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스토리 상에서 꽤 비중있는 인물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Korechien : 폰브라운호 선장
Diego : 리켄베커호 선장
Tommy, Rebbeca : 폰브라운호에서 탈출을 모색하는 연인들
Polito : 주인공에게 명령하는 여자박사
Xerxes : 폰브라운호를 총괄하는 시스템 AI
Delacroix : 여자 엔지니어, 생존자 집단의 리더
게임을 실행하면 동영상이 나오는데 이 동영상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광속운행(Faster-than-light drive system)이 가능한 연구선 폰브라운호의 첫 출항과 경비를 위해 폰브라운호와 합체된 채로 같이 광속여행을 떠나게 되는 리켄베커호에 대한 설명이 뉴스 형식으로 소개됩니다.
동영상 종료 후 주인공의 훈련과정을 거친 후(게임속에 나오는 트레이닝 코스), 경비인력으로 신규배치되기 위해 셔틀이 폰브라운호에 접근하는 장면이 인게임 무비로 나옵니다. 그 후 Delacroix 가 지구에 SOS 메시지를 보내는 음성이 들리고 주인공이 냉동캡슐에서 깨어날 때 Memory Error 가 발생하는 장면이 나온 후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기억이 지워진채 깨어난 주인공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Pluto 박사의 지시에 따라 일단 Pluto 박사가 피신해 있는 폰브라운호 4층을 향해 움직이게 됩니다. 게임의 1/3은 주인공이 4층에 도달하기 위한 미션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일단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키기 위해 지하엔지니어링 레벨로 내려가서 엘리베이터를 수리하고 올라가다가 3층 배양실에서 나온 포자가 엘리베이터 샤프트를 뒤덮어서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자 3층 공기정화시스템에 살충제를 살포하여 이 포자를 다 죽이는 등의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인 게임의 오프닝입니다. 게임진행 방식에 따라 스토리를 써내려간다면 오히려 앞 뒤 문맥이 안 맞고 뒤죽박죽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을 써내려가겠습니다.
폰브라운호와 리켄베커호는 하나로 합체된채 탐사목적(혹은 광속시스템의 시험운행 목적)으로 운항을 하게 되는데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조난신호를 수신하게 됩니다. 이 조난신호를 따라 어느 행성에 착륙한 후 탐사팀을 보내게 되는데 이 탐사팀에 폰브라운호의 선장인 Korechien 과 리켄베커호의 선장인 Diego 가 모두 동행하게 됩니다. (두 우주선의 선장 모두가 미지의 행성에 탐사나가는건 위험한 일이라고 반대하지만 둘다 말을 안 듣고 탐사나가는것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을 게임 중에 찾을 수 있습니다.)
탐사대원들은 일련의 유물을 발견해서 우주선으로 돌아오는데 이 탐사과정에서 Korechien 와 Diego 모두 스스로를 “the many" 라고 칭하는 이상 생물체의 숙주가 되어서 돌아오게 됩니다. ”the many" 라는 생물체는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종족처럼 하나의 브레인이 모든 개체를 통제하는 종족인데 Korechien 와 Diego는 모두 이 종족의 브레인의 명에 따라 폰브라운호와 리켄베커호의 모든 승무원을 the many 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들은 일단 폰브라운호의 3층에 있는 인큐베이터로 승무원들을 하나하나 호출하여(선장이 호출하는데 어느 누가 안 가겠습니까?? ㅋㅋ) 이들을 하나하나 the many로 만들어 버리고 여자승무원들의 경우에는 the many를 번식시키기 위한 임신부로 바꾸는 작업을 천천히 진행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3층에서 주인공을 공격하는 여자간호사좀비가 the many의 양육을 위해 임산부가 된 첫 번째 희생자이며(이 좀비를 죽인 후 사체에서 발견되는 음성파일 참고) the many 로 변해버린 의사들에 의해 강제로 제왕절개수술을 당하는 유령의 모습도 등장합니다.
Korechien 와 Diego 가 승무원들을 하나하나 the many로 만드는 동안 Polito(주인공에게 지시를 내리는 여자박사)는 탐사대가 가져온 유물에서 나오는 시그널을 분석하다가 한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물에서 나오는 시그널이 바로 “영어” 였다는 점입니다. 유물이 바로 쇼단(shodan) 이었던 것이죠. Polito 박사가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명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박사의 시체에서 자신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자책이 담긴 음성파일이 발견됬다는 점에서 자살로 추정됩니다. 어쨌든 Polito 박사에 의해 동면에서 깨어난 shodan은 Polito 박사의 이미지를 모방해서 냉동수면 캡슐 담당자에게 한 경비병이 냉동수면에서 깨어날 때 memory error가 생겨서 아무 기억도 못하게 하도록 지시를 내립니다(그 담당자가 왜 이런 일을 시키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불평하면서 어쨌든 자기는 위에서 하라는데로 하는거니깐 아무 책임 없다고 말하는 음성파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shodan 이 기억을 지우도록 명령한 그 경비병이 바로 게임상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제 the many 의 정체는 무엇이며 shodan 과는 어떤 관계인지 알아야 shodan 이 왜 이런짓을 하는지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주인공이 천신만고 끝에 Polito 박사에게 가기 위해 폰브라운호 4층에 도착하면 자신에게 명령을 내린 것은 사실은 polito 박사의 이미지로 가장한 shodan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shodan은 폴리토 박사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사건의 전말을 알려줍니다.
시스템쇼크 1편에서 불법AI로 한 해커에 의해 탄생한 쇼단은 스스로를 여신으로 생각하지만 어쨌든 자신은 가상현실에 묶여있는 인공지능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킵니다. 이것이 바로 the many입니다. 오직 쇼단의 명령만을 따르는 the many에 의해 우주정거장 citadel station은 쑥대밭이 되지만 쇼단을 창조한 해커에 의해 쇼단은 동면상태에 빠지고 citadel station은 우주를 떠돌다가 한 행성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쇼단이 동면에 빠져있는 동안 the many 는 진화해서 이제 쇼단의 명령을 거역할 정도의 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이 citadel station에서 나오는 조난신호를 근처를 지나던 폰브라운호가 수신하여 행성에 착륙한 것이죠. 한 편 폴리토 박사에 의해 동면에서 깨어난 쇼단은 the many를 이용하여 다시 여신행세를 하려고 하지만 이미 의식을 가지고 있는 the many는 쇼단의 명령을 거역하고 단독으로 폰브라운호와 리켄베커호를 점거하고 Korechien 와 Diego를 이용하여 승무원들을 모두 자신의종족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에 분노한 쇼단은 the many를 박멸하기 위해(사실은 더 큰 음모가 있지만..) 폰브라운호의 몇몇 승무원을 이용하게 되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주인공인 것입니다.
4층에서 주인공과 조우한 쇼단은 주인공에게 리켄베커호로 옮겨타서 두 우주선을 분리해서 탈출하자고 제안합니다. 이를 위해 주인공은 쇼단이 몸담고 있는 폰브라운호의 시스템에 접속해서 쇼단을 이동식 디스크에 옮겨담은 후 이를 리켄베커호로 다시 이식시켜야합니다. 한편 the many는 폰브라운호의 시스템 AI인 Xerxes를 장악한 상태인데(우주선의 경비시스템과 각종 터렛들이 주인공을 공격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리켄베커호로 옮겨타기 위해서는 리켄베커호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를 막고있는 Xerxes의 힘을 약화시켜야 합니다. 주인공의 4층 이후의 미션은 쇼단을 이동식디스크로 옮겨담고 리켄베커호로 옮겨타기 위해 Xerxes의 힘을 약화시키면서 지구에다가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편,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폰브라운호의 다른 생존자들도 쇼단의 지시를 받으며 각자의 살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생존자들을 규합해서 쇼단의 지시를 받으며 the many에 저항하는 무리의 실질적인 리더가 Delacroix라는 여성엔지니어인데, 나중에 이 여성 엔지니어는 쇼단에게 자신뿐만 아니라 주인공도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리켄베커호에서 주인공과 컨택하려고 하였으나 쇼단이 일부러 the many에게 위치가 노출되도록 하여서 결국은 사망하게 됩니다. 사망하기 전에 주인공에게 음성파일을 남기게 되는데 이 음성파일로 인해 게임 종국에 쇼단의 진짜 음모가 드러나게 되죠.
다른 중요 생존자 중에는 Tommy와 Rebecca라는 연인이 있는데 이들은 리켄베커호에 있는 구명선을 이용해서 탈출하기 위해 서로에게 음성파일을 남기면서 각자의 살길을 모색합니다. 주인공이 처음 리켄베커호에 들어갈 때 유리문에 의해 진로가 막힐 때 한 승무원이 도망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들이 바로 Tommy와 Rebecca입니다. 이들은 the many에 의해 우주선이 장악되었을 때 근무지가 달라서 서로에게 음성메세지를 남기면서 각자 탈출방법을 모색하다가 리켄베커호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것이죠. 근데 이 탈출과정에서 Rebecca가 거미괴물에게 다리를 물리게됩니다(음성파일 참고). 계속 욱신거리는 것을 참고 기어이 Tommy와 함께 리켄베커호의 하나 남은 구명선을 타고 탈출하는데 성공하지만 Rebecca는 거미에 물린 부작용으로 이상하게 변해버리죠. 이것이 바로 시스템쇼크2의 엔딩장면입니다. 생존자들이 폰브라운호를 다시 장악했다는 무선송신을 받고 Tommy가 구명선의 진로를 수정하는데 쇼단의 뒷모습을 하고 있는 Rebecca가 그 남자에게 다가가는 동영상으로 게임이 막을 내렸죠. 이를 두고 쇼단이 살았네 말았네 국내유저들 사이에서 말이 좀 나왔는데 엄밀히 말하면 Rebecca는 the many의 일원이 된 것이지 쇼단의 분신이 된 것은 아닙니다. 시스템쇼크3가 나왔다면 과연 Rebecca가 the many인지 쇼단의 분신인지를 설명해야하는데 솔직히 쇼단의 분신이라고 설정하는건 약간의 억지티가 나죠... 쇼단을 죽여버림으로써 사실상 시스템쇼크 시리즈는 막을 내린 것으로 봐야할거 같습니다. 그래도 한편에는 어떻게서든 쇼단을 살려내서 시스템쇼크3가 만들어질 줄 알았는데... ^^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리켄베커로 올라탄 주인공은 Tommy와 Rebecca가 구명선을 향해 열심히 뛰어가는 모습을 유리편 건너로 보고 같이 탑승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지만 주인공이 보는 앞에서 하나 남은 구조선은 하염없이 떠나가고 맙니다.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은 원래 계획대로 리켄베커호를 폰브라운호와 분리하여 탈출하고자 합니다만 the many가 이미 우주선 외곽을 완전히 덮어버려 우주선을 분리하는거조차 불가능해집니다. 탈출기로가 완전히 막힌 주인공에게 쇼단은 탈출을 위해서는 우주선을 완전히 감싸고 있는 the many의 몸통으로 직접 들어가 그 브레인을 파괴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은 the many의 몸통으로 들어가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the many의 브레인을 파괴하는데 성공합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과 같이 브레인의 명령만을 따르는 the many 종족에게 브레인의 파괴는 사실상 종족의 말살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제 모든 일이 끝난거처럼 보였지만 여기서 마침내 쇼단의 진짜 목적이 드러나게 됩니다.
스스로를 여신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진짜 현실에서는 하나의 AI에 불과한 쇼단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the many를 창조하게 되었지만 이들이 쇼단의 명령을 거부하자 손 쓸 방법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을 막고 자신이 진짜 신 행세를 위해 쇼단은 폰브라운호의 광속시스템을 이용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동화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쇼단은 일단 폰브라운호의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the many를 제거해야만 했고 그렇기에 폰브라운호의 생존자들을 도왔던 것죠. 근데 이러한 쇼단의 음모를 Delacroix가 눈치채고 주인공에게 경고를 주려하자 쇼단은 이 여성엔지니어를 살해하고(아까도 말했듯이 일부러 the many에게 위치를 노출시킴) 이 여성은 죽기전에 주인공에게 음성파일을 남겼죠. 한편으로는 주인공을 이용해 the many의 브레인을 파괴함으로써 마침내 목적달성을 코 앞에 두었지만 Delacroix가 남긴 음성파일을 들은 주인공은 쇼단과의 결전을 위해 이미 동화가 시작되어 버린 가상현실로 뛰어들게 됩니다. 이 가상현실에서의 격투에서 주인공은 쇼단을 격퇴하게 되고 자신을 도와주면 2인자로 만들어주겠다고 목숨을 구걸하는 쇼단을 권총으로 날려버립니다.
여기까지가 시스템쇼크2의 전체스토리라인입니다. 이 게임을 한지 7-8년이 지나서 군데군데 틀린 부분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맞을 것입니다. 혹시 틀리거나 오류난게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여담으로 Korechien(폰브라운호 선장)와 Diego(리켄베커호의 선장)의 최후를 얘기하자면..
Diego는 자신의 정신이 점점 the many 에게 지배당하는 것을 느끼며 이에 끝까지 저항하지만(그니깐 승무원들을 the many로 만드는 와중에도 정신이 오락가락 했다는 얘기입니다.. ^^) 끝내 자신이 the many에게 동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살합니다. 주인공이 리켄베커호에 옮겨탔을 때 주인공에게 자신은 현재 the many에게 지배당하지 않게 싸우고 있다면서 리켄베커호의 자신의 사무실로 오라고 교신을 보내지만 주인공이 사무실에 갔을 때는 이미 Diego선장은 자살한 상태입니다. 자살하기 전에 주인공에게 자신의 캐비넷에 유용한 물건이 있다는 음성파일을 남기는데 이것이 주인공이 처음으로 접하는 에일리언 무기입니다... (전 총이 좋아서 그냥 총 썼습니다..ㅋㅋ)
한편 Korechien(폰브라운호 선장)는 순순히 the many에 동화되면서 스스로 the many의 최고단계로 진화하는 길을 선택하는데 그 진화의 최종단계가 게임에서 나오는 떠다니는 문어대가리입니다. 문어대가리는 아무리 쏴죽여도 안전장소에 숨겨져있는 브레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일정 시간이 지나서 육체가 다시 생겨나는 불사의 몬스터이죠. 주인공이 처음으로 접해서 처리하는 문어대가리가 바로 Korechien입니다.. ^^
쓰고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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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타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