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새 / 백창우

hyujiz 작성일 05.12.24 11: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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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새
백창우

비는 내리고, 암흑세상 밤을 새워 비는 내리고
북한강 골방에 엎드려 나는, 온몸으로 스미는 냉기와 싸우며
홀로 먼 길을 떠난 한 가난한 노래꾼을 생각한다

1
바람 높이 불던 날에 그대는 떠났네
긴 겨울강을 지나 그대는 떠났네
쓸쓸히 바라보던 그 먼 나라로
조그만 새가 되어 우리 곁을 떠났네
그대 남기고 간 노래 몇 개
이제 누가 외워 부를까
어느 맑은 눈물이 있어
그대 아픔을 씻어줄까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적막한 이 밤
그대 힘겨운 기침소리 들리는 듯 해라

2
저 스러지는 노을처럼 삶은 덧없고
어둠의 끝에서 어둠은 또 시작되는데
그대는 무엇이 되어 다시 돌아올까
슬픈 웃음 속에 날개 하나 감춘 채로
그대 없는 이 세상이
왜 이토록 외로운지
어느 깨끗한 가슴이 있어
그대 고운 넋을 위로해줄까
깊이 빗장을 채운, 추운 세월을 살며
그대 착한 그 눈빛을 닮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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