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큰 잘못을 했어도
잔잔한 미소로 따뜻이 이해해주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웃을 일이 아닌데도 항상 웃고
심지어 울 수밖에 없던 기막힌 상황에도 기쁨을 주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자랑을 늘어놓을 때
화제를 슬며시 우회전 시켜주시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이해관계로 서로가 말 못하고 있을 때
활짝 웃음으로 다가와 화해를 시켜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너무 급하게 뛰다가 기가 막히게(?) 넘어졌을 때
당신 가족처럼 아파해 주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오히려 안쓰럽게 신경 써주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내일 양식 걱정으로 밤잠을 못 이룰 때
쌀 한 가마니를 소리 없이 두고 간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시장에서 탐스런 사과를 사와서는
앞집,뒷집,옆집에 줄 것을 갈라놓던 정갈한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나 같으면 도저히 희망이 없어 인생이 끝났다고 할 상황이었는데도
의연히 잘 참아 결국 승리를 일군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그대가 저 세상으로 떠나는 기막힌 일이 닥쳤는데도
겉으론 냉정하고 속으로 한없이 울어대던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창가에 앉아 지난 일로 힘들어하고 있을 때
멀리서 휘파람으로 희망을 전해주던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한해를 힘차게 뛰었지만 남은 것이 하나도 없어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조용히 다가와 등을 두드려 주는 그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소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