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한민국 여군입니다
별 어려움 없이 자라 대학 다니던 때,
우연히 인터넷에 떠도는 여군모집광고를 보고,
무작정 접수를 했고,
어쩌다보니 입대까지 하게 됐습니다.
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얼떨결에 들어간 저는
어쨌든 스스로 한 선택이기에
정말 죽을힘을 다해 훈련을 받았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간 부대는 정원 400명에
여자는 딸랑 저 혼자였습니다.
얕보이지 않기 위해 악으로 깡으로 4년을 버텼습니다.
장기심사를 앞둔 어느 날,
같이 일하던 한 동료와 친해지게 되었고,
그의 성실함을 믿었기에
3개월 만에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결혼을 2달여 앞두고 아이가 생겼지만
말도 안 되는 일들로 결국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 우울증이 찾아오더군요.
20대 중반에 이혼녀가 되고 보니
모든 것이 다 무너지는 느낌이었지요.
삶을 끝내려고 했지만 그것도 잘 안되더군요.
죽을힘을 다해도 안되는 게 있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며 결국 군복을 벗었습니다.
군대 때문에 못 마친 학교공부를 다 마치고
이제 뭘 하며 살아가야 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픔을 이기는 방법은
아픔을 겪은 곳에서 부딪치며
버텨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금 군대에 지원했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이 악물고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면접까지 보게 되었고.
이제 마지막 발표만 기다리고 있네요.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억울하기도 하고
몇 년을 그냥 버린 것 같아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분명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그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시작하려니 두렵기도 하지만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무늬만 군인이 아닌 진짜 대한민국 군인이
되어 보려 합니다. 이번엔 잘 되겠죠??
- dltjdgy83 (새벽편지 가족) –
시련도, 아픔도 지나고 나면
잠시잠깐의 사건일 뿐입니다.
남은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가세요.
- 당신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