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쳣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문태준,「누가 울고 간다」,『가재미』, 문학과지성사, 2006년
간만에 정말 와닿는 시를 읽었습니다. 아마 정말 대충 읽으시면 전혀 공감 못하실겁니다. 찬찬히 읽어보니 울음이 정말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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