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돼지 잡기

곰또곰 작성일 23.07.22 10: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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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래전 얘기네요.

서울근교에서 전투방위로 복무할 때, 위에서 각 대대에 살아있는 돼지 한마리씩 내려 온 적 있습니다. 군인이니까 전시를 대비해서 직접 잡아서 먹는 법도 알아야한다구요.

대대장이 급히 돼지 잡아본 사병이 있는지 수배했는데 아쉽게도 한명도 없었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어렸을 때 시골에서 돼지 잡는걸 본적이 있는 사병은 서너명있었습니다. 하지만 돼지 죽이라고 시킬까봐 가만 있었데요)

간부들이 고민하다가 일단 죽이기만 하면 해체는 취사병들과 주방에서 일해본 경험있는  사병들이 할 수 있을거란 결론에 도달 했습니다.

그래서,생각해낸 도살 방법은…옥상에서 떨어뜨리기 였습니다.

그래서 생활관 2층 지붕 옥상으로 어찌어찌 끌고 올라가서, 네다리를 줄에 묶어 뉘인뒤에 떨어뜨리려는데, 돼지도 떨어지면 죽는다는걸 알아서 발광을 하더군요. 겨우 밀어서 떨어뜨렸습니다.

그런데 추락사하진 않더라구요. 그냥 추락의 고통에 울부짖을 뿐이었죠.

모두들 난감해 하고 있는데, 행보관이 부대입구 가게 주인을 데려왔네요. 다행히 돼지를 잡아본 경험이 있답니다. 일단 고통에 울부짖다 힘이 빠져 가뿐 쉼만 쉬고있는 돼지를 마대자루위에 얹어 수레에 얹은 뒤 여러명의 사병과 함께 취사장으로 가져갔습니다.

그 뒤엔 어찌어찌 돼지가 해체됐고 돼지고기 파티를 하긴 했습니다.

돼지 멱따는 소리가 크다고 들었는데 멱따는 소리는 못들었네요.

가게주인아저씨는 뒷다리하나 가져갔다고 들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1시쯤부터 6시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돼지잡은 글을 읽고 옛날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http://m.humoruniv.com/board/read.html?table=pds&pg=0&number=124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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