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영 기자 입력 2022. 01. 01. 17:09 댓글 557개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해외여행을 다녀온 자가격리 대상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 격리' 등 정부의 방역지침과 관련해 여자친구와 논쟁을 벌이다 결국 헤어졌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30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한 남성이 글을 작성했다.
작성자는 한 달여간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와 10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대상자가 됐다며 "처음부터 순순히 자가격리를 따를 생각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도착하자마자 ATM에서 현금을 뽑았다"며 여자친구가 이유를 묻자 "자가격리 하는 동안 나가서 카드를 쓰면 걸릴 테니 현금을 쓰기 위해 그랬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여자친구가 작성자의 행동을 지탄하자 두 사람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작성자는 "여자친구는 끝내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자가격리 3일차에 이별을 통보했고 잘 지내라는 인사를 끝으로 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자가격리 지침에 따르지 않은 나의 행동은) 국가와 사회의 입장에서 잘못됐지만, 내 입장에선 전혀 잘못이 아니다. 결국 ‘개인의 자유냐, 공공의 이득이냐’라는 문제다"라며 "국가는 필연적으로 국가라는 존재를 지탱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말살한다. 그러면 개인은 거기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조금이라도 뺏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는 무의미해진다. 나는 그걸 이해한다. 그러니 나의 가까운 사람이 공익을 우선으로 두고 나를 심판하려는 태도는 나는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자가격리 중에도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AI 음성으로 걸려오는 전화 말미에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면 고발당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자 욕설을 내뱉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자가격리가 끝나고, 단골 술집에 들른 작성자는 태국의 코로나 방역 지침이 어땠냐는 업주의 질문에 "태국은 한국보다 규제가 심하다. 9시 이후로는 편의점에서 술도 살 수 없고 낮에도 밤에도 술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작성자는 "하지만 태국인들은 정부의 지침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며 "술을 달라 그러면 보온병에 담아 보리차인 것처럼 준다. 9시 영업 제한이면 9시에 잠시 문을 닫았다가 11시에 다시 오픈하는 식으로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고발 없이는 사회는 정상적으로 굴러갈 수 없는 걸까?"라며 "인간이 서로 신뢰하고 신용하며 살아온 역사는 어디로 가고 고발로 사회를 지탱하려고 하는 걸까, 이걸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