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내리고, 암흑세상 밤을 새워 비는 내리고 북한강 골방에 엎드려 나는, 온몸으로 스미는 냉기와 싸우며 홀로 먼 길을 떠난 한 가난한 노래꾼을 생각한다
1 바람 높이 불던 날에 그대는 떠났네 긴 겨울강을 지나 그대는 떠났네 쓸쓸히 바라보던 그 먼 나라로 조그만 새가 되어 우리 곁을 떠났네 그대 남기고 간 노래 몇 개 이제 누가 외워 부를까 어느 맑은 눈물이 있어 그대 아픔을 씻어줄까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적막한 이 밤 그대 힘겨운 기침소리 들리는 듯 해라
2 저 스러지는 노을처럼 삶은 덧없고 어둠의 끝에서 어둠은 또 시작되는데 그대는 무엇이 되어 다시 돌아올까 슬픈 웃음 속에 날개 하나 감춘 채로 그대 없는 이 세상이 왜 이토록 외로운지 어느 깨끗한 가슴이 있어 그대 고운 넋을 위로해줄까 깊이 빗장을 채운, 추운 세월을 살며 그대 착한 그 눈빛을 닮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