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기 전에 한마디 하자면...
자기가 좋아한는 것을 '정말 좋다' '재밌다' '이러이러 해서 최고다' 라고 생각하는 걸 왜 나쁘게 보시는지 모르겠군요. 그건 그 사람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밝히는 것이지 그 사람이 말한게 공증 받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일단 [와우의 게임성]을 말하자면 블리자드 네임벨류 만큼 게임의 '재미'를 잘 살렸다고 봅니다.
블리자드에서는 국내에서 온라인 붐이 한창 일어날때 이미 온라인의 가능성을 봤죠. 와우 발매전에 인터뷰(?)던가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했다고 말한 기억이 나는 군요.
게임(Game)이란 것은 단지 그래픽이 뛰어나다고 잘 팔리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성', 그리고 컴퓨터 게임인 만큼 시스템적 안정성과 유저 인터페이스, 그리고 시나리오의 종합적인 예술입니다. (=인터렉티브 멀티미디어)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런 게임의 요소를 와우는 정말 잘 갖췄다고 봅니다.
위의 내용이 아래의 질문에 대한 핵심이 될 수 있겠군요.
"국내에서 다른 해외게임들(EQ, DAOC, DDO, UO ...)이 줄줄이 실패를 했는데, '왜' 와우는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가?"
제 생각엔 여기에 여러가지 이유도 있지만, 중요한 건 세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블리자드의 네임벨류.
많은 분들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듯 한데, 네임벨류는 무시하지 못합니다. 블리자드에서 와우를 발표할 당시 국제적으로 블리자드는 크게 이름있는 회사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하지만, 국내에선 스타의 엄청난 흥행으로 소위 어느정도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블리자드를 각인하는 계기가 됐고,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개발사는 신경쓰진 않았지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스타크래프트'의 개발사 라는 명함이 붙어 알려졌던 거죠.
당시에 와우의 발표는 여러 게임잡지에서도 화제로 다루고 인터넷에서도 기대가 컸던 만큼 엄청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2. 국내에 블리자드 코리아의 설립과 와우의 철저한 한글화.
이 부분은 블리자드의 마케팅의 성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온라인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이러한 시험장으로 한국을 택한 것이죠. 게다가 철저한 한글화를 통한 서비스는 많은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물론 초기엔 많은 실수가 있었죠. 지금에 와서야 정말 한글화가 잘된 케이스라 불리지만)
한글화를 하면 그게 쉬운 작업이 아니라고 느끼실 겁니다. 당장 외국 서적 한권을 번역한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귀찮고 고증이 필요한 작업인지 느끼실 겁니다. 아무튼 이점에 있어서 블리자드 코리아의 역량은 대단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글화로 국내 유저들의 관심을 더욱 끌어모았죠.)
그리고 지속적으로 블리자드 본사와의 교류를 통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패치로 게임을 더욱 안정화 시키고 있습니다. (한간에서는 클래스의 너프를 욕하기도 하지만요)
3. 제가 이 리플 맨 처음에 적었듯이, 컴퓨터 게임 이라는 타이틀의 갖춰야할 점을 제대로 갖췄다는 것.
게임성, 그래픽(비주얼), 유저 인터페이스, 게임 시스템(프로그램의 안정성, 최적화 등), 조작성/타격감, 그리고 정말 잘 구현된 월드
제가 와우가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점이 위의 내용들입니다.
게임성. 게임성에서 10점 만점에 8.5 정도 줍니다. 처음 시작하면 생활하게 되는 초보 마을의 구성이나 튜토리얼도 좋았습니다. 게임을 처음 한다면 몰라도 어느정도 해본 초보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10점 만점에 7.8 정도) 이외에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요리나 낚시의 부업도 게임의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요소죠. 그리고 주목할 만한 점은 퀘스트의 존재죠. 당시에 퀘스트의 도입은 신선했습니다. 퀘스트만 해도 레벨업이 그리 힘들지 않았으니 닥치고 사냥이 전부가 아니게 된거죠. 그러나 문제점이라면 수집 퀘스트...; 극악의 확률로 더럽게 안나왔습니다만, 지금 확장팩까지 나온 상황에서는 수집퀘의 난이도가 쉬워진 듯 보입니다.
그래픽. 우선 그래픽적으로 대단히 깔끔하고, 와우 만의 '색깔'을 잘 갖췄습니다. 아이템 하나하나, 건물이나 배치등 정말 신경을 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배경과 캐릭터가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 와우의 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습니다. 지금에 봐도 그래픽은 뛰어나다라고 느낄 정도 입니다. 게다가 옵션에서 그래픽 설정을 통해 조절이 가능한 부분이 많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해본것 중에 그래픽 옵션이 뛰어난건 시티오브히어로 였습니다.)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자면, 대부분의 게임이 캐릭터와 배경의 부조화와 어둡고 칙칙하거나 너무 단색 톤의 색상으로 발라놔서 '이건 게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점은 허구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점이기도 하지요.
어느 게임은 캐릭터만 디테일 하게 꾸며놓았지만 정작 배경은 너무 허허 벌판이라 썰렁한 느낌을 감출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경과 캐릭터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죠.
유저 인터페이스. 이 부분에선 정말 엄지 손가락 치켜세워주고 싶습니다. 유저가 게임의 UI를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은 단연 뛰어납니다. (해외의 온라인 게임들도 많이 지원하는 점이죠. 국내에선 아니지만) 게다가 에드온과 매크로, 그리고 게임에서 지원하는 버튼이란 버튼에 모두 사용자가 직접 키 설정이 가능한 점도 국내 온라인 게임과는 차별화 되는 점이죠.
이러한 부분은 양날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와우의 시스템을 본다면 이러한 자유도가 없다면 정말 욕나올만한 것입니다. 오히려 국내 온라인 게임이 회사에서 이미 지정된 키만을 사용하게 하는 점은 안좋다고 봅니다. (라그2도 그렇죠. 어이 상실...)
게임 시스템. 프로그램의 최적화 부분은 많은 분들이 엄지 손가락 치켜 세우는 걸로 봐서도 뛰어난 부분입니다.
와우가 처음 베타를 할 때엔 정말 잦은 실수가 있었죠. 사람들이 제일 화딱지 났던 것은 모내기 버그였습니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치를 떨정도로. (아직까지 모내기가 조금 있다는...) 이 버그로 블리자드가 많은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픈 베타를 하고 상용화를 하면서 버그를 가지고 상용화를 하지 않았다는 점. 게임을 테스트를 마치고 마무리를 지어 상용화를 했다는 점에 박수를 칩니다. (국내 게임의 만들다 만 게임으로 오픈 베타 하는 걸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이외 자세한 부분은 자료 찾기 귀찮음으로 생략합니다 ;
조작성/타격감. 이 점에 대해선 전 별다른 할말이 없습니다. 이러한 점이 좋은 게임들을 많이 해본것도 아니고, 이러한 것에 대해 다로 '집착'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와우 정도의 부드러운 움직임(액션), 조작성, 타격감은 개인적으로 만족해서 불만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타격감에서 실수를 하는 것도 같은데... 예로 라그2에서 몹을 때리면 미끄러지듯 밀려나서 다시 앞으로 움직여서 쳐야하죠. 라그2에서 이건 뭐 조작성이 와우처럼 부드러워서 움직이면서 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나가는 것도 아니고 내가 기술을 쓴건지 안쓴건지 알 수도 없는 타격감으로 실망도 했습니다만... 와우는 그리 나쁜편은 아니라 만족합니다.
세계관(월드). 와우는 월드 내의 아이템이나 건물들이 비대칭적으로 구현되었지만, 이점이 판타지적 냄세를 물씬 풍기는 허구적 세계관 보여줍니다. 이 점은 정말 중요합니다. 1:1로 구현을 한다면 마을 조차 너무나 커져서 돌아다니는데 지치게 될테니까요. 와우는 절묘한 비율로 마을이나 맵을 너무 크지도 좁지도 않게 잘 구현해 냈습니다.
이러한 점이 잘 안된 게임을 들자면, 제라가 좀 심각했고... 그라나도 에스파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대체로 아쉬웠습니다. 제라의 경우 1:1 매칭이 너무 잘 된 것인지 마을의 크기나 필드의 크기나 거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제라는 캐릭터가 8등신?으로 되었던가.. 아무튼 인체와 비례하여 사실적인 캐릭터로 디자인 되긴 했습니다만, 캐릭터가 현실적이라고 모두 현실적으로 1:1 비율로 디자인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제라는 마을이 너무 크다보니 NPC도 몇명 없어서 휑~한 썰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마을을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원하는 상점을 찾기도 힘들었습니다. 필드는 나무도 한그루씩 듬성듬성; 몬스터는 떼거지로;;(닥치고 사냥하라는 건가) 게다가 제라의 초보 마을 구성은 너무 어설펐습니다. 튜토리얼은 나름 많은 신경을 써서 좋았지만. 이외 게임도 할말이 많지만 줄입니다.
등등...
중요한 건 와우는 게임이 갖춰야 할 요소를 잘 갖췄다. 라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야 다르겠지만 게임이 갖춰야 할 요소로는 위에 열거한 내용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했던 울티마 온라인이나 다옥, 에버퀘스트의 경우 물론 뛰어났습니다만 무언가 하나씩 빠진 느낌이죠. 울티마 온라인은 뛰어난 게임성과 수많은 매니아 층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초창기엔 초보를 위한 튜토리얼이 부족했습니다. (없었죠. 도움말만 있을뿐)
다옥이나 에버퀘스트의 경우 많은 코어 유저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큼 뛰어난 게임성과 시스템을 자랑하지만, 비주얼이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마케팅의 실패까지. 저의 경우 다옥이나 에버퀘스트는 경우 그래픽이 너무 부실해서(EQ는 이질적이라);; 관심을 끊은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기획 개론이란 책에서 봤던 내용이 떠오릅니다.
"그래픽과 게임성은 둘중 하나만 중요한게 아니라 둘다 중요한 것이다. 그래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면 게임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붙잡아야 한다."
다옥이나 EQ 외에도 해외 게임 중에는 게임성이 뛰어난 게임들이 많습니다만, 그들중 대부분이 그래픽이 부실하다거나 조작성이나 UI가 불편하다거나 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죠. 이러한 것을 볼때 와우는 중요한 요소를 잘 버무려 놓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이 제가 와우가 국내에서 다른 해외 게임과는 다르게 흥행을 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어느정도 글을 수정했지만 귀찮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