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공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게시물이 뭐냐면
시공사가 어쩌고 감리가 어쩌고 외국인근로자가 많은데
똥이 어떻고 천장이 거무튀튀하면 어쩌고…
대기업 원청사에서 십수년간 경험했던 일을 토대로 써보자면
1. 발주처가 시공사를 선택할 때 시공능력평가 따위는 별 관심없고 얼마나 싸게 입찰하느냐가 관건임.
* 설계도면이 제대로 된건지 아닌지 검토를 하지 않음.
* 때문에 시공사 선정 후 설계변경 요구 건이 많아지고 공사비증가문제로 지지부진함.
("늬들이 알아서 해"라는 게 대부분임)
2. 낙착된 시공사, 즉 원청사는 같은 방법으로 하도급사를 선정함.
3. 하도급사는 또 재하도급사를 선정함.
4. 재하도급사는 또 소사장에게 낮은 대금으로 공사를 맡김.
5. 원청사 관리직원은 평균 800억 아파트현장 기준으로 대략 십여명 남짓.
6. 그 중 필드맨은 대여섯명 정도.
7. 한명이 동 2개 또는 3개를 감당함.
당연히 품질과 안전이 보장되기란 어려움.
근데 이 품질과 안전이라는 게 오롯이 원청사만의 문제냐?
당연히 하도급사라 근로자 역시 품질과 안전의 당사자들임에도 나몰라라 하는 게 현실임.
8. 하도급사는 사실 관리의 개념보다는 작업팀 붙여서 공정표 따라가기 급급함.
9. 사실 수준도 안되는 골조업체, 설비업체, 습식업체 들어와도 어찌 할 수 없는 게
제대로 된 회사가 그런 저가에 그 공사를 할 수도 없거니와 원청사 본사 임원 입김으로
선정된 하도급사가 현장마다 있음. 이 시발롬들이 일을 잘하기 보다는 배짱시공이 대부분임.
10. 감리는 예전에는 진짜 한량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변했음.
국토부 점검이나 시청점검 등 다양한 점검이 많아졌고 자기들 피해보지 않으려고
시공사 쥐어짜거니와 면피용 서류를 만들어 놓음.
11. 사실 감리가 아무리 엄격하더라고 현실상 그 기준에 부합하기란 쉽지 않거니와
수준 미달의 감리와 시공담당자들이 즐비함.
12. 재하도급의 과정을 거쳐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들은 어차피 돈만 받으면 되니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많고
간이 안맞으면 시공 도중에 다른 현장으로 째버림. 그럼 다른 작업팀이 마무리하는데 전 팀이 어떤 짓을
해놨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움.
13. 외국인근로자들은 대부분 고난이도 기술력을 요하는 작업에 투입되기 보다는 한국인이 기피하는
고중량 작업 또는 고위험작업, 시공단가가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저가공종에 많이 투입됨.
대표적으로 알폼작업이나 거푸집 해체정리작업, 할석 미장이나 조적작업이 대표적이고
곰빵이라고 하는 자재 운반작업은 이미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담당함.
14. 문제점을 쓰라면 한도 끝도 없고 이제 진단을 했으니 처방을 해봅시다.
15. 먼저 발주처, 발주처는 설계도면의 검토가 완벽하게 끝나야 하거니와
요즘은 DFS(설계안전성검토)라는 제도도 있고 공사안전대장이라는 것도 있는데
제대로 안착되면 좋은 제도일테고 형식적인 서류로 전락하면 이건 뭐 답도 없음.
16. 다음은 원청사, 하도급사 모두 포함되는 얘긴데 모든 작업을 사람들이 하는 일인지라
실수가 반복됨. 이게 밝혀지면 수정하는거지만 안밝혀지면 그대로 건물 올라감.
때문에 원청사부터 재하도급 근로자들까지 한꺼번에 잡으려면 시공실명제를 해야 함.
원청사 공사팀장 이름 걸고 / 하도급사 현장소장 이름 걸고 / 시공근로자 이름 걸고 작업을 해야 함.
하자발생 시 해당 시공자는 패널티를 부여받고 누적 시 차기 공사 투입에 제한을 두면 해결됨.
관리감독자든 시공근로자든 한 현장 끝나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임.
17. 스마트안전이라고 별 되도 않는 전자기기식 안전을 외치는데 그건 전시적인 것이고
제대로 된 시공과 안전을 구축하려면 모든 작업 자체가 스마트화 되어야 함.
모든 공종에 대해 전산으로 준비 과정 -> 시공 과정 -> 완료 단계까지 전산입력으로 근거를 남겨야 함.
이는 원청사 / 하도급사 / 작업자 모두 포함되어야 함.
18. 나도 건설회사에서 십여년 넘게 근무 중이지만 지금 가격으로 아파트 사라면 난 안삼.
거품도 이런 개거품이 없거니와 시공능력은 제자리인데 미쳤어?
개인적으로 아파트는 3억대가 가장 상식적인 아파트라 생각하고 경기도에 그런 아파트에서 살고 있음.
강남이나 수도권 아파트에서 인프라를 누리려는 분들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고 살아야 함.
19. 건설경기가 부양되어야만 나라경기가 사는 것인 만큼 건설사에 필요 이상의 압박을 넣기도 어렵고
제도를 관장하시는 분들 역시 현실을 알지만 한 구석만 썩어 있는 게 아니어서 쉽지가 않음.
20. 결론, 그러니까 우선 근로자까지 포함되는 시공실명제를 도입해서 책임시공을 하게 만들고
근로자 경력관리로 양질의 근로자를 양성해야 된다.
끝.
- 친절한 세줄 요약 -
2. 근데 건설쪽은 욕 먹어도 싸고 도려내야 할 썩은 살이 90%정도 된다.
3. 가장 빠르게 근로자들에게까지 시공실명제를 도입해서 가점과 감점 부여로 차기 공사에
제한을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