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군이 월남에서 본 어느 한국군들

미연시다운족 작성일 06.12.27 22:39:48
댓글 0조회 1,133추천 2
116722678927359.jpg

월남에서 본 어느 한국군들


86년도 9월 논산에서 훈련을 받은 후 자대에서 본격적으로 군생활을 한 것은
이듬해인 87년도 1월부터였습니다. 뭣도 모른 채 T/S에 참가를 했으니..여하튼!

87년도경에는 미군 내에도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병사들이 제법 남아있을 때였지요.

저에게는 입대후 첫작전이었던, 약 한달동안의 T/S를 무사히 마치고 귀대한 그날 밤.

우리 대대 Sergeant major (상사 + 대대 행보관? 인사계? ..미군의 사병 계급체계는 아래 카투사 이해하기
4편 참조바랍니다)는 사석에서 나를 볼 때마다 월남전 이야기를 해 줍니다. 그는 물론 월남전에도 참전한
노병이었습니다.

그날도 술한잔 들어간 Sergeant major는 내 자리 옆에 앉아선 월남전의 무용담을 이야기해줍니다.

그 중 한국군과 두번 조우를 했던 이야기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번은 어느 베트남 마을에서 , 또 한번은 주둔지 근방 어느 클럽에서였답니다.

당시 다낭 인근 지역이라고 들은 기억이 나는데 백마부대가 그 근처에
주둔하고 있었는지는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 기억나는 대로 옮긴다면..


"우리는 전투가 끝난 후 시내 클럽에서 회포를 풀고 있었지. 그날 밤은 무척 더웠던 것 같다.
그 전날 VC들 매복에 걸려 지옥을 몇번이나 왔다갔다하고 귀대를 한 후였지..

함께 클럽으로 갔던 동료중에 한 녀석이 우리 자리 건너편에서 깽판을 부리던 멍청한
미군 해병대원들과 싸움이 붙은거야.

우린 마침 잘되었다 싶어서 한바탕 했지. 클럽 안이 난장판(messed up)이 된거야.

그때 군복을 입은 동양인 두명이 클럽 안으로 들어오더군. 동양인인데 덩치는 무척 작았지만
눈매가 매서웠지.

우리끼리 싸우다가 그만 그 동양인들과 부딪쳤는데 그 동양인 군인들이 뭐라 하더군. 큰소리는
아니고 뭔가 중얼거리는 소리였는데 가만히 보니 한국군들인거야. I saw the "White Horse" patch
on his uniform!! (백마부대 마크가 군복에 달려있더군)

여하튼 술에 조금 취한 해병녀석들중 하나가 그 한국군중 한명에게 주먹을 휘둘렀지.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아나?

키가 작은 한국군 하나가 그 해병녀석의 주먹을 사뿐히 피하더니 몸을 공중으로 띄운 후
몸을 휙 돌려서 하늘에서 발을 쭉 뻗더군. 그리고 뭔가 번쩍하는거 같더니 어느새 해병 녀석이
저멀리 나가 동그라떨어져있는거야. 눈깜짝할 사이에..

태권도를 그 때 처음 본거야. 나는 지금도 그 한국군의 눈매를 잊을 수가 없다구
그 Korean White Horse..무서웠다...

얼마후 헌병들이 도착을 했지만 그 한국군 태권도 마스터들은 그새 사라졌더군...."



(사진 출처:www.vietvet.pe.kr)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해줍니다.

"한국군들은 잔인해. 아니 잔인하다기보단 전쟁에 충실했던거지. VC(베트콩)같은 gook들은 미군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었지만 한국군들은 좀 무서워하더군. 한국군들은 반드시 보복을 한다는거야.

한국군들이 베트콩 머리를 잘라 축구를 했다는 소문도 들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소문은 전술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인 효과를 본거야. 적을 겁나게 만들 정도의 용맹성이
있다는거잖아..미군은 너무 나약해. 김!.. 군인은 군인다와야하는거다. 한국군 넘버 하나(one을 미군들은
때때로 한국말로 "하나"라고 함)야.."

이 이야기는 2주일간의 대대작전을 끝내고 귀대후 부대앞 클럽(클럽명 Queen Bee)에 가서 소주와
하와이언 펀치에 얼음을 동동 띄어넣은 일명 "Jungle Juice"를 마시며 들은 이야기입니다.

제 부친께서도 대위로 월남전에 참전하셨으니 월남전 이야기는 귀가 따갑도록 익히 들었던
바였습니다만 월남전에 참전했던 미군으로부터 직접 월남에서의 한국군 이야기를 들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과장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또 아닐 수도 있지만 미군들에게있어서 한국군은 경이롭고 또
신비하기만 한가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어린 시절 (5살? 6살? ) 부산까지 내려가 월남으로 떠나는 제 부친을
배웅하던 기억이 지금도 어렴 풋이 기억이 납니다...커다란 배...군가..



아느냐 그 이름 무적의 사나이 세운 공로 찬란한
백마고지 용사들 정의의 십자군 깃발을 높이 들고
백마가 가는 곳엔 정의가 있다. 달려간다 백마는
월남땅으로 이기고 돌아오라 대한의 용사들.

이게 백마가죠?

자유통일 위하여 조국을 지키시다
조국의 이름으로 님들은 뽑혔으니

그 이름 맹호부대 맹호부대 용사들아
가시는 곳 월남땅 하늘은 멀더라도
한결같은 겨례 마음 님의 뒤를 따아르리라
한결같은 겨례마음 님의 뒤를 따르리라~~

이건 맹호가..

월남전.. 제 부친때문에라도 나의 어린시절 기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부산에서의 어렴풋한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 이 자리에서만큼은 월남전 참전에 대한 정치적인 잣대와 그에 따른
논쟁은 사양합니다..)

위 이야기는 카투사로 가신분이 카투사시절 월남전 참전한 미군에게 들은이야기를 적으신것입니다.
미연시다운족의 최근 게시물

좋은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