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사랑..그 사랑을..외치다..

dagds 작성일 07.05.13 13: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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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왕이 나라를 통치하던 

중세시대.. 

한 마을에 

마음은 가지고 있었지만 유독 

사랑이란 감정만은 가지고 있지 않은 

한 남자가 살았다. 

남자는 사랑이라는..

자신이 모르는 감정하나에 

울고 웃고 때로는 너무나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을 

보며 의문심만을 가질 뿐이었다. 


-'사랑'이라고..?그런게 어디있다고..- 


그렇게 사랑이란 감정을 알지 못한채 

살아가던 어느날 밤..

누군가가 자신의 집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쿵..쿵쿵!- 


한방중에 다급히 자신의 집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그 소리를 내는 정체에 대해 의문심을 품은 남자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문을 열었고 

문을 연 그 너머에는 초라한 행색의 한 여자가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도..도와주세요...제발..- 

-무슨..?- 


-쿵!- 


그 말을 끝으로 남자의 집안으로 쓰러져버린 여자..

하지만 남자는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당황해버린 나머지 

그녀를 끌어 안을 생각도 하지 못한채 

자신의 집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녀를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값아야 할지..정말 고맙습니다.- 

-괜찮습니다.- 


다음날 침대로 옮긴 그녀가 깨어나자 

남자는 아무런 이유도 묻지 않은 채 

그녀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그녀는 

너무나 고마운 나머지 지금처럼 몇번이나 

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짜증도 날법 함에도 어찌된 영문인지 

남자는 그런 그녀의 인사를 표정하나 찡그리지 않고

웃는 얼굴로 계속 받아주고 있었다.


-저기..근데 제가 왜 이렇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여자도 이런 남자가 신기했던지 

토끼같은 두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남자에게 자신이 이렇게 된 이유를 알고 싶지 않냐고 

물었고 그런 그녀를 보자 남자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푸훗..- 

 
자신의 물음에 전혀 예상치도 못한 답안이 나오자  

여자의 얼굴은 급속도로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그녀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하려했던지  

재빨리 남자에게 말했다. 


-저, 저!목욕좀 할께요!!- 

-쿠쿡..그렇게 하세요..쿠쿡..- 


하지만 그런 그녀의 노력에도 

남자의 한번터진 웃음보를 막는건 힘들었고 

그런 모습을 본 여자는 더더욱 얼굴이 빨개진채 

재빨리 욕실로 들어갔다. 


물론 남자는 그런 몰골로 자신의 집에 찾아온 

그녀의 뒷배경이 궁금했지만 일부러 묻지 않았고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던지라 그는 조금이지만 

즐거움이란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저기..감사합니다..- 


두 볼을 붉게 물들인채 욕실에서 나온 그녀는

이미 좀전에 일은 다 잊었는지 상쾌한 표정으로 

다시한번 남자에게 인사를 했고, 

남자는 목욕을 하자 너무나도 아름답게 변한 

그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괘..괜찮습니다..- 


얼떨떨한 목소리.. 

이 여자가 좀전에 그 여자가 맞는지 

남자는 다시한번 그녀를 쳐다봤고 

그 시선이 부담스러웠던지 여자는 재빨리 

남자를 향해 다가와 물었다. 


-저기 정말 죄송한데..1년만 이곳에서 재워주시면 안될까요..?- 

-그게 무슨..?- 


이게..무슨 소리인지 당황한 남자는 그녀를 향해 

뭔가를 물으려 했고 그것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그녀는 남자가 어떠한 말을 하기도 전에 말을 꺼냈다. 


-정말 죄송해요.대신 밥하고 집안일들은 제가 다 할께요!- 

-예..예??- 

-그러니까 제가 이집안 살림을 다 맡겠다고요..!-

-..그..그러시죠..-


순간 그녀의 당찬 기백에 놀란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승낙을 해버렸고, 

남자의 승낙을 받은 그녀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남자를 덥썩 안아버렸다. 


-정말 감사해요!- 


남자는 잠시 당황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느껴져오는 그녀의 따듯함에 

두손을 들어 그녀를 마주 안았다. 



-괜찮습니다..- 




뒷배경도 알지 못하는 여자와 

그런 그녀를 받아들인 사랑을 모르는 한 남자.. 

그렇게 둘의 기묘한 동거는 시작되었다. 

하루이틀..시간이 지나가면서 둘은 

서로 말을 놓을 정도로 친해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누구 한명이라도 없으면..허전한 

사이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행복한 하루하루는 지속되었고 

오지 않을것만 같던 ,,, 

그녀가 약속한 1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기..내일이지..?- 

-응..아마도..- 


내일이면 그녀가 떠날것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서운한 감정이 드는 남자였지만 

그는 그 순간에도 가슴 한구석에서 느껴지는 

작은 아픔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떠나지 말까..?- 


들릴 듯 말듯 조금은 쓸쓸함이 담겨진 그녀의 음성.. 

남자는 그녀의 그 말을 놓치지 않았고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1년전 네가 무슨이유에서 우리집을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네가 '우리집'을 떠난다는 것 뿐이지 
 우리가 완전히 헤어진다는건 아니잖아..그러니까 
 언제든지 찾아와, 난 언제까지..여기 있을테니까..- 


부드러운 음성.. 

확신에 차있는 두눈.. 

그런 남자를 보자..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남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 


남자는 당황했지만, 

멍하니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맡겼다. 

그리고.. 


-나..당신을 정말로 좋아..아니 사랑하게 된것 같아..- 


그 말과 동시에 급속하게 자신을 덮치는 두려움.. 

남자는 여자의 말을 듣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는 자신은 

그녀와 '친구'이상의 사이에 놓이게 

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 역시 

원치 않았다.. 


-미..미안..나..나는...네 마음을 원치 않아...- 


얼떨결에 자신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 

그 말을 듣자, 여자의 두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고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환하게 웃으며 남자에게 말했다. 


-그럴 줄 알았다니까,! 농담이야 바보야! 
좀전에 했던건 친구간의 작별키스였다고~- 

-그래...- 


아픔... 

남자는 아픔을 느꼈다.. 

눈물을 흘리며 아릅답게 웃음짓는 그녀를 보며...

그리고 그녀의 그런 아름다운 미소에도 가리워지지 않는 

쓸쓸함을 보며.... 



약속한 1년이 되는 아침.. 

남자는 잠자리에서 깨어나 습관적으로 

그녀가 있는 침대쪽으로 다가갔고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던 그녀의 침대에는 

그녀의 모습대신 그녀가 남겨놓은 듯한 종이 쪽지 한장이

놓여져 있었다. 


-말없이 떠나서 미안.. 
우리가 지냈던 1년..난 아마 평생 못 잊을 거야.
아마 내 평생을 통틀어도 너와 했던 1년에 비하면
그전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너와 함께 했던 1년은 너무나..행복하고 즐거웠어...  
그리고 네가 말했듯이 우리 완전히 헤어지는 건 아니니까 
살아가면서 언잰가는 만날 수 있겠지..? 
그리고 너! 꼭 행복해야돼...
그리고 다시한번..정말.. 미안해..- 


눈물.. 

어느새 남자의 두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제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그 순간 자신에게 피어오른 감정이 무엇인지는 

본인은 알지 못했지만, 남자는 웃었고.. 

그녀가 남긴 종이 쪽지를 보며 따스한 음성으로 말했다.. 


-...괜찮아..- 



그녀가 떠나고.. 

남자의 삶은 그녀가 없었던 1년전으로 다시 돌아갔다...
 
하루..이틀..한달..두달..시간은 허무할정도로 빠르게 지나갔고.. 

1년뒤 남자는 이상한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2년전 쿠데타로 왕궁을 장악한 현 왕에게 

예전 쿠데타도중 도망친 거의 바깥에 알려지지 않은 

전 왕의 딸인 공주가 자신의 신분을 속인채 

빼어난 미모와 갖은 화술로 왕에게 접근해 침상에서 

그를 죽이려 했다는 것.. 

하지만 그녀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예전 왕족이었다는 이유와 그녀의 부탁으로 

2주일 후 그녀의 공개처형식이 남자가 사는 이 마을의 광장에서 행해진다는 점... 


-설마...- 


그렇게..남자는 불안감을 느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게 틀려야할것이라는 생각.. 

하지만 남자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채 결국 

공주가 잡혀있다는 성으로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3일 후 왕성에 도착한 남자는 그간 모아두었던 

재산을 처분해 금으로 바꾸었고, 가까스로 

간수와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어서 공주를 

만나려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공주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겠다는 소리를 했고, 

남자는 다시금 불안감을 떨쳐버리며 

왕성을 뒤로한채 자신의 마을로 돌아왔다. 



2주후....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의 지엄하신 왕을 헤치려 한 사악한 요녀의
 화형식을 집행하겠다.- 

집행관으로 보이는 비열한 인상의 한 남자가 처형대 위에 위치한 

단상위에서 장엄하게 외치자 

우람한 체격을 가진 두명의 노예가 죄인을 화형시키기 위해 준비되어진

기둥 주변에 짚들을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모든 준비가 끝났는지 두명의 장한은 집행관에게 눈짓을 했고
 
그 눈빛을 받은 집행관은 흡족한 미소를 지은 채 한쪽에 천으로

얼굴을 감싼 죄인을 보며 외쳤다. 


-그럼 준비하라!!- 


집행관의 소리가 울려퍼지자 두명의 노예는 

오랜 시간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던지 힘없이 비틀거리는

죄인의 양쪽 팔을 잡아 일으킨뒤 화형대 위로 끌어올려

기둥에 묶기 시작했다.

그렇게..모든 준비가 끝내자 집행관이 그녀에게 다가와

얼굴에 씌여 있었던 천을 벗겨냈다.

천을 벗겨냄과 동시에 드러난 

초라한 몰골을 가진 한 여자.. 

그리고 그 순간 경악으로 물들어버린 

남자의 두눈..


-말도..안돼..이건..말도 안돼..!- 


그녀였다...  

그녀가 공주였고 그녀가 현 왕을 죽이려한 요녀였다. 

그리고 그녀가 이번에 화형을 당할.. 

죄인이었다.. 


남자는 어느새 정신이 마비된채 죽여라를 연호하는 

군중들을 헤치고 

사형집행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외쳤다. 


-공주..!!나야!!나라고!! 이쪽을 봐!!- 

-당신...- 


눈물... 

남자는..눈을 뜨지 못하고 목소리만으로 

이쪽을 향해서 고개를 돌린 그녀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남자는 느꼈다. 

자신의 힘으로는 그녀를 끌어낼 수 없을 것이란 것을 

자신의 힘으로는 이 집행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그렇게..절망감이라는 이름의 그림자가 남자의 몸속에 

깊숙히 퍼져나가기 시작했지만, 

순간 남자는 무엇인가를 결심한 듯 

입술을 꽉 깨문채 주변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긴 막대기를 

손에 쥐고 사형대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노예들 역시 남자가 사형대위로 올라오자마자 

남자가 '어떤한 행동'을 하려는 것을 눈치챘고, 

즉시 남자앞을 가로막았지만 남자는 죽을힘을 다해 그들에게 막대기를 

휘두르며 조금씩 조금씩 그녀가 묶여져 있는 기둥으로 다가갔다. 


-..!!- 


가까스로 그녀 곁으로 온 남자..

하지만 가까이서 본 그녀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초라해져 있었으며 

그 깨끗하고 맑게 빛나던 두눈은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였다.. 

얼마나 많은 고문과 시련을 겪었던지.. 

예전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그 빛나던 외모는.. 

그 빛을 잃은지 오래된 듯 보였다.. 

그렇게..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기둥에서 끌어내리려 했다. 


-난..나는 당신을 이렇게 보낼 순 없어..이런식으로 보낼 수 없어..!- 

-!!!...안..돼..제발....당신..마저..죽게 할... 수는....없..어..- 


남자의 말소리를 듣자 놀라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놀라움을 뒤로한채 남자에게 가까스로 

한자한자 말을 내뱉었고 남자는 자신의 몸보다 자신을 걱정하는 그녀의

말과 그 간단한 말조차도 힘겹게 해야만하는 그녀를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그 순간.. 


-퍽!!- 

-욱!- 

-안..돼...- 


어느새 다가왔는지 

막대기로 남자를 무차별적으로 내리치는 노예들.. 

결국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남자는 반항할 힘을 잃었는지

아무런 힘도 내지 못한 채 그녀가 묶여있는 기둥 옆으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집행관은 그런 남자를 보며 군중들에게 외쳤다. 


-여기! 이 요녀와 결합한 사악한 무리가 있다! 
이 남자도 오늘 이 요녀와 함꼐 화형될 것이다!!- 

-죽여라!!죽여라!!죽여라!!- 


광기에 물든 군중들.... 

그렇게 집행관의 말을 들은 노예들은 여자를 

기둥에서 끌어 내린채 

남자와 함께 묶었고 그대로 짚더미 속에 집어넣어버렸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왠지모를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왜..온거야....- 


궁금증.. 

여자는 남자가..자신을 찾아온것이 너무나 기뻤지만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언제까지고 기다린다고 했잖아...
 근데..당신이..너무 늦어버리니까..쿨럭..!
 그..기다림이 너무..지겨워서..찾아왔지..그만...- 

-..푸훗..바..보야..이..상황..에도..농담..이 나와...?-


-그리고..알아..버렸으니까...-

-..?-

-내가..당신을..사랑하고 있다는 걸..-


..두근거림...
 

-난..몰랐어..나에게 사랑이란 감정이..존재하는 지를.. 
 하지만..너와 함께한 지난 1년간 조금씩 느꼈고..오늘..널 보는순간..
 알아..버렸어.....내 사랑은..내 마음은.. 
 두려움이란..이름으로 변색되어 있었다는 것을...  
 남에게 버려지고 혼자가 될 수도 있다는..두려움때문에..
 너..에 대한..마음을..비겁하게..스스로 피해왔다는 걸...-


그 순간..

왠지모를 온기가 여자와 남자를 향해 다가왔고 

남자는 피로 얼룩져있는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사랑해..처음본 순간부터..지금까지...너무나 사랑해..- 

-..바..보...- 


여자는 가까스로 미소지으며 남자를 바라봤다.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음성에는 너무나 큰 사랑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형은 집행되어가고 있었지만.. 

이미..그들의 모습에는 두려움따윈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 그들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었으니까.. 

조금씩..조금씩 불길은 무서운 기세로 타올랐고.. 

어느새 그와...그녀의 모습도 불길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군중들은..보았다.. 

마지막 순간..너무나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요녀와 불린 한 여자와..그녀를 사랑한 한 남자를.. 

그리고..느꼈다.. 

그들이 가진건..두려움이 아닌.. 

행복이라는 것을..... 


그렇게..그들은 사람들에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들리지는 않지만..들리는.. 

보이지는 않지만..보이는.. 

그 사랑을... 

그 사랑을 외쳤는지도 모른다.. 



-들리지 않는 사랑..그 사랑을..외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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