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걸음은 느리지만

땡글이76 작성일 12.02.01 09: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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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걸음은 느리지만 저는 성격이 급한 편입니다.
말이 나오면 바로 해야 하고,
하기로 했으면 당장 하자고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우리 딸을 이해를 못했어요.
딸은 좀 말이 느린 편입니다.
걷는 것 까지도 느려서
함께 마트라도 갈라치면
제가 몇 번이고 짜증을 냈습니다.

“넌 도대체 걷는 것까지도 느려터졌니!”

그런데 얼마 전의 일입니다.
전 빨리 가자고 딸을 재촉하면서
전철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이 갑자기 오던 길로 되돌아가더군요.
가는 길도 바쁜데 어디 가나 의아해서
뒤돌아보았죠.

딸이 어떤 아저씨의 짐을 대신 날라주고 있더군요.
아저씨는 다리를 절면서
한쪽 손엔 무겁게 짐까지 들고요.
전 마음이 바빠서 미처 보지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딸은 그걸 보자마자
짐을 옮겨줄 마음을 먹은 것이죠.

곱게 인사까지 하고 제가 있는 쪽으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오는데
제가 한 수 배웠습니다.

딸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던 겁니다.
제가 한 번도 모범을 보인 적도 없는데..
그렇게 예쁜 마음을 키우느라
발걸음이 느렸나봅니다.

- 강경은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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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느리게 걸어야
길섶의 풀과 꽃도 보입니다.

- 느림은 삶을 여유롭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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