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에 작성된 최고의 충격 스타크래프트 라는 글과 거기에 대한 리플들을 읽고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애초에 현실적 개념의 전투를 지향했던 C&C와는 달리 판타지적 가공물입니다. 이 말만 듣고 따지시기를 그럼 어느게임이 완전히 현실적이냐. 라고 하실텐데요..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이 워크래프트에 미래적 개념을 도입해 만든 미래적 판타지라 말씀 드리겠습니다.
고대에서 부터 파생된 판타지를 미래에 맞게 변형시켰으니 스타크래프트에는 유난히 접근전을 하는 유닛들이 많습니다. 고대적 판타지인 워크래프트가 칼과 도끼로 싸웠듯이 스타크래프트의 유닛들도 단지 이름만 바뀐 무기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논쟁중에 하나였던 C&C와는 다른 탱크의 개념에 대해서 말하자면 테란의 탱크는 탱크이기 이전에 시즈 무기입니다. 시즈무기란것은 고대의 공성전에 사용되던 무기체계로써 먼 사거리를 지닌 투척용 무기이지요. 그것을 탱크의 형태로 만든것이 시즈탱크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C&C나 현대에서 사용되어지는 돌격형 탱크와는 다른 개념이 되는것이지요. 그렇기에 탱크이기는 하지만 탱크라는 이름은 시즈무기와 범용적으로 차용되어진 형태 같습니다. 이것은 결국 스타크래프트가 고대적 판타지를 미래적 형태로 바꾸었다는 사실을 뒷받침 시켜주는 또하나의 증거가 되는 셈입니다. 그렇기에 밀리터리적, 혹은 sf적 개념의 C&C와 판타지적 개념의 스타크래프트를 쌍방 비교하여 어떤것의 우위를 정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보입니다.
물론 게임 자체의 가치에 대해서는 비교를 할수 있다지만 단지 유닛이 어떻고 저떻고 현실감은 어떻고 한다는것은 완전 무리입니다. C&C역시 가장 주요한 쟁점이 되어야할 공중전에서는 지극히 소홀하지 않습니까? 공중전을 잘 표현한 게임은 역시나 토탈어니힐레이션 같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너무 빨라서 컨트롤이 안되는게 문제이지만.. 아. 이건 그냥 사담입니다.
다시 돌아가자면 스타크래프트의 게임적 특성은 마치 체스나 장기 같다는 느낌입니다. 주어진 말들로 싸우는 장기나 체스와는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그것들을 직접 만들어 내어 싸워야 하지요. 그렇기에 스타는 매우 단순한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치열한 싸움을 만들어 내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기에 딱딱 맞아 들어가지는 컨트롤이 되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게임이 그런 특성이 없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스타처럼 맞아 들어가기는 조금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역시 그런걸로 우위를 따질순 없습니다. 장기가 좋은가 오목이 좋은가. 좋은게 좋겠지요. 장기가 좋다고 모두들 장기만 둬야한다 라는 사고 방식은 문제가 많습니다.
* 덧붙이자면.. 스타크래프트에서 비행 유닛의 동체를 회전시키는 기술을 엔진에 장착시켰다면 배틀쿠르져가 벌쳐만큼 빠를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