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pace Invaders
우리나라에 비디오게임이 처음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던 1970년대 후반에
등장했던 게임임.
당시 서울 시내에 변변한 오락실이라고는 서너 군데밖에 되지 않았음.
(동대문운동장 맞은편, 길음동, 어린이 회관 정도? 또 있었나?)
물론 이 전에 비디오 게임이 없었던 건 아니고 단순히 공을 튕겨
탁구나 축구를 흉내내던 게임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비디오게임 붐을
일으킨 것은 이 게임으로 봐야 할 듯.
이 게임 덕분에 오락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심지어는 게임기를
들여놓은 동네 문방구마다 엄청난 숫자의 꼬마들이 10원짜리 동전을 들고
줄을 섰던 걸로 기억함. 본인도 그 중 하나임. ㅋㅋ
누군가가 이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일으킨 이유를 잘 설명했는데,
그때까지 '내'가 움직이는 게임은 있을지언정, '적'이 움직이는 게임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함. 일본 TAITO에서 개발한 슈팅게임의 시조임.
2. 로드런너
이제 80년대로 넘어감. 우리나라에 퍼스널 컴퓨터가 처음 들어올 무렵임.
당시 가장 인기가 있던 퍼스컴은 애플2라는 기종이었음.
당시의 퍼스컴은 당연히 하드 디스크가 없었기 때문에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나
카세트 테이프를 저장매체로 사용해야 했음.
그리하여 게임 프로그램이 저장된 디스크나 테이프를 사기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실리콘 밸리(?)였던 세운상가는 늘 학생들로 북적거렸음.
이 게임도 그 중 하나인데 이것과 <스네이크 바이트>라는 게임때문에
집에서는 거의 폐인모드에 들어가 있었다고 기억됨.
게임이 사람을 폐인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했음.
그림은 칼라를 대충 퍼왔지만 원래 게임은 흑백이었음. 흑백의 마술.....
3. Virtua Fighter 2
90년대로 넘어감. 뭐 요즘도 시리즈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게임이다보니
설명이 필요없어보임.
비디오 게임장이 어엿한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던 시절, 넥타이 맨 아저씨들을
처음으로 게임기 앞에 불러모았던 일등 공신이었다고 기억됨.
(글쓴이도 넥타이를 맨 채 동전 한 줌 쥐고 코흘리개 꼬마나 중고딩들과
혈전을 벌였던 기억이......)
파워풀의 대명사인 제프리 숭배자였던 나는 스플래시 마운틴, 아이언 크로,
파워 봄 같은 기술로 상대를 깔아 뭉갤때마다 아찔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음.
물론 승률은 별로 높지 않았음. 특히 아키라에게는 쥐약...공포의 추창망월...
불행히도 콘솔게임의 개인적인 역사는 여기서 끝남. PC의 성능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발전했기 때문임.
(게임장의 숫자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은데..맞나?)
이제는 고사양 PC에서 아주 가끔씩 좀비들이나 학살할 뿐, 예전같은 즐거움은 없고...
그저 추억때문에 몇 자 끄적거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