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돌아가신 아버지 차를 봤다

여섯줄의시. 작성일 20.12.01 07: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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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안믿긴다

2년전에 뇌출혈로 안타깝게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에 타시던 차가 내눈앞에있다

고생만 하시던 아버지 생각도 엄청 나고

보자마자 심장이 엄청 쿵쾅댄다

번호판도 그대로고

내가 몰래 새벽에 끌다가 긁어먹은 모습까지 아직도 그대로 있다

 

 

내가알기론 아버지에게 돈 크게 빌린사람이 

아버지랑 공동명의로  타다가 돈안갚아서 아버지가 2년동안 타셨던걸로 안다

그러다가 무슨사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그사람에게 넘어갔고

우리아버지는 수많은 빚 때문에 막노동을 하시면서 까지 돈을 버셨고 매일 새벽까지 과로하시다가 겨울철 고혈압때문에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저차에 전화번호도 없고 추운날 무작정 기다리는 중이다

물론 현재 주인이 그 돈떼먹은 사람인지는 알길이 없지만..

혹시라도 모르니 기다리는중이다

 

제발 그 돈떼먹은 그 새끼였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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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히스토리 까준 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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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 바뀐적 없다고 글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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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넘어서  다른가게들 다 문닫고 사람들도 없이 한산한데

이차만 주인이 안오네 시벌 얼어죽을거같아 

겨울에 야간근무 서는거같다

파주 안그래도 추운데 벌써 두시간 반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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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얼어죽으려던 찰나에 차 삐빅하고 20대로 보이는 남녀가 차로 오길래

녹음이고 나발이고 냅다 뛰어갔다

가서 정중하게 이 차 주인분 맞냐고ㅓ 하니까 맞다고 하길래

 

혹시 이차 언제 구매했냐고 물어봤는데 한달전에 아버지가 사다 주셨다고 한다

차 명의는 본인꺼냐고 물어봤는데 아니라고 아직 안옮긴걸로 알고있고

아버지가 그냥 타라고 주신거다 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차의 사연을 간략하게 말해주고 년식 이랑 차 등급 말해주니까 적잖이 당황하더라

심각한표정으로 경청하다가 나에게 폰번호 주면서

자기가 내일 아빠한테 물어볼테니 아는대로 바로 전화 주겠다고 함

 

나ㅓ도 너무 추워서 번호 교환하고 집으로 가는데 전화가 왔다

 

정확히 무얼 알고싶은거냐고 최대한 알아봐 주겠다고 하길래

난 그사람을 해코지 할생각은 없고 전주인이 누구인지 

알수없다면 어디서 구매 한건지 알고싶다 했더니

 

내가 3시간 기다린 걸 보고 보통일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어서 내일 연락 다시준다고 하더라

 

다들 원하는 사이다 결말은 아니지만 내일 좋은 답변이 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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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져보니 아직 차 정기검사 종이 쪼가리도 있더라

 

밑에는 차주랑 통화한거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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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꾸락 다 얼어서 손 풀릴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제 컴으로 글쓴다ㅜ

차 조회해준 개붕이도 고맙고.. 아직 답변 들은건 아니지만 기다린 보람이있어서 맘이 한결 놓인다

 

걱정해주신 여러분들 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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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에 어제 그 차주랑 통화를 했다

 

통화 내용은

 

사실 그 차는 본인 아버지 차량이고 아버지가 그 당사자가 맞는거 같다

어제 내 사연을 듣고 이런일이 있었을줄은 전혀 몰랐다

일단 무서워서 자리를 피하려고 차를 한달전에 아버지가 사다주신거 라고 변명을 했다

이렇게 까지 심각한 일인지 몰랐는데 어제 내가 3시간이나 기다린거 보고

오늘 점심까지 잠도 잘 못자고 계속 고민 했는데

보통일이 아니고 진실을 말해줘야 할거같아서 용기를 냈다

 

우리아빠한테 돈빌렸던 그사람이 본인의 아버지고

한달전에 자기한테 차를 타고다니라고 준다음

아버지는 그 직후 교도소에 들어갔다

(실례일까봐 뭐때매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안물어봤음)

자기 아버지때매 그쪽 아버지와 가족분들이 엄청 고통받은거 생각하니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게 없다 정말 너무너무 죄송하다

라고 진심으로 너무 미안해 하길래

 

쉬이 할만한 이야기가 아닌데 용기를 내준게 너무 고맙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이제는 상관없다 어차피 그 쪽이 한것도 아니고

그쪽 아버지가 한건데 내가 왜 자식에게 뭐라하것냐

내가 뭐라한다고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살아 돌아오는것도 아니니

염려말고 이제 서로 잊자고 말하고 끝냈다

 

 

솔직히 몰라도 될 진실을 알게될까바 걱정도 많았는데

정말 좋게 끝나서 다행이다

만약 내가 분노를 못이기고 해코지를 했다면 사실을 알게될수도 없고

우리 아버지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되었겠지

 

오늘도 말한마디가 중요하다는 큰 교훈 마음속에 새기고간다

 

어제 응원해주신 모든 여러분께 큰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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