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그라/제라의 유저들 반응과 게임XX에 대한 바램[펌]

노루맨 작성일 06.02.26 13: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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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우수함


다른사람이 쓴걸 여기에다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오랫만에 타 사이트에서 멋진리뷰?를 보아서...여기에다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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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 시절 재믹스부터 시작해서 패밀리, 메가드라이브, 슈퍼패미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큐브를 거쳐 현재 PSP까지, 게임과 함께 살아오면서 항상 소원이 있었습니다. 일본어, 영어가 아닌 바로 한글로 되어있는 게임이 하고싶다는 소원이였습니다. 그러다가 군 제대후 리니지를 보면서 얼마나 신기해했었는지 모릅니다. 비록 게임을 즐기지는 않았지만, PC방 아르바이트 하면서 보고있으면 메뉴도 한글, 케릭터 이름도 한글, 대화도 한글... 그때는 다른거 다 필요없고 오직 한글로 된 게임이라는 것만으로도 볼때마다 신기해하고 즐거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기를 지나 게이머들은 더욱 더 많은걸 바라게 되었습니다. 2D가 지겹다해서 3D, 케릭터도 종이인형에서 실제 사람같은 체형으로, 더 화려하게, 더 세밀하게, 사냥만 하는게 지겨우니 낚시도, 의미없는 퀘스트 말고 스토리있는 퀘스트, 시대적 배경도 판타지, 무협, 중세, 미래 등등...

 

이런 시점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도 좋지만, 현재 많은 게임 커뮤니티에서 보이고 있는 흑백논리로 가득한 유저분들의 글(모든 유저분들이 아닙니다. 읽어보시면 아실겁니다)들을 향해 꼭 이야기하고 싶은 점이 있어 이렇게 키보드 앞에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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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의 모든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흔히 빅3(지금은 많이 수그러들었죠)에 대한 글들이 거의 대부분인데, 저 역시 썬의 프리오픈, 그라나도의 스트레스 및 오픈, 제라의 오픈 베타의 기회들을 통해 이 게임들을 접했고 여러 게이머분들의 말씀처럼 좋은점, 부족한 점들을 느끼고 있는 바입니다.

 

각 게임들의 평가는 대부분(말 그대로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요약되는데요.

 

SUN - 어두침침하고 사실 그래픽도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고, 방만드는 것만 디아랑 비슷하지 완전 단순 노가다 게임이다.

 

그라나도 - MCC의 참신함과 화려한 그래픽이 너무 좋다.

 

제라 - 기존의 게임과 특별히 다른점도 없고 실망이다.

 

이쯤에서 SUN은 일단 스스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오픈 시기를 미정으로 한채 이것저것 손보고 있다고하니 잠깐 차치하고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솔직히 그라나도를 하면서 MCC에 대해서는 그렇게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그냥 "아... 여러케릭을 내가 콘트롤 할 수 있는 게임이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는 것이죠. 마치 몬스터를 죽여야 돈과 아이템을 얻는 게임만 하다가 리니지2에서 스포일이라는 스킬을 봤을때 느꼈던 것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오~ 신기하다"가 아닌 "아... 이 스킬로 다른 아템도 얻을 수 있구나."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인 것이죠.

 

전 그것보다 퀘스트를 받고나서 해당 지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차라리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기존의 여러 게임에서 퀘스트 주고나서 이리저리 X개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그 퀘스트를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편리하다는 느낌을 주었거든요. 유저의 편의에 신경썼다고 할까요.

 

또한 몇주 전 제가 라펠즈에 대해 리뷰쓰면서 언급했던 카메라의 위치에 따라 오브젝트가 케릭터를 가려버리는 답답함 문제, 이 문제 역시 그라나도에서는 케릭터와 카메라 사이에 위치한 오브젝트를 반투명화 시켜 시야를 열어주는 유저에 대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제라에서 기존 게임과 특별히 다른점이 없다고들 많이 하시는데, 에고패널이라는 시스템 모르고 대충 룬 올려대면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제대로 알고 사용하면 상당히 효율적이면서도 스킬을 배치하여 해당 옵션으로 하여금 이용하지 않는 유저보다 한단계 사냥속도나 위치면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유용한 시스템입니다.

 

게다가 룬을 리니지처럼 책을 사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게임처럼 레벨이 되면 자연스레 생기는 것이 아니라 룬 트레이너에게 레벨에 상응하는 룬들을 공짜로 받고 이것저것 사용해보고나서 제게 필요한 룬들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유저들이 항상 요구하는 "스킬 초기화"가 필요없다는 것이죠. 돈에 대한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스킬을 다 써보고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또 하나의 특징은 스킬간의 상성관계가 존재함으로 무작정 공격스킬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유저의 케릭터와 몬스터 모두 가드라는 일종의 보호막이 있는데 이 보호막은 오직 인스턴트 스킬로만 깰 수 있고 그 외 스킬은 소용없죠. 심지어 일반공격을 가하면 일정 데미지가 자신에게 돌아오거나 가드스킬 특유의 속성데미지를 입게됩니다.  이는 지금까지 여러 게임들이 골치를 썩었던 오토사냥을 잠재울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지간한 A.I가 아니고서야 몬스터가 가드스킬을 쓰는지 모를테니까요.

 

무기나 장비에 렙제대신 등급이란게 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낮은 등급의 아이템을 팔고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낮은 등급의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얻습니다. 이때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돈주고 사는 것과 업그레이드시켜서 사용하는 것과의 금액차이는 실로 상당합니다. 물론 저 역시 이 부분에서는 조금 우려하는 바입니다. 지금은 오픈초기라 그런지 성공확률이 높지만, 나중에 확률이 떨어지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세계관을 이야기할 때 많은 유저분들이 와우를 말씀하시는데, 어차피 사람이 느끼기 나름이겠지만, 전 제라의 데미플레인에 들어가서 앞과 뒤에 등장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마치 제가 이야기속의 주인공이 된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나중에 베르바즈라는 곳의 데미플레인에서 마지막 보스가 죽어가면서 하는 대사가 이렇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적이자 동지여..."하는 대사가 있는데, 왜 나를 적이자 동지라고 했을까? 분명히 난 적으로 인식하고 죽였는데 날 동지라고 부르다니...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나중에 알 수 있을지도 모르죠.

 

일단 며칠동안 느낀것은 이정도입니다. 제가 그라나도 스트레스 테스트와 오픈베타 며칠했다고 그라나도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제라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제가 무슨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사람도 아니고 며칠 몇주동안 알면 뭘 얼마나 알겠습니까. 물론 처음부터 유저들을 혹~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큽니다. 하지만 그 혹하는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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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게임을 정할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픽, 편의성, 재미, 스케일, 커뮤니티, 액션, 스피드...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자신만의 기준입니다. 자신이 세우는 기준에 있어서 어떤 지식, 통계를 가지고 기준을 세웠다고 말해도 모든 유저들이 공감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거죠.

 

WOW를 재밌어 죽겠다고 며칠동안 밤세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한쪽에는 컨트롤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1시간도 못하고 접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케일이 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뛰어다니는게 지겨워서 스케일 좁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고, 자유도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으면 머리아프게 무슨 자유도야 그냥 어떻게 하라고 하면 그대로 하는게 속편하지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볼때에는 그라나도와 제라 모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게임입니다. 대부분의 커뮤니티들을 보면 이 나름대로의 매력을 하나의 기준으로 어떤 게임이 더 나은가에 대해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게임메카의 리뷰에도 올라왔죠) 서로 다른 특성을 어필하고 있는 두게임을 가지고 이게 낫네 저게 낫네하는 것 보다는 각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점을 잘 살리고 못살렸다는 것에 대해 토론이 이루어져야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그라나도의 특징은 MCC(Multi Character Control)인데 이것에 대해서 이런점은 잘 살렸고, 아쉬운 점은 이거다. 앞으로 이런점을 보완하면 더욱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항상 단점을 꼬집을 때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보완점도 함께 기재하여 자신의 주장을 더욱 논리적으로 피력할 수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밑도끝도 없이 이건 뭐같고, 저건 쓰레기같고... 그런 비판도 아닌 비난은 제 조카 소영이(3살)도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전 다른 많은 분들처럼 게임에 대해서 전문지식도 없고, 분석력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 오픈한지 한달도 안된 게임에 대해 망한 게임이다, 기존 온라인과 다를것 없는 똑같은 쓰레기게임이다, 실망이다... 이런 말씀 못드립니다. 단지 며칠동안 아주 조금 해보면서 느낀, 위에서 언급한 바 처럼 이런저런 특색이 있구나... 이정도까지 입니다. 앞으로의 패치와 업데이트들을 통해서 좋은점들을 얼마나 살리고, 부족한 점을 얼마나 채우고, 안좋은 점을 얼마나 제거해나가는지 기대할 뿐입니다.

 

오픈한지 한달 아니 일주일도 안된 게임에 대해서 이미 모든것을 파악한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들의 글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긴 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글들과 댓글들을 읽어보면 게임에 대해서 상당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계신것 같은데, 그 많은 지식으로 좋.은.게.임, 쓰.레.기 라고 단정지어 평가만하시지 마시고 생각하시는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의견들도 좀 많이 써주세요.

 

중국내에서 한국게임들이 순위싸움에서 많이 밀려났다죠. 이 시점에서 게임업계에 필요한 것은 "이따위로 만들었어"라는 비난이 아니라 "이런 단점은 이렇게 보완하는 것이 좋다"라는 비판입니다.

 

게임메카가 게임 커뮤니티 중에서 손꼽힐 정도의 규모를 가진 사이트인걸로 알고 있는데, 게임메카에서부터 한국 게임업계를 무작정 밟아죽이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실질적인 유저들의 의견이 나오고 이 한국 온라인 게임의 위기를 이겨나갈 대안들을 내놓는 발전적인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출처_게임메카--------
오랫만에 보는 평화적인 리뷰...
무작정 쓰래기라 칭하지 않고 무작정 밟아 죽이지 않는 리뷰....
오랫만에 보는거 같아 올립니다. 이것을 보고 여러가지를 느꼈었습니다.
짱공유 분들도 무조건 쓰레기라 칭하지 않고...비판이라는 선에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제가 쓴글은 아니지만..이렇게나 긴 글을 다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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