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흉 좀 보렵니다

이글아이12 작성일 07.11.30 08: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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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에 대한 흉을 좀 보려고 합니다.

제 아내는 웬만한 것은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습관을 가졌습니다.
다른 것은 고사하고
먹다만 음식물도 코를 벌름거리며
몇 번 냄새를 맡아보고는
그대로 냉장고 속으로 넣습니다.

그리니 아내의 가방 안을 보면
별별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쓰다만 휴지 쪼가리들,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들,
먹다만 과자나 사탕 부스러기들,
깨어져 못 쓰게 된 립스틱 같은 화장품 등...
그러니 집안 구석, 구석은 어떻겠습니까?

보다 못해 가끔 제가 치우고,
버리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 주면
고맙다는 말 대신 버리기 좋아하면
망한다는 잔소리부터 들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아내 때문에
가끔씩 다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40년 가까이 살다보니
이제는 이게 다 복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제가 하는 일 마다 신통치 않았어도
누구한테 손 내민 일 없이 살았고
몸에 밴 절약 때문에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서도,
심지어는 가락시장에 가서
팔다가 버린 야채나, 과일을 주어다
먹으면서까지 사는 세월이 있었지만
그게 우리 부부에게는
슬프다거나 좌절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좋은 세월도 와서
이제는 60 넘었어도
노후 걱정 없이 건강하게 잘 삽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라서인지
변변히 투자해 주지 못했어도
세 아이들이 다 잘 자라서
제 할 일들 잘하며 삽니다.

남을 의식하며 살자면
겉치레 밖에 늘 것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속이 비어
고난 앞에 무너져 버립니다.

전에 우리가 과일 주어다 먹을 때
떵떵거리며 살던 주위 사람 중에는
지금 우리가 과일을 사가지고 가서
위로해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을 지켜 산다면
세상은 여전히 그런 사람들을 향하여
좋은 일로 손짓해 줍니다.


- 김 환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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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큰 부자가 되겠다고
저렇게 구질구질하게 아낄까?"
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몸에 익숙한 옷처럼
절약의 습관에 익숙해지면
미래에는 반드시 지금보다
형편이 나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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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약하는 습관이 미래의 보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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