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들이노라.
세상이여, 묻나니
무엇이 아름다움인가.
그대의 찬연함이 아름다움인가.
후에 찾아드는 고요함이 그것인가.
나는 그저 비틀어진 미소와 함께 찾아든
고요함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한다.
짙은 장막을 뚫고 빛이 일렁이는 한 결코
세상은 잠들 수 없음이니, 나 한 손 거들어
세상에 진정한 밤이 오게 하겠노라.
그저 한 번의 광기이면 족하니,
나는 일렁이는 빛마저 붉게 물들이겠노라.
다시 묻나니
세상이여, 그대는 어떤 사랑을
꿈꾸고 있는가.
두근거리는 심장일까.
모든 것을 감싸는 자애일까.
나의 사랑은 더는 뛸 수 없을만큼
쿵쾅거리지만, 너무 시리구나.
나의 심장은 타오르지 않는 불이다.
붉게 물들이며 웃어도, 쉼 없이 뛰게
하는 나의 미소마저도, 사랑 외엔 존재 할 수 조차
없는 외길이다.
세상이여, 돌아갈 수 없다면 건너야 하지
않겠는가. 뛰게 할 수 밖에 없다면 그 심장을
꺼내어 움켜쥐어서라도 멈추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는구나. 타오르는 빛이 나에게도 오는구나.
어째서 그대는 나에게 사랑을 주었는가.
웃는구나. 무심하던 세상도 나의 사랑엔 웃는구나.
이제는 그대 곁에서 나의 슬픔을 나누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