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르뉴 영감의 비밀" 4 -알퐁스도데

청성410기 작성일 07.02.23 09: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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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기 제분소 녀석들은 아주 오래 전에 영감의 마지막 손님까지 빼앗았던 거지.

 

날개는 항상 돌아가고 있었지만, 절구는 헛돌고 있었던 거야.

 

눈에 눈물이 가득해 돌아온 아이들은 본 대로 모든 사실을 말해 주었어.

 

나도 그 이야기를 듣고 어찌나 가슴이 찡하던지......

 

 나는 곧 마을로 내려가서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집에 있는 밀을 코르뉴 영감의 방앗간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네.

 

일은 곧 실행에 옮겨졌지.

 

마을 전체가 총출동해서 밀, 그야말로 진짜 밀을 실은 노새의 행렬이 언덕으로 향했지.

 

 방앗간의 문은 활짝 열려 있더군.

 

코르뉴 영감은 벽토 포대 위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며 울고 있었어.

 

자신이 외출한 사이에 누군가 들어와 자신의 슬픈 비밀을 파헤쳤다는 것을 알게 된거지.

 

 - 불쌍한 것......

 

코르뉴 영감은 한탄을 하더군.

 

 - 이렇게 된 이상 난 죽을 수밖에 없어......넌 이제 끝이야.

 

그는 마치 사람한테 말하듯 풍차에게 말하며 서럽게 흐느껴 울었다네.

 

이때 드디어 노새가 언던 위에 도착했지.

 

그리고 우리들은 방앗간 경가가 좋았던 예전처럼 입을 모아 외쳤어.

 

 - 코르뉴 영감님, 잘 부탁해요!

 

이렇게 해서 밀가루 포대들이 문 앞에 쌓이고, 빛 고운 황금빛 밀알들이 바닥에 흩어졌지.

 

코르뉴 영감의 눈은 휘둥그래지더니,

 

주름투성이 손으로 밀알을 움켜쥐고는 울다가 웃다가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더군.

 

 - 이건 밀이야, 밀! 이럴수가...... 최고급 밀이라고.......자 좀더 자세히 보여주게나.

 

그는 우리들 쪽으로 돌아서서 말했어.

 

 - 아아, 나는 당신들이 결국 나에게 돌아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어......그 증기 제분소 녀석들은 모두 날도둑놈들이야.

 

우리들은 코르뉴 영감과 함께 마치 개선장군처럼 마을로 내려갔지.

 

  - 아니, 여보게들. 무엇보다도 먼저 절구에게 먹이를 줘야지.자, 생각해 보게나.

 

  - 이 풍차는 꽤 오랫동안 아무것도 입에 넣지 못했잖아.

 

영감이 포대를 열어보고, 절구의 상태를 살피며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는데 눈물이 다 나오더군.

 

그러는 동안 밀알은 빻아지고 고운 가루가 천장까지 날아오르기 시작했어.

 

 

 우리는 참으로 좋은 일을 한 게야. 그날부터 우리들은 이 방앗간 영감이 다시는 일을 쉬지 않도록 했어.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코르뉴 영감은 영영 저 세상으로 가 버렸지. 마지막 풍차의 날개는 영원히 돌지 않게 되었어.

 

 영감이 떠난 후, 그 뒤를 잇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네. 어쩔 수없는 일이지.모든 것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니까.

 

 론강의 나룻배나 커다란 꽃장식의 재캣이 유행을 타고 지나간 것처럼, 풍차의 시대도 시간 속으로 그렇게 지나간 거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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