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저려서 글 올립니다...
전 고향후배랑 둘이 같이 한집에 살고 있죠..
몇일전 일입니다...
밤12시 넘어서 배가고파서 짱개집에서 세트메뉴를 시켜서 먹었죠..
왜 있잖아요 쟁반짜장+탕수육 이런거 ..
다들 그런지 어쩐지 몰겠지만 보통 짜장면 먹으면 면만 먹고 짜장은 많이 남기잖아요 ..
먹다가 남은 탕수육과 짜장 건데기 뜯지도 않은 단무지와 양파 ....
대충 상을 닦은 휴지등을 섞어서 대문앞에 내놓았죠..
그런데 아침에 출근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가 먹고 내놓았던 그릇에 건데기는 하나도 없고 싹싹 누군가 먹은흔적이 있는겁니다..
첨에 고양이가 먹었나 했는데 ..
자세히 보니 가지런히 놓아져 있는 그릇과 없어진 단무지와양파..김치...
저희집이 주택가라 노숙자가 있을리도 없고 순간 생각나는건
새벽녘에 폐지 주으러 다니시는 할머니들~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더라고요 ..
나에게는 음식쓰레기에 불과하던게 다른사람에게는 한끼를 때우는 밥이라는걸...
평소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폐지 주으러 다니시는거 보면 ..
아 ~나도 늙어서 저분들 처럼 생활하게 되면 어쩌나 ..
뭐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나쁜 의도는 없는거니까 오해 마시고요 ..
그렇게 아침에 출근을 하고 저녁에 동생에게 애기를 했습니다.
대뜸 동생놈이 욕을 하더군요..
동생왈 "썩어빠진 정치하는 새.끼들때문이라고 ....."
틀린말은 아닌듯 ㅋㅋㅋ
잘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자꾸 그일이 머리속에서 맴돌더라고요
얼마나 배고팠으면 다른사람이 먹고 남은 쓰레기까지 섞여있는걸 먹었을까 하고 ..
안쓰럽고 죄송스럽고 ...
잠이 안와서 잠들어 있는 동생 몰래 ~
냉장고에서 사과와 감을 몇개씩 꺼내서 봉투에 담아 대문옆 모퉁이에 놓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대문밖에 나가보니 ...
내 놓았던 사과와 감이 없더군요 ..
마음이 어떤 감정이라고 해야하나 ..뿌듯하고 그런감정보단 왠지 한쪽 가슴이 시리더라고요 .
저녁에 집에 돌아와 그날밤 다시 사과와 감을 내놓았습니다..
솔직히 잠안자고 어느분이 가져가시나 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다음날 출근도 있고...ㅜ.ㅜ
아침에 어김없이 없어졌더군요 ...
그날 저녁에 퇴근하면서 평소 먹지 않던 제과점 빵과 베지밀을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밤 12시쯤 되어서 다시 대문 모퉁이 검정봉투속에 넣어서 내놓았습니다..
다음날 바로 어제죠 ...
아침에 나가보니 ..."고마워요"라는 종이 한장이 돌맹이 위에 놓여져 있더군요 ...
괜히 기분이 좋아지면서도 왠지 마음한구석은 여전히 시리더군요 ..
어제 저녁에도 베지밀과 빵두개를 내놓았는데 ..
그런데 오늘아침에 그대로 있더군요 .ㅜㅜ
그분도 미안해서 그런지 어쩐지 아님 어디가 아프셔서 오늘은 안나오신건지 ...
오늘도 자기전에 한번 내놓아볼려고 합니다...
말로만 들었던 하루에 식사한끼도 못한다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다는걸 ..
바로 옆에서 지켜보니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여러분 ~! 여러분이 먹다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 ~!
어떤이에게는 한끼식사라는걸 잊지마세요 ...
음식아까운줄 압시다~! 지금 여러분이 행복하다는걸 압시다~!
두서없이 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톡펌^^임돠
세상에 아직 이런분이 있기에...살만 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