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가 있던시절 SSX를 너무나도 재밌게 했었던, 자칭 스노우보드게임 매니아인 저로써는, 엔씨소프트라는 거대회사의 네임밸류에 자그마한 기대를 걸고 접해봤던 SP JAM에게 파이프렌치로 뒤통수를 후려맞은 듯한 실망감을 느끼고는, 한달가량를 써든에 쩔어 살았습니다.(그래봤자 상사-_-) 그러다가 얼마전 네이트닷컴에서 '카트가 질렸니 크보로 와라' 였나; 아무튼 이런 식의 멘트를 내세운 광고를 보고 크리스탈보더라는 게임을 접해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게임을 해본 저의 첫 느낌은 '빠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스노우보드게임의 강점이 뭡니까, 카레이싱게임에서 죽어라 엑셀을 쳐 밟아도 느끼지 못하는 그 설원의 깎아지르는 다운힐! 그 속도감을 느끼게 해줘야 그게 진정한 스노우보드게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_- 우선 크보는 속도감 하나 만큼은 맘에 들었습니다.
앞서 거론했던 spjam은 바로 이런점을 느낄 수가 없었던것이 참으로 아쉬웠었습니다. 무슨 봉을 타고 가는걸 보면 오히려 토니후크프로스케이터가 떠오르기도 했구요-_-
아무튼 크보에 대한 저의 첫 인상은 '이 게임 맘에 든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허접하지만 리뷰 형식을 갖추려 노력하는 자세로 크리스탈보더에 대한 리뷰를 써 보겠습니다.
★ 그래픽
크리스탈보더는 카트나 spjam이 채택했던 카툰렌더링(쉘세이딩?)방식이 아닌 풀 3D방식으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뭐 개발사들의 의도야 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SSX스타일로 가자는건 크리스탈보더쪽이었던것 같군요. 일단 그래픽의 퀄리티를 보자면,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인터페이스도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 게임 그래픽의 퀄리티 또한 결코 낮지 않습니다. 속도감 표현을 위한 시각효과또한 맘에 들구요.
현재까지 공개된 4개의 캐릭터들은 대체적으로 귀여운 재팬애니스타일입니다. 추후 4개가 더 공개된다고 해서 한 번 봤는데 새로 나오는 캐릭터들은 귀여움보다는 중후한 멋이 느껴지기도 하더군요-_- 카리스마적이기도 하구요.
배경처리는 다소 단순하다고 생각되는데요, 게임진행이 빠르다보니 배경을 볼 시간이 없어서일지 모르겠지만, 배경부분에서의 묘사가 좀 더 이루어졌으면 좋았을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맵을 살펴보자면, 스노우보드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배경으로한 맵만 있는것이 아니라는게 참 특이했습니다. 현재 맵이 10개 좀 넘게 공개된것 같은데요, 눈, 사막, 숲, 도심, 하늘, 바다 이렇게 6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이것역시 게임이니까 가능한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막에서 스노우보드 타는 맛도 괜찮더군요ㅎㅎ
★ 게임성
음.. 게임성이라기보다는 이 게임의 특징들을 나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게임인 카트라이더가 초반에 내세운 광고카피는 '엔조이 드리프트' 였습니다. 마리오카트를 따라했다느니 하는 공방이 많았지만, 결국엔 대성공을 거두게 된 이유는 제 생각에는 드리프트를 시프트키 하나로 단순화 한 이 게임의 대표적인 특징이 캐쥬얼 레이싱게임으로써의 재미를 더 크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비단 레이싱장르뿐이 아니더라도 내세울만한 특징하나 없는 밋밋한 게임에서 재미를 찾기란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크리스탈보더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픈 맵' 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다른 레이싱게임들처럼 정해진 길로 가면서 역전을 노려야 하는 힘든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기존 캐쥬얼 레이싱게임은 기껏해야 지름길 한두개 있는것이 고작이었는데요. 크보는 아예 맵을 열어놓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길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죠. (물론 맵 자체의 리미트 영역을 벗어나는 곳은 안됩니다-_-;) 물론 기본적으로 정해진 레이스 코스는 있구요, 그 길이 가장 안전한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번에 1등으로 치고 올라가려는 대 역전을 시도한다면 정해진 길만 따라가서는 힘들죠. 예를 들면 코너로 돌아서 가야 하는 길에서도 가속도를 붙여서 정면의 언덕 을 타고 올라 울타리 사이에 난 틈으로 통과하면 바로 1등의 머리 앞으로 멋지게 착지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울타리에 부딪혀서 실패하면 완전 뒤쳐지죠-_- (이런 점 때문에 역전이 더욱 짜릿합니다!) 단순히 '지름길이 많다'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이런 오픈 맵 시스템은 역전이 자주 나오게 함으로써 경쟁을 더 심화시킵니다.
또한 SSX에서도 볼 수 있었던 공중트릭이 크보에도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방향키랑 시프트만 가지고 구사할 수 있는 트릭이 있고, Alt키를 눌러서 구사할 수 있는 '크리스탈 트릭' 이란 것이 있습니다. 역시 화려한 묘기와 안정적인 착지는 부스터게이지를 채워주기 때문에 단순 볼거리만은 아니죠. 아무튼 스노우보드게임이니 좌우이동만큼이나 상하이동도 많은것이 사실입니다.
아 또 이게임은 레이싱모드, 점프모드, 아이템모드 이렇게 세가지로 이뤄어져 있는데요, 레이싱모드랑 아이템모드야 뭐 다들 아시다시피 순위경쟁이고 아이템을 사용한 순위경쟁인건 맞습니다. 그런데 점프모드라는 것이 뭔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해봤죠-_- 이 점프모드라는것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스키점프'방식입니다. 간단하게 한판 하기 좋은게임이라 점수 딸려고 하는 사람들도 벌써 있더군요-_-.. 장애물좀 피하고 좀 가다가 계속 내려가는 길 나오고 마지막에 점프대에서 점프해서 날아간 거리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현재는 레이싱모드를 하는사람이 역시 가장 많습니다.
★ 사운드
요새 온게임넷에서 크보 광고할때 나오는 음악이 투니버스에 여자성우 '이용신'씨가 부른 노래라고 하더군요. (고스트 바둑왕에 아키라 목소리 하신 분이라는데;) 이게 메인 음악인데요, 게임 BGM으로도 가끔씩 흘러나오구요.. BGM들이 대체적으로 게임 분위기에 맞게 밝은 분위기라 듣기 좋습니다. 보드 타는 소리나 어디 부딪히는 소리 이런것도 어색하지 않게 잘 구현됐구요, 또하나 특징적인건 캐릭터들이 겜 하다말고 말 할때가 있습니다-_- 공중트릭을 제대로 멋지게 성공하고 착지하면 '아싸~' 이럴때도 있고; 레이스 끝나고 나면 '내가 짱이야!' 이런 소리도 하더군요; 캐릭터별로 대사가 다 틀려서 다 들어보진 못했어요. 이건 뭐 그냥 부가요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