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참사 때 몸으로 총탄을 막아 제자들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루마니아 출신 유대인 리비우 리브레스쿠 교수(76)의 추모석 앞에 놓인 헌시의 일부다.
참사 후 1주일이 지나는 동안 버지니아텍 캠퍼스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수많은 추모의 글들이 쌓였다. 그 중에는 이번 참사의 범인 조승희를 애도하고 유족들을 격려하는 글들도 잇따라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다음은 이들 추모글의 일부이다.
▲ 리브레스쿠 교수를 위한 헌시 = "나치 대학살의 참혹함에서 살아남았을 때 왜 나의 삶이 계속됐는지 이유를 몰랐네. 나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위해 살았고, 쓸모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지.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게 천직이라 여겼고 자유의 나라 미국에 와서 공학 교육에 헌신했어. 강의실 복도에서 총이 울리고 비명이 들려올 때 문을 막아서 학생들에게 도망치라고 외쳤지.
총탄이 문을 뚫고 들어올 때도 나는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네. 내 생명이 꺼져가는 이 마지막 순간에야 60여 년 전 내가 왜 살아남았는지를 알겠네. 이 날을 위해 그 때 살아남았음을. 이제야 내 자리를 찾았도다"(필립 셀츠 바침)
▲ 조승희 가족에게 = "나는 대학생 자녀 셋을 둔 교사입니다. 지금 괴로움이 얼마나 크실지 가늠하기 어렵네요. 깊은 연민과 동정,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너무나 괴로웠을 당신 아들을 돕지 못해 미안합니다. 사랑으로"(케이)
"당신들도 피해자임을 압니다.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버지니아텍 84년 졸업생)
▲ 희생자들을 기리는 글 = "조슬린, 당신의 아름다운 미소와 활기찬 정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위대한 어머니였습니다"
"로가나탄 박사님, 우리가 함께한 시간 정말 즐거웠습니다"
"댄,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교실을 밝게 했던 네가 정말 그리울 거야"
"오스틴, 우리에게 영감을 준 너의 정신이 살아남도록 하겠네"
▲ 버지니아텍 학생들의 다짐 = "오늘의 슬픔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우리는 눈물 없이 일어설 수 있을 만큼 강하다. 우리는 울지 않을 만큼 용감하고, 다시 웃어야 한다는 걸 알만큼 슬프다. 우리는 강하고, 용감하고, 결백하며, 두렵지 않다. 우리는 피와 눈물, 슬픔을 헤치고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우리는 호키스(칠면조를 닮은 버지니아텍 상징새)다. 우리는 끝내 승리할 것이다.
▲ 이웃 사랑을 강조하는 글 = "삶은 짧아서 어둠 속에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니 주저 없이 사랑하고, 서둘러 친절하라"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블랙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