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병원 문 앞에 섰을 때 허탈했다. 나 때문이 아니다. 나로 인해서 고통받을 사람들, 특히 가족 생각을 하니 도저히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미안하다.' 진심이다. 나는 나 혼자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모르고 살았다. 일이 닥쳐서야 그것을 깨달은 나는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백번을 미안하다고 하더라도 용서될 수 있을까?
- 임채영의《나도 집이 그립다》중에서 -
* '딸린 식구가 많다'는 말들을 더러 하지요? 그만큼 책임이 무겁고 진 짐도 많음을 일컫습니다. '딸린 식구'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무너지면 다른 사람도 속절없이 함께 무너집니다. '딸린 식구'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살아야 합니다. 늘 조심하며 살아야 합니다. 걷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미안해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