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관련 전쟁게임을 원하는 밀리터리 팬들 중에서 해양시뮬레이션, 특히 잠수함 시뮬레이션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워게임 하면 전술/전략적인 시점에서 진행되며 대부분 전장을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있어야 워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일런트 헌터3 (이하 사헌3) 는 그보다 작은, 일개 잠수함의 함장이 되어 직접 전투에 뛰어드는 것으로써 기존의 워게임보다 통제가능한 영역은 적지만 직접 전장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자신이 전투의 주역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일단 사헌3를 실행시키면 처음에 무엇을 할지 몰라서 매우 당황하게 될 것이다. 이게임은 캠페인/시나리오 개념이 아니라 커리어 모드/역사적 전투 이렇게 나뉘어져 있다. 커리어 모드는 자신이 참여할 년도와 모항이 될 항구를 정하여서 시작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날때까지 보다 많은 함선을 가라앉히고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여 그 공로로 계급이 승진되고 훈장을 받으며 잠수함을 보다 좋은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간동안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자유도는 매우 높으며 미션으로 주어지는 것은 "XX구역을 정찰하라"뿐이다. 작전지역으로 항해하는 동안 조우하는 적군의 수송선, 항공기는 모두 적대적 행동을 보이며 때때로 운이 좋다면 거대한 규모의 적군의 수송 컨보이 (일종의 함대 개념이다.) 를 만나서 잔혹한 사냥을 시작할수도 운이 없다는 적군의 태스크포스 (작전함대)를 만나 적 전함의 함포사격과 항공기 공격, 구축함의 집요한 폭뢰투하에 오랫동안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게임은 잠수함 시뮬레이션이라는 명칭답게 엄청나게 사실적이다. 플레이어는 계산기를 동원하여 AoB를 구하고 적 함선과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해야 하며 지도에 각도기를 동원하여 Bearing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초심자를 고려하여 리얼리즘을 떨어트린다면 이 모든 과정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행하여 주며 플레이어가 할 일은 적 함선을 조준한뒤 어뢰발사 버튼을 누르는 일이 전부이다. 그러나 사실성을 중시하는 밀리터리 유저라면 계산기와 각도기, 각종 수학공식을 총동원하여 고심끝에 어뢰를 발사하여도 수심계산을 잘못하여 어뢰가 적 함선에 맞고 튕겨저 나가는 장면을 본다면 혈압이 올라 잠수함을 수면에 부상시키고 전속력으로 달려들면서 잠수함에 장착되어 있는 88mm 대포로 적을 가라앉이려는 시도를 하다 오히려 침몰당하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사헌3의 또다른 특징은 다이나믹 캠페인을 지원하여 적군의 위치와 나타나는 종류가 항상 랜덤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고증은 철저하여 적군의 주요 상선 루트가 존재하며 이 루트에는 적군의 구축함이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지도 루트를 보면 독일이 왜 대서양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는지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미국-영국 선박의 상선들이 대서양을 건너가지만 유독 북대서양을 거치는 루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헌3에 등장하는 배들로는 II,VII,IX,XXI들이 있으며 거기에 다양한 형태의 개조를 플레이어가 직접 행할 수 있다. 또한 승무원들도 전투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계급이 상승하며 장교들은 특수한 능력을 수병들은 노련함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아끼는 부하에게는 훈장을 달아줄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마치 Rpg를 하는듯한 느낌도 받게 될 것이다.
밀리터리 팬이라면, 특히 당신이 잠수함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사헌3는 반드시 해봐야 할 게임이며 이것은 결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 불펌금지. 이 글의 저작권은 팝폴더의 최후에게 있습니다. - 808080님, 제발 낚시대를 거두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