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사랑해요^^

이글아이12 작성일 07.12.15 15: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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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사랑해요^^

 

제가 성당모임에서 봉사활동을 가던
위로성모의 집에는 여러 어르신들이 계시는데
그 중 6.25 때 홀로 남으로 피난오신
베로니카 할머니가 계십니다.

다른 분들은 가족도 있고 자식들도 있어
가끔 찾아오기도 하고 명절을 그곳에서
보내고 오시지만 베로니카 할머니는
언제나 위로성모의 집에 쓸쓸히 계시지요.

그래서 봉사를 가도 유독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할머니를 무섭게 생각하였습니다.
이유는 할머니께서 귀가 어두우셔서
습관적으로 말씀을 크게 하시는데
그것이 호통처럼 들리기 때문이었죠.

그런 이유로 언제부턴가 베로니카 할머니는
늘 제가 보살피게 되었습니다.
저는 조부모님이 모두 안계시기 때문에
할머니의 따뜻함이 참 좋았습니다.

봉사를 가지 않는 날에도 이따금 속옷이며
양말, 먹을거리 등 소소한 것들을 가지고
찾아가면서부터 할머니와는 더 각별한 정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의례
"할머니 다음 달에 다시 찾아뵐게요." 라며
돌아왔는데 때때로 다른 일들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음이 쓰이긴 하였지만 딱히 날을 정한 것도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무심코 더 시간이 흐른 후
마음을 먹고 찾아갔을 때 할머니는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 나오셨습니다.

그리곤 저에게 무엇인가를 주시기 위해
분주히 찾으시더니 장롱 서랍 속에 넣어두신
큰 감 하나를 꺼내주셨습니다.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할머니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감을 깎아먹고 조금의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가기 위해 일어서다 우연히
할머니 방 벽에 걸린 달력을 보게 되었습니다.

선명한 빨간색으로 동그라미가 되어있는 날짜.
할머니는 제가 돌아간 후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하루하루 저를 기다리고 계셨던 거였습니다.

순간 마음이 너무 뭉클하며 할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난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명절이라도
다녀갈 자식도 없고 늘 여기서만 지내니 외롭다."
하시던 할머니의 말씀을 그 순간에는 무심코
흘려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할머니께 "할머니 제가 할머니 손녀할게요."
"좋은 사람 생기면 같이 인사도 올게요." 한 후
보건소 의사선생님께 "얘가 내 손녀" 라고
자랑하시던 할머니.

"오랫동안 안 와서 시집갔나보다,
그래서 이제는 안 오나보다 했어." 하시며
반가움에 손 부여잡고 눈물 글썽이시는 할머니...

사실은 제가 더 크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할머니! 오래도록 건강하세요.
제가 항상 잊지 않고 찾아뵐게요. 사랑해요!!^^


- 김 정 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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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외롭고 쓸쓸한 방안에서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채 살아가는 노인들.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의 온기가
생명의 온기가 됩니다.

우리에겐 있잖아요.
따뜻한 손, 따뜻한 마음...
조금씩만 나누어도 큰 나눔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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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기를 나누는 연말연시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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