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수석 졸업생이 의대 가는 현실

나름조하 작성일 07.04.01 23: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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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28일 (수) 09:30 서울신문

[1][사설] 포스텍 수석 졸업생이 의대 가는 현실


[서울신문]포스텍(옛 포항공대)에 수석으로 입학해 생화학을 전공한 뒤 졸업할 때도 수석을 차지한 여학생이 서울대 의대로 편입한 사실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생의 성적은 포스텍이 20년동안 배출한 수석졸업생 가운데서도 두번째로 높은 점수였다고 하니, 본인 스스로 전공 분야 공부에 얼마나 매진했을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서 ‘한국 과학계의 차세대 리더’로 큰 기대를 모았을 테고 그만큼 장래도 보장받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과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의대에 편입해 진로를 바꿨으니, 한국 이공계의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학생은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이공계에선 박사 학위를 따도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했다.”고 밝혔다. 진급에 한계가 있고 이른 나이에 잘릴까 봐 걱정하는 선배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부를 졸업하고 취업해 봐야 ‘허드렛일’이나 한다든지, 대학원에 진학해도 군인이나 다름없이 교수에게 복종해야 하는 분위기도 지적했다. 하나 하나가 이공계 위기를 불러온 우리사회의 풍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발언들이다.

정원이 50명인 서울대 생명과학부 졸업생(예정자 포함) 가운데 지난해 30여명이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고자 MEET와 DEET에 응시했다고 한다. 기초과학·공학의 기반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더 늦기 전에 이공계 출신에게도 밝고 안정적인 미래가 보이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새 감각 바른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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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일 (금) 00:59 중앙일보

[2][사설] 귀감이 될 강릉대 공부벌레들의 반란


[중앙일보] 강릉대 전자공학과가 지난 2년 새 24명의 졸업생을 미국 명문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합격시켰다고 한다. 미국 대학원 진학만 가지고 호들갑 떨 필요는 없지만 명색이 국립대이지 원서만 내면 거의 들어갈 수 있던 세칭 '삼류대'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학생을 유수 대학원에 합격시킨 것은 믿기 어려운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미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모두 미국 인텔연구소.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에 취업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벼랑 끝에 서 있는 많은 지방 대학에 나아갈 길을 가리키는 한 줄기 복음이다.

특히 포스텍 수석 합격.졸업자가 의대에 편입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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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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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대 전자공학과 사례는 학교의 노력이 학생들의 장래를 어떻게 바꿔 놓을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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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성취 동기 부여가 얼마나 인간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여실히 증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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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교수들의 헌신과 그에 부응한 학생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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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은 "어차피 취직도 안 될 텐데 공부하면 뭐하느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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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열패감(劣敗感)을 극복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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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로 학생들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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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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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강을 하면 반드시 다음날 밤 보충을 했고 수업을 빼먹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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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도 오후 7시부터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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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개방하는 학과 독서실에서 밤낮없이 원서와 씨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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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은 곧 결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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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실력은 물론 200점대였던 토익 점수도 평균 800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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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에 집중한 것은 학벌의 굴레를 벗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는 견고하다. 하지만 그런 현실만 탓해서는 얻을 게 없다. 학벌주의를 극복하려면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학벌보다는 실력이라는 사실이 현장에서 하나 둘 입증되면서 학벌주의는 자연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강릉대 전자공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그것을 증명해 보였다. 이제 전국의 많은 '이류' '삼류' 대학들이 화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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