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인듯한)]Cross Channel 스포일성

ForJe 작성일 06.05.07 0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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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우수함


조금 밑에 게시된 같은 게임의 리뷰에 캐릭터 소개라던가 평가라던가 하는게
있으니, 이 글에는 플레이 이후의 감상과 헛소리들을 잠시 끄적이는 걸로 합니다.



시작에 앞서, 저는 미연시 게임을 좋아한다던가 하는 부류는 아닙니다. 즐기는 편도 아니고,
수많은 대사량 앞에서 엔터(혹은 스페이스바with 컨트롤키)노가다를 하면서 스토리를
보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제게 있어서 미연시 게임이란 그저 톽톽-_-톽의 도구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제 욕구(망?)+호기심 이 흔히 '뽕빨물' 이라고 불리는 게임을 받고, 길지 않은 시간을
플레이 후 삭제가 되는 그런 코인석커 정도의 개념이랄까요...

즐겨하는 분들처럼 텍스트 번역기 같은 프로그램은 전혀 사용하지 않기에(하는 방법도 모릅
니다;) 한글 패치가 되있는 게임들을 보는게 은근히 기뻤습니다. 단지 너무 긴 스토리, 손에
마비가 올정도로 눌러야 되는 엔터, 잘못된 선택 이후 반복되는 노가다 이러한것들이
자연스레 미연시 게임과는 거리를 두게 만들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시험기간 中

변덕이었습니다. 무료함이었습니다. 무언가 신선함을 찾고 있는도중(그러니까 뽕빨물을
찾는도중) 한글 번역이 된 Cross Channel 이라는 게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슨 게임인가 하고 궁금한 마음에 적절한 클릭과 함께 떠오른 스샷을 봐주었습니다.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 익숙한 캐릭터. 머릿속에는 간단한 답이 떠오릅니다.
나나카 크래쉬(속칭 남자날리기) 의 캐릭터. 왠지 모르게 반가웠습니다.
그 당시 이름은 몰랐지만, 나나카 크래쉬의 남자캐릭터'타이치'를 17만 미터(170km)
정도 날려보낸 추억아닌 추억이 되살아 나고, 그 발랄한 분위기의 플래쉬 게임이
진정한 게임 내에서는 어떨까 하는 호기심+무료함+변덕 을 적절히 이용해서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때마침 제가 Cross Channel 을 구하던 게시물중 하나가
'반전있음' 이란 문구도 있길래 서슴없이 내려받았습니다.

---------------------------------------스토리------------------------------------------

남는 시간을 적절히 이용해서 내용들을 읽어보자 하는맘에 나오는 모든 텍스트들을
읽어주자 하는 맘에 시작한게 어느새 저는 스토리에 몰입하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7주차의(불확실합니다;)플레이중 첫번째 주의 분위기와 그 이후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상반되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스토리는 크게 밝음-어두움-진실-무리&체념-송환-기억 이런식으로 나눠지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 달리 설명할 방법이 생각나질 않습니다.

첫번째 주는 밝았습니다. 아아 그렇구나, 그냥 학생들의 학교생활이었구나. 하고
넘어갔습니다. 편차치란게 무엇인지 하는 작은 의문은 남았지만 시험같은 거겠지
하는 맘으로 살짝 옆에 모셔두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4시간동안 3주차 까지 플레이 하는동안 계속 이어지는 내용인지
몰랐습니다;)

두번째 주는 어두웠습니다. 이런 간단한 수식어로 표현하기도 참 애매 합니다만...
일단 두번째 주는 어두웠습니다. 시작전의 프롤로그 라던가, 음악적인 분위기.
시각적인 분위기. 그리고 한 구절. '인류는 멸망했다'. 이런 것들에 힘입어 2주차는
충분히 어두웠습니다. 거기에다 2주차의 끝에 기다리는것은 주인공과 그 친구들의
죽음. '뭐야 이거' 이런 말을 혼잣말로 할 정도로 저는 은근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3주차 까지 가주니, 왜 야한 씬이 안나오는거지 라는 의문과 엔딩은 언제지 하는
두가지 의문이 마음속에 맴돌았(지만 적절한 선택을 통해 보았습니다.)습니다.
미키 라고 하는 헤리버터의 여자아이 닮은 캐릭터와의 썸씽. 그리고 상처입은
주인공과 진실을 알려주는 미키.

여기까지 오니 대충 전체적인 스토리가 잡히더군요.

일주일 을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무한반복 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제가 안써도
플레이 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누군가 죽더라도 약 6일 12시간정도 후에는
아무일 없다는 듯 일주일 전으로 되돌아 갑니다. 시간의 무한반복, 바꾸고 싶었던과거
이것은 마치 메가쇼킹만화가의 탐구생활 내용중 하나였던 만일 시간이 반복된다면
이란 가정을 가진 영화 The I Inside 아이 인사이드 와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자체는 Cross Channel 플레이 후에 보았습니다)

하여튼, 주인공은 나나카의 도움으로 산위에 있는 '사당' 이라는 장소를 통해
시간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는것을 알아챕니다. 이후 적절한 판단을 통해
친구들을 원래 세계로 보내고 학교에 남아있던 안테나로 자신의 방송을
친구들을 보낼때 안겨준 라디오로 방송해주며 끝이 납니다.

에필로그로는...원래 자신이 있던 세계로 돌아간 친구들의 혼(같은것)이 주인공을
보며 서로 대화 하며 이 오묘한 게임의 막이 내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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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재밌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재미없는 결론이긴했지만
그것도 꽤 나쁘지 않았습니다. 워낙 '시간' 이란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시간이
역행되고 반복된다는 스토리자체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엔딩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머릿속이 꽤나 복잡복잡 해져서, 다른 감상은 없었습니다만 이 문구 하나만 떠오르더
군요. 죽고 싶지 않은건 무한한 아쉬움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이다. 뭔가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말인데, 게임자체에 입각해서 생각해보면 조금은 느껴질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신이 만든 세계에 자신 혼자남는것보다, 차라리 이 시간들을
계속 하고 싶다고...제가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주인공에게 몰입을 했었는지, 엔딩같은건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엔딩을 보면 완전히 끝나버릴것 같은 느낌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만두자니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것도 있고 해서 결국 엔딩을 보고
조금 허무한 느낌과 아쉬운 느낌들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건, 엔딩을 보며 생각이 났던 게시글의 나머지 일부인데...
이 게임을 만든 회사가 Cross Channel 이후에는 쓰레기같은 게임들밖에
만들지 못했다는 것. 마음속에 남는 내용을 가진 미연시 게임의 시작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시작 했고 그 수준을 웃도는 것을 만들지 못했다는그것.
이러한 것들이 고작 '뽕빨물' 이나 하는 저에게조차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할정도면
꽤 괜찮은 수작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스샷은 게임CG중 하나입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고른게 아니라
저에게 약간 정신적인 충격을 준 장면+내용 입니다. (내용자체는 없습니다만;)

**이 게시판에서 이것저것 논란이 있었던 Fate/Stay Night 도 해보았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화려하다는 수식어로 대채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길기만 길고 알맹이가 없는 글 읽어주신 모니터앞에 계신분께 삼삼한 감사의 말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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