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한 병자의 기도

땡글이76 작성일 10.01.26 09: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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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한 병자의 기도

 

얼마 전 문단 후배에게서 들은
자신의 친정어머니의 이야기가
아직도 큰 징소리처럼 마음에 남아 있다.

후배의 어머니는 일찍 홀로 되어
온갖 고생을 다 하면서 오 남매를 키웠다.
그런데 자식들이 모두 사회인이 되어
마음 놓고 살 만하게 된 때
중풍으로 전신불수가 되었고,
5년 동안 병상에서 고생하다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앓고 계시는 동안
달마다 들어가는 치료비와 전문 간병인 비용은
약사였던 친정 막내 여동생이 부담했다.
약국을 개업하고 있는 자기가
형편이 가장 나은 것 같으니
다른 형제들은 걱정 말라면서 혼자 떠맡았기에,
월급쟁이 가정을 꾸리던 나머지 남매들은
막내 여동생에게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살았다는 거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여동생에게서
매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실은 엄마가 병석에 계시던 5년 내내
어찌나 돈이 많이 벌렸는지
밤에 집에 가면 그날 번 돈을 세느라
잠잘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어...
그동안 언니오빠들이 나한테 자꾸 미안해해도
시치미 떼고 말 안 했는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벌써 몇 해째 도무지 돈이
전처럼 벌리지 않는다는 거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치료비를 대는 내게 너무 미안해서
엄마가 병상에서 내가 잘되기만을 일념으로
기도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하더라는 이야기였다.

옛말에 '어린아이의 천진한 기도는
하늘에 통한다' 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전신불수로 하루 종일 병상에 누워만 있는
무기력한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도
하늘에 통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한경선*옮김 -



마음을 다해 바란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물론 마음만이 아닌 열심으로
하는 실천도 중요하겠지요,

- 진심이 천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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