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ll o'll(질올)은 코에이사의 명작 RPG입니다. 비록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많은 매니아가 존재하는 그런 게임입니다. 일본에서 매니아들의 리메이크 요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zill o'll 인피니트'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픽만 대폭 업그레이드 했을 뿐 전작과는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질올은 최고의 게임입니다. 배경음악, 일러스트, 시스템, 스토리, 캐릭터, 중독성등 뭐 하나 빠질게 없습니다. 그래픽은 FF7정도 수준 입니다만, 코에이 특유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돋보입니다.
그래픽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그래픽은 파판이나 바이오해저드처럼 CG배경화면에 3D캐릭터가 움직이는 양상입니다. 중세풍의 정통 판타지물로서 잘 표현했고, 약간의 단점이라면 인물들의 경직된 움직임 정도입니다. 그래픽은 파판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정통 판타지 게임으로서의 표현이 훌륭합니다. 질올 에는 다양한 문화와 정치체제를 가진 국가들이 존재하고, 각 나라를 표현하는 CG배경 화면이 상당히 잘되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10만점에 그래픽점수를 매긴다면 6-7점 정도 주겠지만, 일러스트만을 꼽는다면 9점 이상을 주겠습니다.
다음은 배경음악입니다. 역시 코에이답게 상당히 아름다운 멜로디와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웅장한 음악이 돋보입니다. 각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배경음악이 있습니다. 가령 자유도시 리벨담에 들어가면 경쾌하고 발랄하며 생기넘치는 음악이 이어지고, 왕정인 로스톨국에 가면 르네상스시기의 왕궁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전투시 흘러나오는 음악은 박진감이 있고, 질리지 않는 편입니다. 가끔 전투하면서 흥얼거리기도 할 정도니까요^^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BGM을 감상하는 모드가 있습니다. 약 50여곡 정도니 코에이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는 겜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 많이 팔리진 않았지만...
다음은 시스템입니다. 직업과 소울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직업은 각 계열마다 5-6개 정도 존재하고 크게 하위직업, 상위직업, 최상위직업으로 나뉩니다. 가령 전사 계열의 경우, 일반 전사에서 크롬하트까지 다양한 직업군으로 나뉩니다. 당연히 상위 클래스일수록 레벨업하면 오르는 능력치가 높고, 다양하고 파괴력있는 스킬을 구사 할 수 있습니다. 소울시스템은 한가지 길드의뢰를 마스터할때마다 하나씩 주어지는데, 용기, 친절, 야생, 믿음, 경쾌, 연구등의 항목들을 하나씩 올릴수 있습니다. 기사 직업 을 얻으려면 처음 친절 2개정도를 올리면 얻을 수 있습니다. 상위 직업으로 가려면 이러한 소울을 많이 얻어 올려야 합니다. 기사계열로 가려면 주로 친절과 용기를 올리면 되고, 마법사계열은 연구와 경쾌, 믿음을 올리면 됩니다. 이런 식의 다양한 조합으로 발견하는 직업을 찾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직업군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공략을 구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 다음은 스토리입니다. 저는 스토리를 최고로 칩니다. 질올의 스토리는 한방향으로 움직이는 큰 줄기가 있지만, 플레이어의 행동으로 인하여 역사가 바뀌기도 합니다. 가령 플레이어가 로스톨의 용병이 되면, 그에 맞춰져 역사가 변하고, 엔샨트의 용병이 되면 또 역사가 약간 바뀝니다. 이처럼 플레이어의 행동이 역사를 좌우하고, 또한 그 자유도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처음 로스톨에서 기사작위를 받고 노블의 영주가 되어 활동을 했습니다.
플레이어는 길드에 모험자등록을 하여 각종 의뢰를 통해 경험치를 올리고 소울을 얻습니다. 그리고 이벤트등을 통해 동료를 얻고 각 나라를 유랑하며 자유를 만끽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질올을 플레이하면서 떠올렸던 소설이 있었는데, 바로 '로도스도 전기'였습니다. 전체 윤곽을 베끼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대륙 지형이라든지, 각 처에 존재하는 용이라든지, 주인공의 이미지라든지 모두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질올은 하나의 대륙이 있고, 여기에 수많은 국가들이 존재합니다. 자유도시 리벨담, 왕정 로스톨, 쇄국정치를 펴는 로센(정확하지 않음), 신성도시, 철의 제국 엔샨트, 수중도시등 다양한 나라가 존재하고, 수많은 던전과 탑, 고대유적등이 대륙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즐거웠던 것은 플레이어인 제가 용을 죽이어 대륙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명성을 얻고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칭호를 받았던 점이었고, 이때부터는 매우 명성이 높아져서 각국의 유명인사의 집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왕궁에도 출입할 수 있게 되는데, 저의 경우엔 공주와 사랑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또한 각 나라에는 작은 서브 스토리가 존재하고 국가간 전쟁과 정치싸움에 참여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캐릭터입니다. 엘프, 인간, 드워프, 마족, 임프, 요정등 각 종족마다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캐릭터를 얻는 재미가 매우 쏠쏠한데, 과거 환상수호전을 하는 재미가 들어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등장인물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모험을 해가면서 동료의 사연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리메이크작 '질올 인피니트'에서는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이 맘에 들긴 했으나 왠지 모르게 전작의 느낌은 갖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바뀐게 없지만.... 글쎄요 세월이 지나서 그랬던 걸까요? 요즘 게임들에게서는 질올에게서 느껴졌던 재미를 못느끼겠더군요. 저는 질올을 7번 플레이했습니다. 시간상으로 따진다면 400시간에 가까울 듯합니다. 뭐 아깝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할때마다 정말 재미있게 했거든요.^^
하여간 강추입니다! ps2있는 분은 질올 리메이크작을 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썼으니 추천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