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영재는 의대에 합격한 후 유럽여행을 떠나겠다고 나섰다. 같은 날 크루즈 여행을 가기로 한 엄마 이명주를 오랜만에 안아주기도. 의아해하던 이명주는 아들이 유럽이 아닌 신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입주도우미였던 가을과 사랑에 빠져 도망친 것.
충격에 빠진 이명주는 이들을 찾아 나섰다. 사랑을 나누고 있는 둘을 본 이명주는 무차별적으로 가을을 때렸다. 영재는 엄마를 말리며 "나 7살 때부터 공부했다. 1등 못하면 밥도 안 줬잖아. 성적 떨어지만 집 나가라고 했잖아. 지옥 같은 생활, 가을 누나 없었으면 못 버텼다"며 소리쳤다.
이어 그는 "서울대 합격증 줬잖아. 이제 내 마음대로 살 거다. 내가 뭘 하고 살지는 지금부터 생각할 거다. 분명한 건 의대는 엄마 아빠가 원했던 거지 내가 원한 게 아니다. 더는 엄마 아빠 아들로 살고 싶지 않다"며 19년간 입시 지옥에 시달리며 쌓았던 울분을 토해냈다.
이명주는 "부모 자식 인연 끊겠다는 거냐?"며 아들을 붙잡았다. 영재는 "그래서 19년 동안 훈육이든 사육이든 버틴 거다 더는 지옥에서 살기 싫어. 당신 아들로 사는 건 지옥이었으니까.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마시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돌변한 아들을 보며 이명주는 쓰러졌다.
집에 돌아온 이명주는 영재가 남긴 태블릿 PC를 찾았다. 거기엔 "죽어버리고 싶다. 차라리 날 죽여주지. 가을 누나와 대화하는 게 행복하다. 엄마는 왜 날 낳았을까. 그놈의 100점. 내가 죽어서 없어져 줘야 속이 시원하려나" 등의 울분이 적혀 있었다.
특히 영재는 "이 집에서 반드시 나갈 거다. 그 때까지만 죽은 듯이 공부하자. 해드리자. 그래야 복수할 수 있으니까. 날 사랑한다고? 그냥 자랑거리가 필요하다고 솔직히 말해. 의사라니 저런 것들이 내 부모라는 게 끔찍하다"며 부모에 대한 원망을 남몰래 숨겼다.
이를 발견한 이명주는 남편에게 태블릿 PC를 건넸다. 그러나 박수창은 "애초에 가을이 년 들인 게 누구냐. 엄마가 돼서 어떻게 자식이 이딴 생각을 품고 있는 줄 몰라? 이 자식 죽이고 깽값 물겠다"며 깡패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애 하나 찾아와라. 애 반 쯤 죽어도 된다"고 분노했다.
아들을 폭행 청부하는 남편을 보며 이명주는 기겁했다. 박수창은 "아들이 복수한다잖아. 이런 개자식을 냅둬야 되냐"고 소리쳤고 이명주는 "둬 건들지 마. 그래야 돌아와. 작정하고 숨으면 영여 못 찾아. 나 영재 포기 못해. 우리 아들 포기 못해"라며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영재는 가을과 섬을 떠나 더 멀리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