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티전과 크리스털 스트라우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여성이 자신의 오빠를 살해한 혐의로 32년 형을 살고 나온 남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게 된 사연이 화제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크리스털 스트라우스(46)는 지난 주말 자택 마당에서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존 티전(57)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 결혼이 주목받는 이유는 티전이 1989년 스트라우스의 이복오빠인 브라이언 맥개리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난 인물이기 때문이다.
비극은 맥개리가 가족의 학대로 집을 떠나 오랜 친구였던 티전의 가족과 같이 살면서 발생했다. 맥개리는 몇년 뒤인 1987년 숨진 채로 발견됐고 몸에서는 자상과 총상이 발견됐다.
검찰의 심문 끝에 티전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그의 친구에게 총을 겨눴다고 털어놨다.
스트라우스는 오빠가 사망할 당시 12살이었다
그러나 5년 전 스트라우스가 감옥에 있는 티전에게 용서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면서 이들 남녀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됐다.
당시 호수로 향하던 스트라우스는 특별한 이유 없이 순간 티전이 떠올랐고 편지를 보내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겼다.
편지를 받은 티전도 답장을 보내 자신의 범행을 한사코 부인했다
스트라우스가 교도소로 면회를 가면서 둘의 만남이 이뤄졌고 스트라우스는 그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티전은 "우리에겐 맥개리를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서로 얘기하면서 불꽃이 튀는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트라우스에게 사건의 증거를 다시 들여다볼 것을 권했고, 스트라우스는 그가 오빠를 죽인 살인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작년 새해가 밝았을 때 둘은 스트라우스의 고백으로 서로 사랑을 확인했고 티전은 그녀에게 청혼했다. 당시 둘은 종신형을 선고받은 티전이 석방될지조차 몰랐던 상황이었다.
사건은 지난 6월 재심 판결이 나오면서 반전을 맞았다.
올해 초 담당 판사가 사건 관련 일부 사진과 보고서 등이 재판 전 피고인 측에 공개되지 않았다
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새로운 증거로 당시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티전의 유죄가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고 맞서고 있다.
티전과 변호인, 스트라우스는 해당 증거가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가리킨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당시 권총에서 티전의 지문만 발견됐고 피해자의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티전이 지인에게 범행에 사용된 권총을 폐기해달라고 부탁한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티전은 당시 검찰에게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스트라우스는 자신의 남편이 된 티전을 사랑한다고 강조하며 "팬데믹 시국에 당시 사건을 분석하는데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전하면서 "쉽지 않겠지만 우리는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