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통재라.
이런 얘기 들어 보셨죠? 무엇이냐 하면..
어느 동네에 유지급 정도 되는 '명문가'가 있었습니다.
돈도 많고 명예도 있는 그런 집안이라서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그런데 바로 그 집에 시집을 못간 노처녀가 있었습니다.
집안 좋겠다, 돈 많겠다,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슴에도,
시집을 못간 딸이 있다는 것이 집안의 수치라 여기고 있었는데?
그녀에게 필이 꽂히는 남자가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자! 백마를 탄 왕자라고나 할까?
키도 훤칠하고 알랭드롱 뺨치는 얼굴에다 됨됨이도 좋았는데,
단, 딱 한가지 흠이라면, 기독교를 믿지 않는다는 것.
즉, 무종교인 이었던 것이다.
돈 많고 명예가 있는 그 집은 철처한 기독교인 집안이어서,
아무리 좋은 조건의 남자가 있어도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절대로
결혼을 할 수는 없었다. 대대로 내려오던 가풍이니..
그래도 그녀는 그 남자를 너무나도 좋아했기 때문에 그냥
포기할 수는 없었다.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남자를 만나기로 했는데,
그리고는 사정을 하듯이 조심스레 조건을 내 걸었다.
그 조건이라는 것은?
그 남자가 수도원에 들어가서 6개월 간 수도 생활을 하고, 그래서,
세례를 받아 크리스챤이 되어 당당하게 이 세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을 깨지 않고 받아들이라는 것인데,
그 남자는 그녀의 집에 있는 많은 돈에만 관심이 있었으므로,
흔쾌히 받아들이며, 수락을 했다.
떠나는 남자를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으려는 그녀는,
수도원의 정문까지 따라가서 사랑을 확인시켜 주고 돌아왔다.
남자를 너무나 사랑했던 그녀는 하루가 천 년 같이 길었는데,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리면 결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
그 남자는 누구보다도 열씸히 그리고 진지하게 수도원 생활을 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 남자가 수도원을 떠날 때가 되었는데.
이제 내일이면, 애타게 기다리던 그녀의 백마탄 왕자는 돌아온다.
허벅지를 찌르며 보고픔을 달랬고 눈믈이 나오면 눈물이 마를 때까지
하늘을 보았으며, 미칠 것 같으면 허공에 대고 이름을 크게..
드디어, 오늘이다. 왕자를 모시러 수도원에 간다.
수도원에 도착한 그녀는 애써 눈물을 숨기며 기다렸다.
드디어 나의 왕자님이 보인다. 왕자님 주위엔 밝은 섬광이..
예전에 보았던 그 모습이 아니다. 근엄하고 우아한 자태.
그런 자태에 기가 눌린 그녀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
정신을 차리니, 백마탄 왕자님이 가까이 와서는 한마디 하는데..
'나는 깨달았소,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소중한 것인지를'
'당신의 많은 돈도 아니며, 또한 당신도 아니란 것을 말이오'
'이제 나는 여기에 남아서 주님곁을 떠나지 않겠소!'
'이런 계기를 만들어 준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그건 그건 아니었다.
그것을 바라고 남자를 수도원에 보낸 것은 결코 아니었는데,
뭔가가 꼬였어도 단단히 꼬인 것이다. 그건 아니야! 그건..
넋을 잃고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기다리고 있던 부모에게,
'그 남자는 나보다 주님을 더 사랑 한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공부를 해서 그 남자를 버려 놓았어요. 완전히..'
그리고는 끝으로 한마디 하는데..
"주님의 사랑 방식 참 '지룰'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