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자신의 옷을 다 벗지 않으면 겨울에 내리는 눈을 떠안고 서 있질 못합니다. 옷을 벗어 가볍게 자신을 비워놓아야 눈의 무게를 이기고 설 수 있지요. 잎이 많이 붙어 있다면 그 넓은 잎에 앉은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가지가 부러지고 줄기가 부러지겠지요.
- 이우성의《정말 소중한 것은 한 뼘 곁에 있다》중에서 -
* 깊은산속 옹달샘에도 옷을 벗은 겨울나무가 가득합니다. 모두들 맨몸으로 산을 지키고 있습니다. "두려워말고 내려놓으라. 그래야 꽃피는 봄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우리도 언젠가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완전히 내려놓는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그래야 새 싹이 돋고 새 꽃이 다시 피어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