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일상의 바람이 폭풍처럼 지나가도, 사람의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촛불이 있다는 것을 믿느냐.
- 앙드레 지드의《좁은문》중에서 -
* 지하철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에 탄 사람들의 표정이 다 똑같아서 놀랍니다. 다들 무표정에 눈을 감고 있거나 미간이 잔뜩 좁혀져 있거나 피곤함에 절은 모습들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창에 비친 제 얼굴을 봤는데, 저 역시 다를 바가 없더군요. 우리는 모두 어쩔 수 없이 폭풍같이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지쳐가고, 가슴속에 품었던 열정과 꿈들은 어느새 하나둘씩 희미해져 갑니다. 그래도 가끔 내 눈이 물기를 띠고 반짝거릴 때, 알 수 없는 뜨거운 무언가 불쑥 치밀 때, 느낍니다. "아직 내 가슴속에는 꺼지지 않는 촛불이 있다고, 모두 꺼져 차가운 재가 되어버린 것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