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않는 눈동자
중학교 1학년 때 바로 앞에서 쳐다본
아버지의 눈은 기묘했습니다.
"아빠! 아빠 눈이 이상해요..
왼쪽 눈이랑 오른쪽 눈이 따로 움직여요."
제 말에 아버지는 어어? 하더니 고개를 돌리곤
재빨리 거실 쪽으로 사라져서
한참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이유는 어느 날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보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세 살 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저를 구하느라
자기의 눈이 날카로운 것에 찔리는 것도 감수한 아버지,
저에게 알리지 말라는 아버지의 당부...
왜 우리아빠의 눈만 저럴까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너희 아버지 어딘가 이상해"
철없는 친구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저는 이제 주눅 들지 않습니다.
고개를 펴고 당당히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지 마, 우리 아빠는 훌륭한 분이야."
- 민기주 (새벽편지 가족) -
어떤 상처는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영광스런 역사이다.
- 당신 뒤에는 사랑이 지키고 있음을 믿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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