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심리학자 등 많은 연구자가 물음의 답을 찾아보겠노라 도전해 왔다. 복권 당첨자,고액 연봉자 등 행복을 살만한 돈이 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각종 연구가 진행됐지만 각기 결론이 달라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행복? 당연히 돈으로 살 수 있지”
영국 워윅 대학 경제학과 앤드류 오스왈드 교수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증거는 얼마든 지 있다. 논점은 ‘살 수 있냐’ ‘살 수 없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살 수 있냐’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행복 구매론’을 편다. 오스왈드 교수는 복권에 당첨된 영국인의 2년 뒤 행복 척도를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2000달러부터 25만달러까지 다양한 금액 당첨자의 당첨 2년 뒤 행복 체감도가 당첨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 지 면접조사 등을 통해 파악했다.행복 체감도를 1점부터 36점까지 수치화한 결과 당첨자 전원이 2년 전보다 평균 1점 이상 상승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 심리학과 에드 디에너 교수 역시 행복 구매론자다. 그는 “과학자들이 돈과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하는 데 실패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비록 상관관계가 복잡하긴 해도 분명히 돈이 행복을 준다는 것이다.
디에너 교수는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삶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는 매우 가난한 사람보다 월등히 높다”며 “풍요한 국가 내에서도 계층 사이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돈으로 산 행복? 환상에 불과”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 프린스턴 대학 다니엘 카네먼 교수는 최근 “금전적 수입이 많아지면 개인의 전반적인 만족도도 향상된다는 주장은 대부분 착각”이라며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카네먼 교수팀은 연봉 9만달러 이상인 사람 중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비율과 연봉 5만∼8만9999달러인 사람 중 ‘행복한’ 이들의 비율을 비교해보니 각각 43%와 42%로 미세한 차이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카네먼 교수팀은 또 전반적인 행복감 대신 조사 대상자의 하루를 동행하며 순간 순간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기록한 결과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심리학과 리처드 루카스 교수는 “연봉이 15만달러인 사람은 분명히 연봉 4만달러인 사람보다 더 행복해 한다. 하지만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 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고 말한다.
◇‘고액 연봉’보다 ‘좋은 아내’를 얻는 게 더 행복해지는 길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일까? 아니면 행복한 사람이 넘치는 활력으로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뭔가 제3의 요인이 돈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일까?
AP통신은 학자마다 결론은 다르지만 한결같이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이 상상하는 것보다 돈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행복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오스왈드 교수는 “사람들은 몇천달러 더 벌면 분명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수준은 대부분 과장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좋은 인간관계에서 얻는 행복이 높은 연봉으로 얻는 행복보다 훨씬 크다”며 “행복해지려면 차라리 좋은 남편이나 아내를 찾아다니는 게 훨씬 낫다”고 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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