

”?!?“

”자, 마음에 있는 소리를 나한테 해봐요. 운하.....어떻게 하고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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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 대화처럼 하진 않았겠지만, ”홍콩-니카라과 운하개발 그룹“은 니카라과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졌습니다. 그것이 뭔고 하니

 

(1) 운하 건설/관련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50년 동안 부여받는다.

(2) 매년 천만 달러씩 니카라과 정부에게 준다.

(3) 운하가 완공되면 운하에 대한 이익금 1%를 니카라과 정부에게 주고, 그 금액을 매년 1%씩 증액한다.

(4) 폭이 아무리 좁아도 파나마 운하보다 더 넓게 판다. (약 50% 더 크게)

 

솔직히 니카라과 입장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안그래도 미국한테 ”너 나쁜 놈, 정의의 경제제재나 받아라.“하며 뚜까맞느라 장사도 제대로 안되는 판인데 매년 천만달러 +a를 챙겨 주겠다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거기에 지리상 ㉠ 미국 ↔ 니카라과 간의 거리가, ㉡ 미국 ↔ 파나마 간의 거리보다 가까운 판에 운하를 짓기만 해도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던 배들은 이제

 

”니카라과에 운하가 뚫렸다고? 얼른 가즈아~“ 할 테니까요.

 

 

이 소식이 전해지고, 니카라과는 그야말로 꿈에 부풀었지요. 3세기에 걸친 만년 e등 자리를 걷어차고 1등으로 거듭날 수 있는 문자 그대로 ”하늘에서 준 기회“였을 겁니다.

실제로 2012년에 제안이 들어오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14년에는 니카라과 정부에서

”그래 해 봅시다.“하며 도장을 꽝 찍었습니다.

 

거기에, 미국과 사이는 더럽게 좋지 않지만, 그래도 미국에게 눈총 받아가며 파나마 운하를 이용해야 했던 설움을 받던 세계 여러 나라들이

 

”님 소식 들음?“

”ㅇㅇ 이제 니카라과에서 운하 판다며?“

”이젠 미국 눈치 안보고 대서양~ 태평양 횡단 할 수 있다 이거지?“

”ㅇㅇ 그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지분 구매 가즈아~“

 

러시아를 필두로 홍콩-니카라과 운하개발 그룹에게 ”님들 지분 구매 가능함?“하며 달라들었지요.

 

 

이쯤에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홍콩-니카라과 운하 개발 그룹“

뭔가 중국계스러운 이름이죠? 물론 본인은 ”우린 민간 업체임 ㅇㅇ“하겠지만......

정말 민간업체일까요?

 

니카라과에 운하를 놓겠다는 이 계획은, 중국의 ‘일대 일로’사업의 한 축이 되는 사업입니다. 결코, 네버 ‘순수한 의미의’ 민간자본일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을 두고, 그 뒷배엔 중국이 있을 거란 의혹이 끊임없이 일어났지요.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사업이 결코 좋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미국이 강력한 해군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대서양과 태평양이라는 세계 1,2위의 넓이를 가진 두 대양을 아우를 수 있었던 것이고,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파나마 운하라는 핵심 전략 자산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는데

 

미국의 코 앞에서, 그것보다 훨씬 더 좋은 운하를, 그것도 중국(계 자본)이 낼롬 먹는다면, 그리고 그 주변 땅에 중국이 마음대로 주물주물 한다면....... 미국 입장에선 식은땀이 줄줄 흐를 상황이었던 거지요.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정해 보자면, 미국도 파나마에 운하를 96년간 임차하면서, 그 근방 1km에 미국인들이 살면서 사업을 운영해왔는데, 니카라과에 중국이 운하를 팠을 경우, 중국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을 겁니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인구 17억이 넘는 나라인데, 니카라과에 운하를 완성하고, 그곳으로 매년 중국인들이 적어도 500만 명씩 간다면...... 20년 뒤엔 미국 턱 밑에 인구 1억짜리 작은 중국이 생겨나는 셈이지 않겠습니까?

 

지금이야 도람뿌가 대놓고 ”너희는 내가 말려 죽인다.“라며 중국을 뚜까패고 있다지만, 그 당시에는 대놓고 미국이 ”이 악물어 너내는 내가 팬다.“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

 

그렇게 니카라과는 300년의 한을 풀 기회를

중국은 미국 턱 밑에 리틀 차이나를 건설할 기회를

미국을 싫어하는 여러 나라들은 ”드디어 우리도 운하를“하며 쾌재를 부를 기회를

미국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아 저거 폭격 마려운데 어쩌지?“ 하는 복잡한 다차 방정식이 열려버렸습니다.........만

 

 

 

4-2. 한여름 밤 꿈~ So sweet so sweet yum~~~~

 

결과적으로 보면, 니카라과엔 지금도 운하가 없죠.

원래 계획대로 하면 2014년에 도장을 꽝 찍었으니, 운하 건설 사업이 시작되야 했지만......

 

㉠ 2015년에 ”착공식 시작합니다~“라고 삽 한번 푸고는 1년간 잠수

㉡ 그로부터 1년 뒤인 2016년엔 ”야 이거 사업이 보통 일이 아니네요. 계획을 좀만 수정 할게요.“ 하고 2년간 잠수

㉢ 2년 뒤인 2018년에는 ”홍콩-니카라과 운하 개발 그룹“이 슬그머니 니카라과에서 철수해 버렸습니다.

 

니카라과 입장에선 ”......뭐냐 니들?“할 일이 벌어져 버렸습니다.

사실 여기엔 이런 속사정이 있었어요.

 

(1) 공사비가 생각보다 많이 드는데?

홍콩-니카라과 운하건설 그룹에서 ”니카라과 운하를 건설하는데 비용이 이정도 들거 같아요.“라고 계산서를 꺼냈는데요. 그때 비용이 4백억 달러였습니다.

 

4천억도 아니고 4백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40조원???? 과연 그 정도로...... 운하를 팔 수 있을까요? 지금 감옥에 가기 직전인 그분이 한반도에 운하를 개발하겠소 하면서 22조를 꼴아박았는데, 배.......못다니잖아요?

 

물론 수에즈 운하처럼 그냥 땅을 파기만 하면 되는 사업이라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일일이 갑문을 달아야 하는 사업인데 40조??? 그닥 현실성이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어쨌거나, 하긴 하겠다 했으니, 홍콩-니카라과 운하건설 그룹에서 니카라과 이곳저곳을 임장을 다니긴 했는데

 

”야....... 이거 생각보다 빡센데?“

”40조로 다 틀어막을 수 있을까?“

”음......“

 

했던것이고요.

 

 

(2) 야야 이거 받고 좀 참어.

니카라과에 운하가 생긴다면 제일 머리아플 미국이 중국에 SSG접근 했습니다.

 

”야 니들 진짜 이대로 할래?“

”뭐를요?“

”운하 판다며 무슨 이득을 보려고 운하를 또 파고 그래? 돈 낭비야 그거.“

”우리는 자유롭게 해상을 왔다갔다 할 권리를 얻기 위해........“

”그래그래 그런 교과서 적인 소리 할 줄 알았다. 일단 형 말 좀 들어봐.“

”뭔데? 일단 들어나 봅시다.“

”니들이 지금 파나마 운하를 우리 눈치 보느라 잘 못 다닌다 이거 아냐.“

”ㅇㅇ 그렇죠?“

”그럼 우리가 파나마 운하 지분좀 줄테니까 좀 참아보지?“

”어..... 일단 주판알 좀 굴려도 됩니까?“

 

니카라과에 운하가 생길 경우 미국이 안게 될 군사적 긴장감을 죽어도 받기 싫었던 미국이 중국 정부와 은밀하게 쇼부를 쳤죠.

그 증거로, 파나마 운하가 최근에 확장사업을 했었는데, 사업을 해야 하니, 채권을 발행할 수 밖에 없겠죠? 그 지분의 상당수가 중국 정부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합니다.

 

중국 입장에선 ”새로 짓느니 그냥 지분 사서 우리도 당당하게 파나마를 이용하는게 가성비가 더 나어“ 하게 된 셈이죠.

 

 

(3) 이거 큰 그림이 좀.......

사실 미국이 침을 뱉고 발자국을 찍느라 많이 그림이 망가지긴 했으나, 몇 년 전에 중국이 ”이젠 우리도 선진국으로 일어서련다~“하며

 

일대일로 사업을 세게에 선포했었습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 철의 실크로드를 놓는다며 중국~유럽간 철도를 놓겠다고 하고

㉡ 자원을 찾겠노라~ 라며 아프리카에 중국인들이 속속들이 침투해 들어가고

 

세계를 상대로 이런 사업을 크게 벌였어요.

사업을 크게 벌인다는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돈을 왕창 쏟아내겠다.“라는 의미로 통합니다.

중국 입장에서 ”니카라과 운하에 40조 쾌척!“이라는 것은 자신들이 그리던 일대일로의 지분 일부를 이곳에 투입하겠다 라는 것을 의미하는건데.....

 

니카라과 운하를 짓겠다며 임장을 해보니, 40조 가지곤 턱없다는 문제가 보고되었겠죠.

 

”주석님.“

”ㅇㅇ 말해보셈.“

”40조 가지곤 택도 없는데. 어떻게 증액 안됩니까?“

”음...... 못 줄건 없긴 한데.“

”네?“

”막 퍼주면 전체 그림이 망가질거 같은데?“

 

아마, 이 세 번째 이유가, 홍콩-니카라과 운하건설 사업이 슬그머니 발을 빼게 되는데 가장 큰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4-3.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이다, 철의 실크로드다 하며 세계를 상대로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할 때, 미국도 미국이지만, 세계 여러나라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긴 했었습니다.

 

”저것들 하는 꼬라지가 딱 19세기에 영국 프랑스가 하던 짓거린데?“

 

물론 돈을 준다니 일단 받긴 한다마는.......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왠지 이 돈 받았다가 나중에 아쉬운 소리 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니카라과 역시 마찬가지였던지라.......2014년 당시 니카라과에 대사관을 막 연 우리나라에, 니카라과에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어? 안녕하세요. 왠일이신지?“

”님 소식 들었죠?“

”아, 님네 나라에 운하 놓는 거요? 축하드립니다. 3세기 만에 숙원 성취하시.....“

”그거 때문인데요.“

”네?“

”님네도 사업에 참가 하실 생각 있으심?“

 

 

사실 지켜보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야 이거 중국만 판 다 먹기엔 너무 군침도는데?“ 하긴 했던 것이고, 니카라과 입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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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모씨의 대한민국 심시티 계획

 

”야 얼마 전에 꼬레아에서 운하 짓는다고 돈 들여서 막 공사 했다며.“

”ㅇㅇ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배가 막 다니고 그럴걸?“

 

이라는...... 상당히 잘못된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마냥 중국이 사업을 벌이는 걸 승인하자니 중국 식민지가 될 거 같은 불안감에, 우리나라에게도 손을 벌리긴 했대요. 이거 참...... 큰 오해를 가지고 있었군요. 우리나라에 대해서 그분은..... 22조를 슈킹하고 빼돌리고 인 마이 포켓하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5. 결국

 

니카라과는 또다시 속아 넘어간 셈이었고....... 이웃동네 파나마는 운하로 꿀을 빨며 ‘함께 해온 200년, 앞으로 함께할 400년’을 꿈꾸는 동안

 

3세기를 넘어서 4세기째 운하 유망주로서...... 한숨만 푹푹 쉬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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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6. 마치며

 

아이고....... 개인 사정상이라지만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어서 드디어 3회에 걸친 니카라과 이야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기다려 주신 분들께 그저 죄송합니다 라는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ㅠㅠ앞으로 지각없이 칼 업뎃을 하겠습니다! 라는 공수표를 날리기는 힘들 것 같구요.

앞으로 틈나는 대로 (최대한)열심히 게시글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치기 전에 이 게시글은 ”3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였음을 밝히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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