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님께서 어제 올려주신 게시글 중에 총기의 역사라는 글이 있었는데 좀 설명이 부족하여 댓글로 쓰다보니 이게 또 너무 길어지더군요. :)
....해서 아예 글로 작성해보았습니다.
아. 다른 댓글써 주셨던 분 중에 ‘대부분 아는 총’이라는 말씀을 듣고 좀 놀랐습니다. 이쪽 방면으론 그래도 나름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던 저였지만 도무지 아리까리한 총들이 많았거든요. 역시 짱공엔 숨은 현자가 많다는걸 새삼 깨달았죠.
원 글은 총기의 역사였습니다만, 정확한 표현은 미국 제식소총의 역사쯤이 맞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서술합니다.
모두 .69구경의 동그란 철환을 쓰는 머스킷 소총이지만, M1840까지는 부싯돌 격발방식이었던 반면 M1842 부터는 퍼커션캡이라는 격발모듈(우리가 어렸을때 갖고놀던 딱총 화약이랑 비슷한 모양의)을 사용해 날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사격이 가능해졌지요.
이후로도 M1855/61/63이라는 강선식 머스킷을 더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2. 스프링필드 M1884 Carbine, .45 Trap-door
두번째 소총은 트랩도어 방식의 .45구경 라이플입니다. 트랩도어는 후장식 소총이 발전하게 되는 과정에 등장한 격발방식으로 방추형탄과 페이퍼카트리지 장약을 관짝 문을 열고 집어넣고 문을 닫음으로서 가스 챔버 폐쇄가 발생해 장약의 폭발력을 발사에만 집중시키는 방식의 단발식 소총입니다.
뭔가 되게 복잡하게 설명했는데 그냥 저 뚜껑열고 총알이랑 장약넣고 뚜껑 닫고 빵야입니다. :)
3. 스프링필드 M1899
(이게 제일 헷갈렸던 총인데 원본 사진 작가는 도대체 어디서 이런 총을 주워온건지. 퀴즈 풀이하느라 머리가 뱅뱅)
이놈의 원전은 노르웨이산 클락-요르겐센(Krag-Jørgensen;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클라그 에르겐센’이라는데 그냥 저 꼴리는대로 옛날식으로 읽습니다) M1898이라는 한 1메다쯤 되는 기다란 몽둥이의 카빈버전으로 본격적인 볼트액션 라이플의 시작형이라 할 수 있는 소총입니다. 트랩도어나 롤링블럭 방식의 소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미군이 더 많이, 더 빨리 발사할 수 있는 총을 찾다가 발견하게된 물건입니다.
뭔가 북유럽쪽 순록이라도 때려잡을거 같이 생겨먹은 이 소총은 더럽게 비싸고 복잡한 구조 때문에 미국인 방식으로 여러번 개수되었고 최초 도입형인 M1892로부터 M1896, M1898, M1899, M1901까지 여러버전이 존재합니다.
이게 M1898. 원본 사진은 M1898의 카빈형 모델인 M1899입니다.
4. 엔필드 M1917(英 M1914)
왜 갑자기 시간을 거슬러 5~6번째의 M1903 앞에 얘가 있는지는 모르겠는 일입니다만, 이 총은 영국 엔필드 사가 개발하고 윈체스터 사가 OEM 생산하여 돈을 쓸어담은(아말라이트 AR-15의 운명과도 비슷한; 아시겠지만 AR-15가 M16입니다. 재주는 아말라이트 사가 넘고 돈은 콜트 사에서 다먹…) 볼트액션총입니다.
M1903이 너무 유명하여 묻힌감이 없지 않지만 1차대전기, 2차대전기까지도 2선급 화기로서 주로 화력반의 박격포병, 화학병의 부무기로 지급되었다고 합니다.
아, 리-엔필드와 혼동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 리-엔필드는 엔필드와 리가 합작해서 만든 소총이며 이 놈과 다른 총입니다.
얘가 리-엔필드죠(Lee-Enfield Mk.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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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2부를 쓸 짬이 날까요.. ㅠㅠ
하기는 4번째 총 이후의 총기 명입니다.
5. 스프링필드 M1903
6. 스프링필드 M1903A2-A3(A3 초기 개수형)
7. M1 개런드
8. M1 카빈
9. M16A1
10. M4A1 PIP
그리고 여기 빠져있는 미군제식화기의 흑역사 M14도 좀 깔짝 쓰고 싶고…
2022년 최신 채용된 제식화기인 MCX 스피어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은데… 이거 왠지 저쪼어딘가 다른 게시판으로 이동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길고 무더운 목요일도 고생하셨습니다. :)
즐거운 퇴근길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