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초반에는 사실적인 그래픽과 음향 효과,본능의 공포를 자극하는 어두움 등등 웬만한 강심장도 뜨끔할만한 연출들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발에 부딪혀 뒹구는 병소리,등불에 비친 그림자,천정에서 들리는 발소리 이런 요소는 계속 플레이어의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며 긴장을 늦출수 없게 만든다.
이런 공포를 배가 시키는 적들의 인공지능 또한 매우 훌륭하다. 기존의 fps에 등장하는 적들과는 달리 이들은 플레이어의 사각지대로 숨을 줄도 알며 주위의 무기를 주워쓰기도 하고 공격을 하려다 멈칫하는 페인트까지 쓴다.
'게임에서 제대로된 공포다'라고 느낀것은 화이트 데이 이 후로 처음이며 F.B.I 요원답게 여러 장비를 사용해 수사를 진행하는 신선함이 더해져 '가히 극찬을 받을만한 게임'이라는 말이 게임 중 머릿속에 떠오르게 만든다. (그 공포감과 스릴로 게임중에 담배 2갑은 핀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100%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다. 몇몇 아쉬운 점이 이 게임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첫째로 그 조여오는 공포감이 중반부터 시들해진다. (우리 집사람의 얘기론 게임 초반에 험악했던 본인의 얼굴이 점점 졸려지는거 같았다고 한다.) 그 가장 큰 이유로 적들의 일관성을 들수 있는데 몇가지 타입의 적들이 등장하고 마네킹으로 변장하는 등 허를 찌르는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막상 이들과 전투해보면 그리 위협적이진 않다.
적들의 공격은 다가와서 근접 공격으로 후려치는게 대부분이고 총을 쏘는 놈들은 숨어서 지켜보면 지들끼리 총쏘다 탄 떨어져서 머뭇거리기 일쑤다. (이들과 때거지로 싸워보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들이 모두 인간이라는 것이다. 좀비 같은 행색을 보여주지만 결국엔 제정신이 아닌 인간으로 몸뚱이가 잘려나간채로 움직인다거나 초인적인 힘을 보인다거나 스멀스멀 다가오는 섬뜩함을 안겨 주진 못한다.
결국 이들은 좀 경험해보면 움직임이 어느정도 예측이 되고 일부를 제외하곤 위협적이지조차 못하기 때문에 적들에 대한 긴장감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
둘째로 너무 어두운데다 장소가 실내라서 꽉막힌 곳이 대부분이라 아이템을 찾거나(죽은새,쇳조각) 수사중 이리저리 탐색하다보면 짜증이 슬슬 좀비마냥 기어올라올때가 있다. 리얼리티를 추구한 게임이기에 여기저기 수사하고 들춰볼 것을 유도하지만 이게 계속 반복되고 심지어 그렇게 했는데도 클리어 화면에 놓친것이 표시되면 한숨부터 나온다.
셋째. 주인공의 움직임이 너무 굼뜨다. 기존 게임들과 달리 주인공이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지 움직이는게 걸어가는 수준이다. (실제로 주로 걸어 다닌다.) 대쉬기능이 있긴 하지만 담배를 많이 펴 헥헥대는 본인보다 훨씬 못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게임은 무기도 한가지 밖에 들수없는데 반해 문을 여는데는 여러가지 무기가 필요하다. 결국 손에 들고 있는 무기가 문여는데 적합하지 않으면 맞는 무기를 찾아 왔던길 또는 우회해서 가야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주인공의 움직임은 굼뜨고 거리도 짧지 않아 'SHIT'이란 말이 입에서 절로 나와 집사람의 눈총을 받기 일쑤다.
넷째, 수사부분은 일직선 진행이고 얻은 단서를 통해 다음 단서를 유추해야 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단서를 획득하면 바로 우리의 로사가 결과와 다음 수사 포인트를 알려준다. 플레이어는 그냥 시키는대로 하면 거의 해결되는 것이다.이래선 다른 FPS게임과 차별화 시킨 어드밴쳐 부분이 그 빛을 충분히 발하지 못한다.
위의 문제점들로 인해 게임을 다시 시작할 의욕이 별로 생기지 않으며 초반에 생긴 수 많은 의구심들이 명쾌히 해석되지 못하고 결말을 맞으므로 끝에는 찝찝한 기분마저 든다.
이렇게 글을 써보니' 별로 잘만든 게임이 아니잖아' 라는 생각이 드는것 같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며 실제로는 단점보단 장점이 더 우수한 게임이다.
게이머들의 극찬은 헛된것들이 결코 아니며 이게임은 헐리우드에서 영화화한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단점만 나열한거 같지만 본인처럼 잔뜩 기대에 부풀어 게임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됐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