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0월 21일.
그 날을 기억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잊을 수 없는
대한민국 최악의 교각사고인 성수대교 붕괴 사고.
안전불감증과 부실공사
그리고 지속적인 안전검사를 무시한
복합적 원인이 초래한 예고된 인재.
하지만 성수대교보다 더 큰 사고가 될 뻔한 사고가 있었다.
1980년에 착공해
1983년 준공이 끝나
1984년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이 통행한 당산철교.
하지만 완공 10년도 지나지 않아
당산철교를 운행하는 지하철 2호선 기관사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산철교를 지나는 도중 교량의 진동이 너무 심해 운행이 무섭다"
하지만 이를 기관사들의 문제로만 가볍게 여겨
그 누구도 아무런 조치도 시행하지 않았고
그러던 중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이후 한강 다리를 전수조사한 결과 당산철교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교각의 대부분에서 균열이 발견되었고
균열을 더 막기 위해서 스톱홀을 뚫었지만 균열은 스톱홀을 무시하고 커졌으며
교각을 지탱하는 너트와 볼트는 손으로 돌려도 풀릴만큼 약해져 있었다.
사실상 언제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산철교보다 성수대교가 먼저 붕괴된 것이 오히려 이상했을 정도였다.
당산철교의 지리적 위치도 큰 문제였다.
1990년대 지하철 2호선.
게다가 영등포와 신촌을 잇는 이 열차가 달리는 도중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면
최소치로 추정해도 2천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할 만큼의 초대형 사고였을 것이다.
이런 충격적인 조사결과에도 일부에서는 철거 후 재시공은 세금 낭비라고 반대했지만
이미 성수대교 붕괴와 다음년 삼풍백화점 붕괴까지 겪고 난 국민들의 부실공사에 대한 여론은 최악이었고
당국은 1997년 1월부터 당산철교의 철거에 돌입했다.
그리고 철거가 이루어지는 도중 1997년 5월, 철거작업 도중 철거하지 않은 부분의
철제 프레임이 스스로 붕괴했다.
이후 새로 지어져 현재도 통행중인 신 당산철교는
헤비 리프팅 공법을 사용해 매우 튼튼하게 건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