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식사는 거리의 노숙자에게 전해 주세요.” 미국 테네시주의 한 사형수가 사형 직전 이런 마지막 말을 남기면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유언 덕분에 노숙자 수백명이 피자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립 워크맨(사진)이라는 살인범은 9일 사형 집행을 앞두고 마지막 식사로 야채 피자를 주문한 뒤 “나는 먹지 않을 테니 교도소 인근 내슈빌 거리에서 힘든 생활을 하는 노숙자에게 이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마약중독자였던 워크맨은 1981년 마약 살 돈을 구하기 위해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강도짓을 하다 출동한 경찰을 총으로 살해한 뒤 붙잡혔다.
교도소 당국은 그러나 “세금은 재소자를 돌보는 데 쓰도록 돼 있다. 재소자의 요구대로 재소자의 식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은 납세자들이 허용하지 않는다”며 워크맨의 유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워크맨은 자신의 마지막 유언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지 못한 채 9일 오전 2시 독약주사를 맞고 저세상으로 떠났다. 그의 마지막 식사값은 20달러(약 1만9000원)였다.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시민들이 워크맨을 대신해 노숙자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이 벌어졌다. 내슈빌 지역의 최대 노숙자 구호단체인 내슈빌구조연맹에는 그날 이후 야채피자 170판이 접수됐다. 라디오로 소식을 접한 시민들로부터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보내 달라”는 피자주문이 이어져 이 지역 보호시설 곳곳에 야채피자 수십판이 배달됐다.
워크맨의 변호인은 그의 재판 과정에서 경찰관에 머리를 얻어맞은 워크맨이 몸싸움을 벌이다 실수로 방아쇠를 당겼다고 변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