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남기는 숙제.

닭둘기_ 작성일 05.11.05 03: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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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는 헤어짐을 어떻게 알립니까????


전하지 않는다고 전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이 느끼게 끔 행동하는 건 현명한 행동입니까??

헤어짐을 면전에서 맞닥뜨리고 있을 때의 불편했던 공기를 기억합니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까.

눈물이라도 흘려야할까.

애써 태연한 척 해야할까. 하지만 입술은 바르르 떨리는데...

어디라도 도망가고 싶지만,

그 공간 안엔 과거를 함께했던 그 와 나, 그리고 그 사이의 불편한 공기 뿐.

들이마시지도 내뱉지도 못하겠는, 어쩔 수 없는 상황. 그것을 아는 심정.



그러고 나면,

한 동안은 사랑이라면, 연애라면, 고개부터 저어버리지 싶다.


남들이 혀를 끌끌 차는 하찮은 이별도

당사자에게는 가슴에 돌처럼 박힌다.

제때 못챙겨 먹고 다니면 심하게 도지는 알레르기처럼

마음이 한 없이 여려질 땐 아팠던 기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나 다시 또 겁먹게 만든다.



이별의 기억은 가끔,

아주 적절한 변명거리가 된다.

자신이 받았던 상처가 마치 면죄부라도 되는 양...





평생 가슴에 돌처럼 박힐 이별은

어떻게 해야할 지 미처 준비할 겨를조차 없어서

되지도 않는 그런 변명거리를 늘어 놓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누구라도 부디 언젠가 영화에서 봤던 장면을 성급하게 떠올리진 않길 바란다.



문득,

지난 이별의 기억들이 떠올라 글을 쓴다.



"이젠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게 이유야."

라는 말은 그에게 칼이 되었을까.

눈물을 펑펑 쏟으며 마지막으로 서로 끌어 안았던 장면은,

글쎄... 적절했을까.

길바닥에 주저 앉아 펑펑 우는 모습은..바보같았을까.

그가 떠난 자리에 혼자 앉아 빈 술잔을 채우는 모습은

청승맞게만 보였을까.



어떤 기억도 마냥 지나간 추억거리만은 아니다.



떠올리기조차 불편한 기억들이니까...

다시는 숨쉬고 싶지 않은 그 공기.



사랑했던 우리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 느꼈던 우리가

그런 불편한 공기 안에서 숨쉰다는 것 자체가 몸서리치게 짜증스러웠다.



...사실 그런 이별은 여러차례 반복되었다.



어느 순간,

그런 이별에 지치고 또 지쳐...

그렇게 기운 빠진 진짜 이별을 했다.



그 이별의 방식이 떠올라 눈을 또 질끈 감아 버린다.





이별의 순간 뿐만이 아니다.



이별은 또 남은 이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다.



- 그 이후 그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우연히 마주친 거리에서의

의식적인 대화는 참 공허하기도 하겠지.



실수로 지난 이의 이름이라도 툭- 하고 튀어나온다면...?



어떤 날은 사무치게 그리울테고,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될 이들도, 그러다 다시 같은 이별을 반복할 이들도 있겠지.



무자르듯 단칼에 돌아서는 이별을 한 이들은 진정 많을까?



그런 이별은 사랑이 아니었을꺼야라는 추측은

못난 자신에 대한 위로일까.





답을 알고 싶지만

알 수 없는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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