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게 싫어. 그 경계선이 싫다구. 오늘은 이 여자와 내일은 저 여자와 자는 거. 또 그 여자들도 오늘은 오늘의 남자와, 내일은 내일의 남자와 자는 거. 그게 의미없는 행위는 아닐 거야. 사랑이라는 게 있다면, 오늘은 오늘의 사랑이 있고 내일은 내일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어. 순간의 이끌림. 내가 믿는 건 오로지 그것뿐이야. 내가 한 행동이 나쁘다면, 너희들 모두가 비난을 받았어야 해.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 너희들은 겹겹이 경계선이 둘러쳐진 곳에서만 그랬으니까. 난 더 이상 경계로 구분지으며 살고 싶지 않아. 이 여자는 사랑의 대상이고 저 여자는 생리의 대상인 거. 난 그걸 거부해! 내가 속물이라서 경계의 안과 밖을 분간하지 못한 걸까? 아니면 너희들이 속물이라서 경계로 안과 밖을 분리하며 사는 걸까? 키스하고 싶은 입술이 있다면, 그 입술을 사랑할 거야. 30센티미터쯤 거리를 두고 결정을 내려야 해! 다가갈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그 긴장된 순간이 아니라면 그 여자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짐작이라도 하겠니? 그 여자를 안아 보지도 않고서 그 여자에 대한 감정을 알아낼 수 있겠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