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와 한반도" 숨겨진 뜻

앙마시끼 작성일 11.05.06 14: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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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반도와 한반도의 과거 쓰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한번쯤은 알고 사용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글을 담아온다.

 

(1) '반도'라는 말의 뜻

일본서 가장 널리 쓰이어 국어 사전의 대표로 치는 <광사원>(1955)에서 '반도'라는 말을 찾아보면 "한토 : 물이 바다로 길게 내민 곳. 작은 것을 岬, 崎, 角, 鼻라고도 한다." 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또 岬, 崎, 角, 鼻들을 찾아보면, "마사키(岬.崎) : 바다 또는 호수 가운데로 내민 물의 끝." "사키(崎) : ① 물이 바다로 내민 끝. ② 산이 내민 끝." "가쿠(角) : ......뾰족하게 내민 것. (가끄라기 끝)......" "하나(鼻) : ......끝의 뜻. (물건의 내민 곳)......" 들처럼 되어 있다. (그 풀이 중 "까끄라기 끝"과 "물건의 내민 곳"은 일본 모로하시 <대한화사전>(1956)에서 따 온 것임.)

일본서 쓰이는 岬, 崎, 角, 鼻들을 우리는 어떻게 쓰는가 하고, 우리 옥편들을 들추어서 종합해 보았다.

岬[갑] : 산기슭, 산허구리, 산 사이. (곶)

崎[기] : 산길 험함. 산 언틀민틀함.

角[각] : 뿔, 받음, 다툼, 찌름, 견줌, 모퉁이, 대평소, 휘, 쌍상투, 모, 구석, 뿔피리, 술잔, 짐승, 닿음, 뜀, 깍지......

鼻[비] : 코, 비로소, 비롯함, 구멍, 손잡이, 시초, 종.

들과 같이 되어 있다. 일본서 쓰이는 경우와는, 우리말로 바꾸어 '곶'이라고 쓰는 '岬'이나마 없으면, 전혀 같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까, '반도'라는 말은 일본말 '한토의 풀이 중에서 "뭍이 바다로 길게 내민 곳"에만 한하여 쓰는 왜말이다.



(2) '한반도'라는 말의 쓰임

'한반도'의 '한'은 우리 세 한 때 '말한(마한,), 고깔한(변한), 새한(진한)' 들에 쓰이었다. '말한'의 '말'은 크다는 뜻이다. 큰 벌을 '말벌'이라고 하는 경우와 같다. 그러므로 '말한'은 큰 한이다. 세 한 중에서 말한이 가장 컸다. '고깔한'의 '고깔'은 말한과 새한 사이에이어 있어서 땅모양이 곳갈(곶갈.고깔)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달리 풀이하기도 한다. '새한'의 새'는 동쪽의 뜻이다. 진방(辰方)은 정동쪽에서 약간 남쪽으로 기울기는 하나 거의 동쪽이다. '새한'은 동쪽에 있는 한이라는 뜻이다. 근래에도 '한韓'에는 물론 '大한', 大한??國, 大한民國'들에 '한'이 쓰인다.

'한반도'의 '반도'라는 말은 일본말로 '한토(半島)'인데, 그 말은 어디서 왔을까. 일본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때, 영어에서 archipelago(group of islands)를 '군토()', chain of islands를 '렛토', cape, peninsula, piont 따위를 '한토(半島);라고 옮겼다. 우리에게는 왜말을 덮어놓고 그대로 갖다 쓰는 종살이 버릇이 있어서 '군도, 열도, 반도'따위 왜말도 통째로 쓰면서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우리 나라 땅모양을 '반도'라고 해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를 나라이름으로는 '한국'이나 '대한민국'이라 하고, 땅모양으로는 버젓이 '한반도'라고 왜말을 섞어 쓴다. 거룩한 나라 땅에 대한 모독이다.

땅모양 이름이 필요하기는 하다. '한국'이라고만 하면, 북한이 포함되지 않는다. 남북을 통틀어 말할 때 함께 묶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라 체제로는 할 수가 없으니까 땅모양으로 양쪽을 아울러서, 국제사회에서 Korea Peninsula라고 하는 것을 일본식으로 번역한 대로 '한반도'라고 하는 것이다. 일본이야 우리 나라를 '한토(半島)'라고 일본말로 부르든 말든,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말로 불러야 한다.



3. 우리 나라 이름은 '한나라'




(1) '반도'라는 말의 본색

일본 모로하시 <대한화사전>에 "半島[한토] : ① 바다로 내밀어 섬 모양을 한 뭍. 세 쪽이 바다와 닿은 뭍. ② 특히 조선을 말함." 처럼 되어 있다. 이 풀이에서 둘째 뜻 "특히 조선을 말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그럴 듯도 하여 아무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된 데의 사정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닐 수가 있다.

일제 때 일본사람들은 조선사람을 '센진'이라고 했다. 겉으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으나, 속으로 보면 일본사람과 차별해서 일본사람보다 못하다고 비웃거나 비아냥거리는 심보가 곁들여 있는 말이었다. 그와 비슷하게 쓰인 말로, 일본말 '한토(半島)'를 이용한 '한토진(半島人)'이란 것이 있다. 곧 일본사람들이 조선사람을 '한토진'이라고 비웃고 비아냥거렸던 것이다.

일본 신문사들에 스타일부크니 용례집이니 용어집이니 하는 신문말 다듬기 편람이 있다. 과거를 반성하는 마음에선지,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의 편람에 변화가 왔다. <마이니치 신문 용어집>을 보기로 들어 본다. '피하고 싶은 말'이라는 난이 들어 있는데, 그 중에 "인종.계급.직업 따위에서 차별 관념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센진'은 '조센진'의 준말인데, 조선사람을 일본사람과 차별하여 부르던 말이다.

'부라쿠'는 본디 우리말로는 "뜸"인 한자말인데, 일본서 에도 때 푸대접 받는 천민들의 뜸을 특별히 일컫던 말이다. '슈라쿠'는 음이 어려우므로 쉬운 말로 바꾼 말인데, 우리말로는 '삶터'다. 결국, '선인'은 인종 차별을 나타낸 말이므로 '조선인'이라고 고치고, '부락(部落)'도 계급 차별을 나타낸 말로 썼던 것이므로 '집락'(취락)이라고 고치자는 것이다.

일본서는 반성하여 '센진'과 같이 차별하는 말을 삼가자고 하는데, 우리는 그 '센진'과 같이 차별하여 쓴 '한토진(半島人)'이란 말에쓰인 '반도'를 태평스럽게 쓰고 있는 것이다.



(2) ' 반도'는 '한곶'이나 '반섬'

다행히 1995년 봄에 경상도 일부에서 '부락'이라는 한자말이 일본서 나쁜 뜻으로 쓰인 말이기 때문에 '마을'로 바꾸자고 들고나섰다. 문화체육부에서도 그 여론을 받아들여 온 나라에서 '부락'을 '마을'이란 말로 고치기로 했다. '조선인'이나 '부락'은 왜말이 아니다. 한자말인데도 일본이나 우리 나라에서 나쁜 뜻으로 썼기 때문에 일본서도 쓰지 말자고 나선 것이다. 그것과 견주면, '반도'라는 말은 나쁜 뜻으로만 쓰인 것이 아니라. 한자말도 아닌 왜말이다. 그러나 '반도'는 당연히 고쳐야 한다. 고치는 바에는 다른 왜말이나 한자말로 하지 말고, 우리말로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서 쓰이는 '미사키'나 '사키' 따위 말에 걸맞은 우리말을 <우리말큰사전>에서 찾아보면 "곶 : 바다나 들 쪽으로 좁고 길게 내민 땅이나 땅모양. 땅이름의 뒷가지(접미사)처럼 쓰인다. [대곶, 월곶, 장산곶.]" "곶이 : 바다.호수.들 가운데로 내민 땅. [돌곶이, 살곶이]" 들이 있다.

참고로, 한자를 좋아하는 우리가 '곶'이나 '곶이'를 그대로 쓸 리가 없으니, 어떤 한자로 쓰는가를 알아보자. 옥편에

"串 : ① [관] 친함. ② [천] 뀀. 꼬치. ③ [곶] 곶."

이 있는데, 그 중에서 "串[관] 곶"이라고 짜 맞추어 쓴다. 곧 '곶'을 '串'으로 쓰되 그 음은 '관'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돌곶이'를 '석관(石串)'으로 하는 단어이다. '곶'은 작은 것이고, 큰 것은 '반도'라고 하는데, 그 '반도'라는 왜말에 대해서 살펴본다.

일본사람들이 '군토, 렛토, 한토'라고 하니까 덮어놓고 그것을 따르는데, 그럴 것이 아니라 우리도 archipelago를 '떼섬', chainislands를 '사슬섬' 또는 '줄섬'으로 옮겨 쓰면 된다. 그러면 peninsula는 '곶'인데, '곶'은 작은 것에 쓰이므로 큰 곶 이름이 필요하다.

큰길을 '한길'이라고 하니까. 큰 곶은 '한곶'이다. 그렇기는 하나, 현실로는 그렇게 써 왔으면 모르되 안 써 왔으므로 서투르다. 지금까지 써 온 것은 불행하게도 '반도'라는 왜말이다. '반도'처럼 쓰일 말이 있어야겠다.

'半島'라는 왜말을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半'과 '島'를 우리 옥편에서 찾아보면

半[반] : 절반 <자전석요> / 가웃, 반 <신자전>

島[도] : 섬 (모든 옥편)

처럼 되어 있다. 그러므로 '半島'를 우리말로 옮기면 '절반섬', '가웃섬', '반섬'이 된다. 그 중에서는 '반섬'이 가장 '半島'와 가깝다.



(3) '한반도'는 '한나라'

우리 나라는 '한'이고 '반도'는 '한곶'이나 '반섬'이니까 '한반도'는 '한한곶'이나 '한반섬'이 된다. 그러나, 가장 좋은 수는 '한반도'를 쓰지 말고, 나라이름을 '한나라'라고 하는 것이다. '나라'라는 말의 본뜻은 "땅"이다.

"나 : 땅, 흙, 터, 영토." <국어사전>

"라 : 땅이름에 붙는 말조각." <국어사개설>(이기문)

'한'에는 '하나'라는 뜻도 있고, '나'에는 '영토'라는 뜻도 있으니, '한나라'는 "하나의 영토"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남북을 어우르는 이름으로 알맞다.

 

반도와 한반도란 단어는 지금에와서는 위 글과는 조금 다른 뜻에서 사용하고 있어서 크게 나쁜다라는 인식은 없지만

누군가 반도에 대한 단어에 태클을 건다면 그냥 이런 뜻으로도 쓰였구나 참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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