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지 마라

킥오프넘 작성일 11.06.10 02: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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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한살.
나름대로 사회경험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나이.

한가지 일에 매진하면 다른 일을 못보는 멀티테스킹이 안되는 전형적인 무식이지만.
최종적으로 한가지정도는 마음속에 새기고 잊지 않고 있다.

꿈.
목표.

물론 멀티플레이가 되는 사람들이야 착하게 살면서 이미지관리도 하고, 챙겨먹을거 다 챙겨먹겠지만.
내가 본 대부분의 '착한'사람은 '나'보다 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는것 같더라.
나도 그렇지만 자기 챙겨먹을거 못챙겨먹더라도 남 챙겨주는 멍청한 놈들이 대부분이더라.

한번은 아동센터에 봉사활동가서 소위 말하는 '빽'이 있다, 나한테 함부로 하지 말라. 는 이야기를 들었다.
담배피우고, 싸우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멋있는가.

사회에 반항적인 행동이 마냥 멋진가. 하고 고민을 했다.

착하게 살아봐야 피해만 보더라.
어느날은 꽤나 최신형 휴대폰을 주웠는데 갈등이 됐다.
안잠겨있더라. 배경화면은 하트 그림같은거였는데 자세히는 기억이 안난다.
이 휴대폰 주인에게 연락을 하면 주인이 빠른 시간안에 찾을 수 있고, 우체국에 맡긴다면 주인은 좀 불편하거나 못찾겠지만 나는 만원의 문화상품권을 얻을 수 있다.

단축키 1번에 전화해서 찾아주었다.
부모님이 받으셨는지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
휴대폰을 주웠다는 사실을 알리고 주운 장소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30분정도가 지난 후에 나온 사람은 꽤나 외모가 이쁘신 여성분.

그런데 휴대폰을 받자마자 태도가 확 바뀌더라.
찾아주셔서 고맙긴 한데, 휴대폰에 이상한짓 하신거 아니냐고.
배터리가 왜이렇게 적게 남아있냐고, 화면에 기스생긴거 당신이 그런거 아니냐고.

또 어느날은 지하철에서 왠 여자분이 표정이 이상하길래 (이뻐서 쳐다본거 아니다.) 뒤를 봤더니 왠 아저씨가 아주 친절하게 엉덩이를 쓰담쓰담 해주더라.
다가가서 아저씨 뭐하시는거냐고.
아저씨는 창피한건 아시는지 다음역에 바로 도망치듯 내렸지만 여자분은 날 쏘아보고 말하더라.
쪽팔리게 뭐하는 짓이냐고.
안도와줘도 알아서 할텐데 괜히 나서서 참견이라고.
알아서 하실분이 곤란한 표정으로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고 계셔서 착각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한마디 하려다가 그냥 앞말 다 자르고 미안합니다. 하고 내렸다.

아, 지갑 주운적도 있다.
지갑 주워서 왠 어린 학생 주소가 학교 근처길래 초인종 누르고 갖다줬더니 안에 있던 돈 나한테 찾더라.
난 가져간적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고맙다고 비아냥대면서 말하고 쏘아보고 문 엄청 큰소리로 쾅 닫더라.

저번에는 친구랑 싸웠다.
기숙사 위생검사를 하는데 내가 들어가지 못할 일이 생겨서 다음주에 내가 다 청소하겠다고 하고 내 자리만 간단히 정리를 부탁했는데 왜 지만 시키냐고 하더니 다음주에 내가 다 청소하겠다고, 나만 그러는게 아니라 가끔 못들어오는 다른 룸메이트도 그렇게 하지 않느냐 했더니 '그냥 벌점 받지 뭐' 라며 비아냥거리더라.

남한테 의도적으로 피해주는거 정말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만 화가 터져 싸우고말았다.
청소 열심히 하는 룸메이트는 무슨 죄로 벌점을 받아야 하나 생각하니 울화가 터지더라.

이렇게 남걱정하고 챙겨주면 돌아오는건 기껏해야 무시나 조롱.
왜 그렇게 사느냐는 한심하다는 한숨소리나 말들.

너희들은 남걱정안하면서 살아라.
그렇게 계속 자기만 생각하면서 살아라.

나는 그래도 계속 남 걱정하면서, 너희들 챙겨주면서 살테니까.
손해보고 싶지 않으면 안그래도 된다.
누가 강요하는거 아니니까.

그래도 난 착하게 살련다.
누가 몰라줘도, 자기만족도 안되더라도.
후회만 되더라도.

난 그렇게 멍청하게 살련다.
알아주지 않아도 착하게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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