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19 후기와 피파시리즈의 미래(글이 길어요)

LaZeta 작성일 19.06.05 21: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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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림을 보시면 피파19는 스코어 점수가 80점이 넘는 꽤 잘만든 게임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허나, 유저 평점을 보시면 1.7을 찍고 있죠. 게임 역사상 소위 전문가들 점수와 유저 평점이 이렇게까지 차이나는 경우가 있었나싶습니다.

 

보통 저렇게 점수가 나오면 늘상 나오는 말이 위닝유저들의 테러다. 한글이 아니면 보통 점수가 저렇다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만은 피파19만은 슬프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유저 평점에 적힌 글들을 잘 들여다보면 유저들은 아주 정확하게 피파19, 아니, 피파시리즈 전체를 꽤 뚫고 있습니다.

저들의 말들은 모두 사실에 근거한 말들이며 비방과 비판할거 없이 모두 맞는 말들입니다.

 

시스템적인 문제와 함께 저는 왜 피파가 이 지경까지 오게되었는지 그 배경을 집어볼까합니다.

 

피파시리즈의 경우 피파11을 기점으로 전환기를 맞게되는데 뛰어난 게임성으로 위닝을 서서히 앞질러 가기 시작합니다. 피파11은 굉장히 좋은 평점을 받으며 수작으로 불렸습니다.

헌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죠. 굉장히 재밌음에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게 되어 최고난이도에서조차 유저들은 쉽다고 느끼는 수준이었죠.

 

피파개발진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피파11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이유는 딱 한가지. 개발진의 "전술알고리즘 개발능력부족"이었습니다. 소위 AI인데, 피파11은 멀티게임이 아니므로 AI는 아주 중요한 요소죠.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피파의 미래를 가를 분기점이었습니다.

 

그 후 피파12가 출시되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피파12부터가 진정한 피파시리즈의 몰락 전초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 현재 개발진의 능력으로는 AI만으로 게임난이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발진은 악마와의 거래를 하게되는데, 전술AI로는 난이도 조절이 어렵네? 

그러면 유저AI를 건드리면 되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이것도 부족했는지 유저들이 쓰는 알고리즘과 CPU가 쓰는 알고리즘 자체를 아예 다르게 만들어서 유저들은 할 수 없는 여러 행동들과 모션들을 마구잡이로 집어넣기 시작합니다.

거기다 심판의 편파판정은 기름을 들이붓는격이었죠.

 

자, 이러면 어떤 현상들이 발생하느냐 난이도를 올릴수록 유저AI는 소위 바보가 되어가면서 CPU는 현실 축구에서는 구경도 힘든 기상천외한 행동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이제 유저들은 "불평등"하다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피파라는 게임은 스포츠게임이죠? 스포츠는 상대방과 내가 능력이 다를지언정 공평한 룰안에서 경기를 펼치는거겠죠? 나는 북치는 것 밖에 못하는데, 그럼 상대방도 똑같이 북을 치면서 더 잘쳐야 내가 불만이 없겠죠? 그런데 상대방은 북치고 장구까지 치네요?

여기서 유저들은 불만이 생기는겁니다. 불평등하니까요. 

 

이렇게 피파는 12를 기점으로 유저편의성게임에서 개발진편의성게임으로 전환점을 맞게되었습니다.

개발진의 입장에서는 난이도 맞추기가 굉장히 수월해졌지만, 유저들의 불만은 점점 쌓입니다. 하지만 개발진입장에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불편했겠죠. 결국 자신들의 개발능력 부족을 인정하는 꼴이 되었으니 말이죠.

 

헌데 이후 피파는 현재의 몰락을 불러올 시스템이 한가지 추가됩니다.

 

"얼티메이트" 

 

그리고 "져니모드"

 

피파는 그동안 싱글게임으로 과금요소는 없었습니다. 허나, 얼티메이트 등장이후, 피파시리즈에 현금을 확보할 구멍이 생기게 되었죠.

이제 개발진은 싱글게임의 꽃이던 커리어모드에서 점점 손을 놓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6만원을 받는 게임이 제대로 된 싱글모드도 없다고 욕을 먹게 되겠죠?

 

자, 져니모드입니다.

여기서 개발진들의 생각과 유저들의 생각이 완전히 엇나가게 됩니다.

개발진들은 져니모드를 당연히 싱글스토리모드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저들은 져니모드를 튜토리얼 혹은 사이드스토리가 여기네요.

유저들은 아직도 커리어모드를 싱글모드라 생각합니다.

 

개발진이 져니모드를 싱글모드라 생각하는 증거가 있냐고요?

물론입니다. 

져니모드가 매년 발전하며 변화하는 동안 피파14~19까지 커리어모드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없었습니다. 전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왜 일까요?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싱글모드=져니모드

멀티모드=얼티메이트

개발진이 반문합니다. 뭐가 부족하죠?

 

여기서 이제 피파19가 이 모든것의 방점을 찍습니다.

 

커리어모드로 들어가면 온갖 희한한 모션들을 떡칠해놓고 유저가 짠 포메이션은 버그로 인해 먹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피파11부터 있던 버그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에 유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사실상 커리어모드는 하지말라는 사형선고와 같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럼 뭘 하죠? 유저들이 묻습니다.

 

싱글모드=져니모드

멀티모드=얼티메이트

개발진이 답하네요.

얼티메이트에서 돈이 나오고, 져니모드라는 싱글이 있는데 뭐가 문제이죠?

 

바로 이런 것들이 지금의 피파19를 만들어놓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거의 10년간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피파시리즈는 계속해서 이런식으로 달릴겁니다.

EA의 기조가 그렇기도 하고요.

경쟁자가 없는 현 상황도 지금의 문제를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점라이센스로 인해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올 구멍도 아예 막아버렸죠.

 

피파개발진은 이제 더 이상 발전할 필요가 없어진겁니다.

 

피파시리즈를 즐기시는 유저들에게는 정말 슬프겠지만 이 게임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면 이제 안 할거냐?

물론 저는 피파20도 할 겁니다. 그리고 또 실망하고 또 실망하겠죠.

 

하지만 저는 그럴지언정, 여러분들은 그러지 말라는 심정으로 이 글을 적었습니다.

 

긴 글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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