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을때가 있다.
전화로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랑은 또 다른 마음이지.
그러니까 대화가아니라 내가, 내가 하는 말을,
니가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에서
너한테 편지를 쓰고 싶다는거야.
넌 그냥 잠자코 듣기만하는거,
난 그 앞에서 내가 할말을 다 쏟아내는거.
근데 그렇게 못 해봤으니까.
니앞에서 난.. 뱉은말보단 먹어버린 말이 더 많았으니까.
그래서 편지에다가 실컷 내마음 다 써서 보내려고도 했었는데,
못했지, 그리고 이젠 많이 늦었고..
만약 써서 준다해도 답은 결코 없을거 라는거 알아.
잘 받았다는 말 한마디,
이해한다는말 한마디조차 없을거라는거..
넌 어쩌면 아직도 내가 미련퉁이처럼,
너한테 집착하는 모습들만 생각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때 왜 그랬냐고 너한테 따져묻는 내 모습.
다시 되돌려 놓자고 성질 부리는 내모습.
내가 뭘 잘못했는지 조목조목 짚어주기를 바라는 내모습.
그런 거.
그런게 지금 전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다행인건 이제 너를 향한 원망들은 거의 날아갔다는거.
너를 향한 미움들은 이젠 거의 지워졌다는거.
시간이 그렇게 만들었어.
다행스럽게.
물론 단 한번만 허락한다면 딱 한번만 물어보고싶긴하다.
그때 나한테., 그때 나한테 왜 그랬냐고.
얼마전에 나.. 나한테 이런 질문을 했다?
'꼭 사랑이 영원해야만 하는 걸까?'
그리고 난 나한테 대답했어.
'아니, 이걸로도 충분하다고'
그래서 난 오늘 너에게 붙이지 못할 편지를 마음으로 쓴다..
나의 그 시절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햇살같은 웃음 고마웠고,
나의 시계, 내 나침반이 되줘서 고마웠고,
나의 노래, 나의 말이 되줘서 고마웠다고,
추억을 줘서, 떨리던 심장을 줘서 고마웠어.
바짝 마른 나무처럼 내마음 메말라 버리지 않도록
날 울게 해 준것까지도., 모두 다 고마웠어
모두 다 고마웠어.
..푸른밤 +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