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끈
- 박 순 기-
산 까치
산모퉁이에 서성이다
민감한 귀를 의심합니다
낙엽 부스러기
퍼들떡 거리며 바람에 힘없이 날리다
얼다 남은 눈설기에 엉키어 응달에 쪼그리고
앉아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훌쩍거립니다
아직도
여울지는 기다림은 굳게 닫친 그대 창문을
차마 두들기지도 못하고 핼쑥해진 얼굴
초조 에 밀치고 가슴만 애닮 게 조이고 있습니다
가슴에
새겼던 그리움
혹여 비바람에 찢기면 어쩌나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눈멀어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빙하에 알몸 내놓고 설음박힌 눈물 꾸역참아내며
기다림의 빛살무늬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곪아 썩어가는 마음 도려내지도 못하고
욱신거리는 통증 안고 멀미해야 하는지
마음 밖으로 수없이 내놓았다
다시 끌어안고 여운의 발걸음 소리
놓지 못하고 심경을 풀어 그린
자욱한 물안개
소리없이 흩어지려고 합니다
hoho36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