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자, 지금까지의 이 명창열전에 나왔던 가수하고는 좀 틀린 스타일 틀린 경로를 걸은 그런 가수
가 또 한 사람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 이제 전인권씨는 제2의 전성기를 맞기를 기대
하면서 우리 팬들은 손 모아서 전인권씨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는 경우고, 김현식씨는 좋은 작
품을 남기고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러나 이 가수는 지금 현재 전성기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
것이 뭐, 외부로 보이는 차트 상의 인기 판매고 이런 것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고..
단지 그렇다 라는 느낌이 들고, 또 누구나 그렇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
게 될지 계속 봐야 된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흠이라면, 음.. 앨범 내고 나서 어디론가 사라
진대든가, 녹음해야 될 때 잘 안온대든가.. 뭐, 이런 분이기 때문에..(웃음). 이 명창들 보면 그
러고 보면 이 아침 아홉시에 일어나서 여덟시간 근무를 할 수 있었던 성질을 가지고 살거나 태
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불가사리 임재범
어, 임재범씨의 음악들이 지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음.. 이 조용필씨 같은 경우엔요. 우리나
라에 새로이 도입되고 있던 전 장르의 음악을 혼자 떠맡듯이 하면서, 수비수, 공격수, 왼쪽, 오
른쪽을 정신 없이 뛰어다녀야 했던 그런 시대에 활동을 했고 그것이 또 시대가 그에게 맡긴 임
무였습니다. 그러나 요즘 시대에는 한 아티스트가 그렇게 전 방위적으로 활동해야 하는 그런
일이 없어졌지요. 그러면서 그런 것들은 여러 후배들이 분담을 하면서 떠맡는 그런 식으로 나
뉘어졌습니다. 그리고 전인권, 김현식 같은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자기 세계를 뚜렷하게 보여
주는 것 이외에 어떤 특별한 테크닉이라든가 겉옷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갖춰 입는다든가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모습 입니다마는. 지금 소개해드리는 임재범씨 같은 경우에는 이
런 경우에 해당이 됩니다. 이, 우리가 롤플레잉 게임 들어갔을 때 워리어(warrior)이면서, 시간
나면 마법책 공부해서 마법책 익히고, 아이템 열심히 긁어모아서 갑옷입고 칼 계속 바꾸고 투
구 바꾸고, 할 수 있는 건 모조리 다 손에 넣는... 그리고 이 존재는 뭐라고 이야기할까요. 우리
나라 전설에 나오는 불가사리하고 비슷합니다. 불가사리가 이렇게 다니면서 어정어정 다니다
가 쇠 같은 거 다 씹어먹고 점점점 덩치가 커지지 않습니까? 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 성
대라든가, 뭐 이런 것들도 물론 굉장히 강하게 가지고 있는 분 입니다마는.. 임재범씨의 노래
를 들어보면 그 발전하고 있는 가파른 상승곡선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고 앞으로 이
사람이 도대체 어디까지 더 갈 것인가 라는, 그런 면에서 듣는 사람들에게 지금 현재 듣는 음
악 외에도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두근두근 가슴 떨리게 하는, 그런 부분들을 가지고 있기 때
문에... 임재범씨가 현재 뭐 팝적인 노래 그리고 부드러운 발라드 같은 것들도 많이 부르고 예
전에 비해서 뭐 락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을 절
대로 속단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또 앞으로 주야장창 최근에 히트
하고 있는 그런 팝 같은 노래만 부른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서 또 음악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언젠가는 한 방―제 개인적인 기대라면―갑자기 락 한다고 또 들고 나와
서 한 방 또 줄것 같기도 하고 또..(웃음) 앞으로를 종잡을 수 없는 그런 아티스트입니다.
임재범의 목소리
자, 임재범씨의 목소리는요. 첨에 시나위의 싱어로 데뷔하게 될 때에는.. 그 LA메틀과 같은 성
격의 리프를 사용하고 있던 시나위라는 밴드에서, 영국적인 보컬리스트들의 어떤 흉내내기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목소리를 단련시켜 나가고 있던 젊은 보컬리스트가 시나위 시절의 임재범
씨의 목소리. 또 그 이후에 아시아나라든가 여러 락밴드들을 거치게 되면서는, 이제 정제되고
단련되고 해서 어느 정도 수준의 경지에 올라간 그런 모습을 보여주다가.. 그리고 그 이후에
소울이라든가 뭐 발라드에 여러 팝을 소화하는 여러 가지를 집어 삼켜 버리고.. 그리고 또 원
래 임재범씨가 소유하고 있던 음역대 훨씬 이상의, 거의 한 옥타브에 가까운 음역대를 자유자
재로 손에 넣어 휘두를 수 있는 그런 무기들을 손에 넣고 나서는, 마치 이제 이 앞으로의 행보
는 이 아티스트에게 있어서는 "내 맘인데 뭘 하면 좋을까?".. 왼손에는 포크 300개, 오른손에는
나이프 15개, 그리고 발에다가는 국자 차고.. "도대체 뭘 요리를 하면 좋단 말인가" 라는 그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그런 아티스트로 보여집니다(웃음). 아.. 보컬리스트들 입장에서는
많이 부러운 점이죠.
임재범과 마이클 볼튼
항간에서는 이제 임재범씨의 목소리가 또 다른 단계로 도약을 하면서.. 외국에서는 마이클 볼
튼이 또 크게 히트를 하고 있었고.. 마이클 볼튼의 창법을 모방하고 있는 그런 모습에서 마이
클 볼튼 창법 베낀 거 아니냐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땐 그렇지도 않을뿐더러 그
렇다고 해도, 이 아티스트의 어떤 가치를 반감시킬 만한 사항이 절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마이클 볼튼은 그거 자기 창법 아니거든요. 오히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마이클 볼튼 역시
락으로 시작한 아티스트라는 거죠. 락 보컬리스트였는데 결코 성공하지 못한 보컬리스트였습
니다, 마이클 볼튼 같은 경우에는. 작곡자로 성공을 한 다음에 다시 싱어로 돌아오게 되는데,
요새 리듬앤블루스나 소울 창법을 사용하면서 기본 발성에서는 락의 창법을 사용하는 그런 양
쪽의 장점을 믹스하고 있는 가수가 태어납니다. 그게 마이클 볼튼이구요. 또 그 전에 뭐 블루
아이드소울이니 해서 백인들이 흑인 음악을 이제 흉내를 내고 흑인 창법을 도입하고 그런 경
우도 있었습니다마는, 이 아티스트 한 명이 흑백의 경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양쪽의 것
을 내키는 대로 자기가 원하는 거를 취사선택해서 쓸 수 있는 그런 시대는 예전에는 오지 않았
었어요. 바로 그런 사회적 환경이 마련된 것이 마이클 볼튼이 활동하게 된 즈음이고, 그래서
그런 아티스트가 나왔고... 또 임재범씨가 그런 창법을 힌트를 얻었을 수는 있겠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결코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유연함이라든가 여러 가지 기술들이라든가 이런 것들
을 볼 때 마이클 볼튼 보다 오히려 뛰어난 점들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초창기의 임재범과 시나위
초창기에 시나위 시절의 아직 덜 정제된, 그리고 최근에 그 임재범씨의 노래의 정확한 음정이
라든가, 뭐 이런 것들로는 믿겨지지 않는.. 이런 약간 실수도 나고 그래서 또 이렇게 정도 좀
가는... 아주 재밌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좀 위안 가지시는 연습생들도 많으시길 바래요.
임~ 재범~ 도~ 옛날에는 이랬었다..(웃음) 라는 점에서, 이제 우리끼리 위로를 하자는 이야기
지요. 안 그럼 넘 죽고 싶으니까..(웃음)
(노래 : 시나위 - 남사당패)
자, 지금 여러분들께서 들으신 노래가 바로 시나위의 데뷔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남사당패'
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헤비락 음반 1호이자, 19살짜리 소년들이 우리나라 가요계에 던진
충격이었습니다. 아, 지금 들으신 기타톤도 물론 잘 만들어진 기타톤 하고는 거리가 멉니다마
는 그 당시에 뭐 우리나라에 헤비락을 녹음해본 엔지니어도 없고, 이런 전무한 상황에서 만들
어진 그런 음반이었으니까요. 이 당시의 신대철씨의 연주도 저는 무척 좋아하는데.. 그거 아닙
니까? "뎀벼! 야, 야! 뎀벼! 다 뎀벼! 다 뎀벼!" 이건데..(웃음) 그것이야말로 락 스피릿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참 멋있었어요. 그 당시에.
수련의 결과물
어, 임재범씨의 노래는 그래서... 그 동년배 또래의 가수들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도 하
고, 나름대로 이제 언더그라운드 혹은 헤비락 씬에서 탈출해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을
때, "몰라, 난 노래 연습해" 이러고 지리산 들어가 버리고... 어, 그런 결과물인데요.
어, 부드럽게 그 감추고 난 다음에 오히려 더 섬찟섬찟 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내공과 외공을
겸비하면 이렇게 되느니라, 아이들아.." 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웃음) 임재범
씨의 노래가 오늘 명창열전 파트2의 마지막 곡입니다.
(노래 : 임재범 - 너를 위해)
※ 명창족보열전 파트1에서는 이전 세대 명창들로 판소리 명창 임방울, 트롯트 가수 남인수,
조용필 순으로 다루었으며(마지막곡으로는 박인수의 '봄비), 임재범이 언급된 명창족보열전
파트2에서는 전인권, 김현식, 임재범 순으로 다루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